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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358호 목현리 구송 물어물어 찾아간 목현리 구송, 안아보고 싶다.
15-09-13 12:20

천연기념물은 봄부터 가을까지 주로 찾아간다. 그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멋스러움을 겨울에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모습을 소개한다는 것은, 그 오랜 풍상을 견디며 꿋꿋하게 버텨온 나무에게 누를 입히는 것 같아서이다. 그러나 단 하나 소나무만은 예외이다. 사시사철 푸르게 그 멋진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11일, 아침부터 날도 잔뜩 흐리고 바람도 분다. 8시에 숙소를 나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바로 답사 길에 나섰다. 함양군 휴천면 목현리에 천연기념물 제358호인 목현리 ‘구송’이 있다는 것이다. 휴천면에 들어가 구송을 찾아야하는데, 정작 길에서는 알아볼 수가 없다. 휴천면소재지를 한참이나 지나 함양읍 쪽으로 나온 듯하다. 이럴 때는 그저 당황스럽다. 정확한 주소를 모르고, ‘리(里)’만 알고 들어갔다가 당하는 낭패이다.
고갯마루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다행히 정확하게 어디에 있다고 알려주신다. 다시 길을 되돌아 면소재지로 들어갔으나, 천연기념물이 있음을 알리는 안내판조차 없다. 이리저리 돌다가 보니, 냇가에 심상치 않아 보이는 소나무 한그루가 보인다. 일반적으로 반송은 가지가 어느 정도 위로 오르다가, 옆으로 퍼져나간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개울 길을 따라 들어 가보니 철책을 둘러놓았다. 목현리 구송이다. 그러나 이 천연기념물인 구송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가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문화재가 있는 곳은 큰 길에서부터 안내판을 걸어놓는다. 그리고 길이 갈라지는 곳에는 또 안내판을 놓아, 처음 찾아가는 사람들이 길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해야 한다. 그러나 함양군내의 많은 문화재는 바로 코앞에 가야 달랑 안내판 하나가 있을 뿐이다.


목현리 구송은 밑동에서 가지가 아홉갈래로 갈라져 붙인 명칭이다.

수령 300년의 목현리 구송

천연기념물 제358호로 지정된 함양 목현리 구송은, 면소재지 중심으로 난 도로에서 약간 떨어진 냇가에 서있다. 함양군 휴천면 목현리 854번지에 소재한다. 반송으로 알려진 이 구송은 수령이 약 300년 정도 되었을 것으로 본다. 반송은 밑동에서부터 줄기가 여러 갈래로 자라는 나무를 말한다. 대개의 반송은 나무가 자라면서 옆으로 퍼져나간다.

그러나 목현리 반송은 여러 가지가 나왔지만, 옆으로 자라지 않고 위로 자랐다. 나무의 높이는 13.1m 정도에, 가슴 높이의 둘레는 4,5m 정도이다. 이 나무를 ‘구송(九松)’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가지가 9갈래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목현리 마을에 처음으로 들어 온 진양 정씨 학산공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구송은, 현재는 두 가지는 죽고, 일곱 가지가 남아 있다.




죽 곧은 자태가 아름다운 여인 같아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죽 곧은 나무는 마치 몸매가 좋은 여인 같기만 하다. 자라는 모습이나 귀한 반송이라는 점을 감안해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했겠지만, 멀리서 보고도 그 모습을 쉽게 알아볼 수가 있을 정도이다. 나뭇가지는 위로 올라가면서도 조금의 굽힘도 없다. 그런 모습이 굳은 절개를 지닌 듯하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름을 잃지 않아 절개가 굳은 사람에 곧잘 비유를 한다. 목현리 반송이야말로 그런 느낌을 받기에 조금도 망설여지지 않는다. 그저 나무라기보다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기 위한 나무인 것만 같다. 나무를 돌아보다가 갑자기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팔을 벌려 나무의 둘레를 재는 듯 안아 본다. 가슴으로 밀려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뿌듯함이 있다.



 
나무 한 그루가 사람에게 주는 기쁨을 남들은 무엇이라고 표현을 할까? 돌아 나오는 길에 보니 마을 한편 길가에 목현리 구송의 안내판 하나가 달랑 보인다. 오히려 그 잘 보이지 않는 안내판이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이런 귀한 나무를 어렵게 찾았다는 기쁨을 맛 볼수가 있었으니.
출처 : http://rja49.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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