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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안의 섬 멈춰진 시간 속 교동도

'섬 속의 섬' 교동도는 민통선 안의 섬입니다. 이곳이 연륙교로 연결되었다는 소식을 인천시를 통해 알고 무척이나 끌렸던 곳이지요. 1박 2일 촬영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한 교동도.


겨울에는 웬지 끄물거리는 날씨에 여행이 더 하고픈 이유가 뭘까요? 어쩌면 여행지에서 눈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인것 같습니다.

 

지난 주 드디어 교동도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창밖으로 눈이 제법 내려 운치있는 여행을 했습니다. 야호~~~! 교동도는 지난 7월 3.44㎞의 교동대교가 놓여져 본 섬인 강화도와 이어졌습니다. 강화도는 김포와 강화대교로 이어졌으니 이제 더 이상 외톨이 섬이 아닌거지요.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교동도 본래 모습을 느낄 수 있어 흐뭇한 미소가 집니다. 오지를 여행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박하고 맑은 이곳이 영원하길 바라면서 도시화에 편리한 속세를 사는 제가 이기적인것은 아닌가. 舊(구)와 新(신)은 늘 공존하는 법이지요.



▲교동대교

 

교동대교를 건너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쭉 뻗은 도로가 마치 블랙홀로 빠져 드는 듯 시원스럽게 나있습니다. 섬의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어리버리 운전을 하다 불현듯 스치는 생각에 아차차~ 온 몸에 전기가 솟구치는 듯 전율이 흐릅니다. 급히 소지품을 뒤적거려 신분증을 찾고 나서야 휴~ 긴 숨이 쉬어지네요. 교동도는 민통선 안에 위치하는 군사지역이라 신분증이 없으면 출입할 수 없기때문입니다.


무장한 초소를 몇 번 거져야 출입이 가능한 이곳은 처음 초소에서 이름과 행선지, 연락처, 차량번호를 작성하고 다음 초소에서 교동지역 임시출입증을 발급 받아야 최종 출입이 가능한 곳이지요. 출입시간도 일몰 30분 전과 일출 30후에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당일의 경우 일몰 30분전에는 나와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북한과 가까운 곳이니 까다로운 검문은 당연지사겠지요. 다리가 없을때는 강화 창후리 선착장에서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까지 15분이 걸리는 것을 물이 덜 빠졌을 때 1시간을 넘게 돌아오기도 했다니 불편한 생활을 하였겠다 싶습니다.


 

▲강화나들길 스템프



방향 표지판으로 사단법인 강화나들길 로고를 새겨있는 표지판은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판입니다.

 

이곳은 강화나들길에 속하기도 합니다. 대룡시장 입구 해성식당 외부에 스템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강화나들길은 화남 고재형 선생이 1906년에 이미 강화도의 유규한 역사와 자연을 노래하며 걸었던 곳입니다. 끊어진 길을 잇고 찾아 연결한 길입니다. 그 중 교동도에도 33.2km로 2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9코스 교동도 1코스인 다을새길과 10코스 교동도 2코스 모르메길로 소요시간이 각각 6시간입니다. 특히 머르메길은 바다가 어우러진 도보길이 잃어버린 과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곳입니다.(*길도움 연락처 010-6376-9836)


 

**강화나들길 www.nadeulgil.org


 

 

교동도의 대표 여행지인 대룡시장은 섬에서 가장 번화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참 재미납니다. 마치 묵은 스크러치 난 흑백 필름을 돌려보는 듯한 6~70년대 모습이거든요. 예날 영상을 떠 올리게 하는 풍경입니다. 흑백으로 멈춰진 시간속에 저 혼자 컬러 옷을 입고 시장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습니다. 마침 눈이 내려 시골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교동도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오래된 미용실, 그리고 따뜻하게 맞아 주시는 교동이발관 주인과의 만남. 50년간 운영하셨다는 교동이발관 내부에서 엄지 손가락을 올릴만큼 진귀한 보물들은 감동이었습니다.


 

 

▲ ▼1968년 미용사 면허증이 걸린 교동이발관

 

 

 


대룡시장 커피숍 중 '군고구마 있습니다'라는 알림판을 보고 들어간 다방이 보입니다.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를 넣어 마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들어갔지만 주인의 부재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야했습니다.


 


시장 골목에서 만난 소소한 풍경들은 오래 전 기억들을 떠 오르게 합니다.


 


▲ 슈퍼 맞은편에도 공산품이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아마 교동도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까닭으로 설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 교동도에도 이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느새 눈이 하얗게 쌓였습니다. 작은 시장 허름한 골목에 내린 눈이 유난히 깨끗해 보이는것은 역시 교동도의 때묻지 않은 순박한 때문인듯 합니다.


 


어릴적 동네 상점이 닫을 때 띠어 놓았던 칸막이를 껴 맞춰 문단속을 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나게 하는 모습입니다.


 

교동도 대룡시장

 

얽혀있는 전깃줄이 어제와 오늘을 잇고 있는 듯합니다. 교동도는 때묻지 않은 순박함으로 고스란히 여행자의 발길을 잡고 놔 주질 않습니다. 반나절 교동도에서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며 보내는 동안 저의 마음도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교동도를 한바퀴 돌아 보면서 인상 깊은 곳은 교동 읍성이었습니다. 동문과 북문은 남아 있지 않고, 남문인 유량루는 폭풍우로 무너져 홍예만 남아 있는 모습이 짠 하더라고요. 남루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홍예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 



 [교동도 둘러보기]

교교동향교-화개사-비석군-사신당-교동읍성-연산군적거지-부군당-화개산성-고구저수지-망향단-난정저수지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교동동로 485-13
* 소요시간 : 강화군청에서 약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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