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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군 피아시 마을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가장 먼저 생각나는 메뉴는 어떤 것일까. 얼큰한 매운탕이 생각날 것이다.그런데 강원 인제군에 있는 피아시 마을 사람들은 과거 매운탕을 먹지 않았다고 하는데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강원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에는 ‘피아시’라는 고개가 있다.

피아시 고개는 피아실에서 덕적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피나무가 많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지만,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피아시 고개는 또 하나의 유래를 갖게 됐다.‘너 피(彼), 나 아(我), 시체 시(屍)’의 피아시는 과거 피아시 고개 근처 매봉과 한석산이 한국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지로 아군과 적군의 시체가 산을 이룰 만큼 많았기 때문에 생겨난 지명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중 피아시 고개를 끼고 흐르는 내린천(일명 피아시강)은 피로 물들었고 그런 시체를 먹으며 살이 찐 물고기를 먹는 것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피아시 마을 사람들은 과거 매운탕을 먹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아군에는 북진의 발판이자 적에게는 남하의 토대가 된 인제 지역을 목전에 둔 군사적으로 중요한 피아시 일대의 전투는 매우 처절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전투가 바로 매봉·한석산 전투다.1951년 5월 아군 9사단 30연대가 한석산 일대를 방어하던 적 12사단을 격멸하고 인제 일대를 완전히 제압하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전쟁사에 손꼽힐 만큼 눈부신 전과를 올린 매봉·한석산 전투를 기념하는 기념비가 인제읍 고사리와 한석산 정상에 우뚝 솟아 그때의 승리를 기념하고 있다.지금은 과거처럼 매운탕을 멀리하지 않는다는 피아시 마을 사람들. 인제에 오면 매봉·한석산 전투 기념비에 참배도 하고 이제는 맛으로 더 유명해진 ‘피아시 매운탕’을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출처: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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