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가물치
가지
간재미
갈근
갈치
감자
감태
감초
감홍로주
강활
강황
게장
고구마
고등어
고본
고사리
고슴도치
고추
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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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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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곽향
광어
구기자
구리
국수
국화차
굴비
금불초
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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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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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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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죽장도
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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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녹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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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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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록
누치
느룹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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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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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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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
담비
담쟁이
당귀
대게
대구
대나무
대발
대추
더덕
더덕주
도라지
도루묵
도마뱀
도미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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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차
돌미역
돔배기
동래파전
동백기름
동충하초
돚자리
돼지
된장
두꺼비
두릅
두충
딸기
들기름
마늘
마뿌리
만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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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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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
머루주
메밀차
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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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설차
명태
모과
모란
모래무지
모시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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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잎차
백렴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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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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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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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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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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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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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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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는건 흙이다 -정원이야기
15-11-28 20:20

 
정원사가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는 바로 흙을 돌보는 것이다. 식물마다 좋아하는 흙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식물의 특성에 맞는 흙의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지구 전체가 우리 몸이라면, 지구의 표면을 덮고 있는 흙은 겨우 손톱 정도의 비율밖에 안된다. 그야말로 홑이불 한장 덮여있듯 살짝 덮여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얇디얇은 흙 층이 없었다면 지구 위의 모든 식물은 생존이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흙은 식물의 뿌리를 덮어주고, 보온해주고,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여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의 원천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가 식물을 키우고 있다고 착각할 때가 있지만, 식물은 우리의 손길보다는 흙의 보호 속에서 자란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그래서 서양의 정원사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격언에는 ‘식물을 키우는 것은 흙이고, 정원사는 그 흙을 돌본다’ 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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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성격 이해하기

지구는 원래 거대한 암석 덩어리였다. 그렇다면 이 암석 덩어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흙이 된 것일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i)비, 추위, 바람 등의 물리적 원인으로 암석에 균열이 생겨 깨지는 경우(생물학적 방법), ii)산성비가 내려 부식에 의해 알갱이가 작아지는 경우(화학적 방법)가 그것이다.
그러나 원래의 암석덩어리, 즉 부모 암석에 들어있던 특별한 성분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모든 흙이 그 구성물과 성질면에서 똑같지 않다. 즉, 어떤 흙은 철분 성분이 강할 수도 있지만 어떤 흙은 인이나 칼슘 성분이 많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지형적인 조건이 더해져 바닷물과 접촉했는가, 혹은 강가에서 축적된 흙인가, 또 고산지대의 흙인가 등에 따라 그 특징이 더욱 세분화된다. 결국 흙은 i)지역, ii)부모암석이 지닌 무기질 성분, iii)다른 흙과의 이동과 혼합 등에 의해 그 특징과 성분이 매우 다르다.

흙과 식물의 아름다운 공생

식물의 뿌리가 흙을 붙잡아주지 않는다면 지구는 바람에 쓸려다니는 흙가루로 인해 지금과 같은 맑은 공기를 갖기 힘들었을 것이고, 더불어 급격한 물의 증발로 생명체가 살기 힘든 행성이 되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분석한다. 이처럼 흙과 식물은 완전한 공생의 관계에 있고, 이 공생관계가 없었다면 지금의 초록별 지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흙이 없었다면 나무는 생존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식물은 흙에게 일방적으로 받기만 할까? 그건 또 아니다. 나무가 없었다면 흙은 지금과 같은 생명력을 절대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흙은 원래 미네랄이라고 부르는 무기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이 무기질은 영양분이 되지는 못한다. 결국 지표면의 흙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은 흙 자체가 아니라 동물의 배설물, 식물이 떨어뜨린 나뭇잎 등이 썩는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썩힘의 현상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수많은 박테리아와 균류(fungi)의 작용이 더해져야만 한다. 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생명체들은 흙 속에서 활동을 하며 알갱이를 분해시키고 영양소를 다시 만들내는데, 이 분해작용이 없었다면 지구는 지금쯤 쓰레기로 가득 차 생명체가 살지 못했을 것이다.

천연의 거름, 부엽토(Humus)

그렇다면 식물이 가장 좋아하는 흙은 어떤 흙일까? 정원사들은 가장 이상적인 정원으로 흙으로 부엽토(Humus)를 꼽는다.
서양의 유명 정원사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거름 만드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 최근 영국의 왕립식물원 큐가든에서는 가정에서 거름을 만드는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그런데 이 부업토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정원이 아니라 숲 속이다. 숲 속 아름드리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는 짙은 밤색의 흙이 마치 스폰치처럼 푹신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부엽토로 수십, 수백년 동안 떨어진 나뭇잎을 박테리아와 균이 분해시켜 쌓아놓은 영양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또, 부엽토가 푹신한 이유는 공기층이 잘 형성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 공기층 덕분에 수분이 달아나지 않고 잘 머물 수 있다. 흙이 수분을 오래도록 머금을 수 있다는 건(물이 차는 것과는 다르다) 식물의 뿌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일단 뿌리를 통해 충분히 수분을 공급받을 수 있고, 또 연약한 잔뿌리는 공기층을 통해 잘 뻗어나갈 수 있어 식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내집 정원 땅에 문제가 있어 식물을 심기에 적합하지 않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의 흙에 이 부엽토를 섞어주는 것이다. 모래가 많은 흙이나 진흙의 땅 모두 부엽토를 섞어주면 흙의 기능이 확실히 살아난다. 바로 이런 특징으로 인해 영어권에서는 이 부엽토를 가리켜 ‘natural compost(천연의 거름)’이라고도 한다.
문제는 이 천연의 거름을 산 속에서 퍼다 쓸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원사들은 천연의 부엽토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이렇게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진 부엽토를 흔히 ‘거름’, 영어로는 ‘compost’라고 부른다. 이 거름(혹은 부엽토)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암반이 쪼개진 무기질 성분의 흙과는 매우 다르다. 사실 서양의 정원이 이토록 다양화, 세분화 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식물 시장의 발달(원예) 뿐만 아니라 거름 시장의 발달을 들 수가 있다. 거름의 발달이 곧 정원의 발달에 큰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거름에 대해서는 다음 장 ‘거름의 세계’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우리 집 정원은 어떤 흙인가?

우리 집 정원의 흙은 과연 어떤 흙인가? 흙의 성분과 성질을 이해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 작업으로, 식물을 심기 전과 가든 디자인을 하기 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흙의 성분과 그 특징이 매우 다르다는 언급을 해왔는데 그렇다면 우리 집 정원의 흙은 과연 어떤 성분과 특징으로 이루어졌을까? 정원을 만들고 디자인하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바로 이 흙에 대한 조사다. 왜냐하면 흙의 특징에 따라 내 집 정원에 들어올 수 있는 수종과 그렇지 않은 수종이 파악되고, 필요하다면 흙에 필요한 성분을 보강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흙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해야할까?
1) 흑의 굵기에 대한 조사 (질감)
흙의 알갱이가 크면 자연스럽게 물빠짐이 원활하지만 그만큼 미네랄과 영양분이 그 안에 남겨져 있을 가능성도 적어진다(모래). 그러나 흙 알갱이가 매우 곱고 촘촘하다면 물빠짐이 원할하지 않고, 대신 영양분은 풍부해진다(진흙).
2) 심토(Subsoil) 조사
흙은 크게 윗층인 상토(Topsoil)과 그 아래층 심토라고 불리는 subsoil로 구별되는데, 겉표면의 흙을 걷어내고 나면 subsoil은 매우 다른 성분의 흙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데 나무를 심어야 할 경우는 겉표면의 흙보다는 아래층의 흙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흙을 적어도 삽 깊이의 두배 정도 파서 subsoil의 상태를 확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암반이나 혹은 자갈이 너무 많다면 큰나무를 심기에는 부적합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Tip point 1 진흙과 모래
흙의 알갱이 중 가장 굵은 형태는 모래, 가장 곱고 가는 형태는 진흙이다. 그런데 진흙은 고운 모래와 비교했을 때 그 입자가 100배 정도 작다. 그리고 성글고 굵은 모래에 비해서는 무려 2천 배가 더 작다. 이 차이는 흙 속에 물이 머물 수 있는 시간과 직결된다. 모래의 경우 물을 부으면 순식간에 빠져나가지만, 진흙의 경우는 물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진흙의 특징을 이용해 천연의 방수 효과를 보기도 하는데, 오늘날과 같은 인공 방수 재료가 발달하기 전에는 수십 킬로에 달하는 인공호수도 진흙으로 방수층을 만들었다. 진흙 방수층은 날이 좋은 날 진흙을 물에 개어 발라주는데, 이 과정이 수백 번씩 겹겹이 이루어진다. 이 천연의 진흙 방수층으로 만들어진 호수는 놀랍게도 지금도 그 방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영국식 풍경정원(Landscape garden)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국식 풍경정원은 어떤 정원 양식보다 그 크기가 광활했던 정원이다. 정원 안에는 둘레만 해도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대형 호수가 만들어졌는데, 자연미를 살려 인공적인 느낌을 찾기 힘들다. 위의 사진은 영국 옥스퍼드셔에 위치한 블레넘 팰리스 정원(Blenheim palace garden)의 인공 호수. 영국식 풍경정원의 대표적인 가든 디자이너인 케이퍼빌러티 브라운(Capability Brown, 1716~1783)에 의해 디자인된 이 거대한 인공 호수도 진흙을 이용한 방수 방법으로 완성되었고, 현재도 그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Tip point 2 흙의 물빠짐 확인
흙의 물빠짐은 영양만큼이나 식물의 생존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큰 나무의 경우는 땅 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땅 속의 상황을 우리 눈으로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언젠가 정원을 시공하기 전, 나무가 자꾸 시든다는 집주인의 걱정을 들었다.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보이는 정원이었다. 그런데 정원 시공을 시작하고 땅을 파내자 땅 속 상황이 보였다. 나무 뿌리 주변이 흥건히 물에 젖어 있었던 것이었다. 이 경우 가장 의심이 되는 상황은 ‘지하수면(water table)’이다. 물은 지상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땅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흘러간다. 그 보이지 않는 땅 속의 물길이 깊지 않고 지면에서 가깝다면 나무를 심었을 경우 그 뿌리가 늘상 물 속에 잠겨있기 십상이다. 결국 물을 좋아하는 수생식물이 아니라면 견디지 못하고 뿌리가 썩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큰 나무를 심기 전에는 심을 자리 주변의 땅을 미리 파볼 필요가 있다.
이럴 때에는 두가지 요소를 파악하는데, 땅을 판 뒤 24시간을 내버려두었을 경우,
i) 만약 바짝 말라있다면 지하수면이 훨씬 밑으로 있는 셈이다.
(이럴 땐, 건조함을 잘 견디는 수종을 심어주는 편이 좋다.)
ii) 그러나 물이 고여있거나 흘러간 흔적이 나타난다면 지하수면과 매우 가까운 셈이다.
(이럴 땐, 물을 좋아하는 나무의 수종, 큰나무라면 낙우송과 같은 수종이 적합하다.)

또 파낸 구덩이에 물을 담아두고 24시간을 내버려둔 뒤 다시 확인을 해볼 수도 있는데,
i) 만약 물이 전혀 빠져나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면 이곳은 비가 왔을 경우 물로 가득차게된다.
ii) 그러나 물이 다 빠져나갔다면 배수가 매우 좋은 땅이다.

식물과 흙의 관계 이해하기

아무리 예쁜 여자라고 해도 만인이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각자의 취향이 있고, 특별히 좋아하는 성품이나 특징이 있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식물과 흙의 관계도 매우 비슷하다. 과연 어떤 흙을 좋은 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판단은 조금 복합적이어서, 예를 들면 식물들이 어떤 흙을 좋아하느냐에 따 라 매우 달라진다. 척박함을 싫어하는 식물은 사막의 땅이 더 없이 고통스럽겠지만, 이런 땅을 좋아하는 식물들(다육식물과)에게 영양분이 가득한 비옥한 땅은 그야말로 악몽이 된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분명한 것은 영양분이 부족하고 물빠짐이 너무 심하거나, 혹은 막혀 있다면 분명 식물을 위한 좋은 흙이 될 수는 없다. 이럴 땐 어떤 방법으로 식물과 흙의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을까?

i) 땅에 식물을 맞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땅에 맞는 식물을 골라서 심는 방법으로 모래흙에는 건조함을 좋아하는 식물을 심고, 진흙 땅에는 물기를 좋아하는 식물을 심는다면 안성맞춤이다.

ii) 수종에 맞게 흙을 바꾸자
식물의 수종에 적합한 흙을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알칼리를 좋아하는 식물에게는 알칼리 흙을 만들어주고, 산성을 좋아하는 식물에게는 산성을, 배수를 좋아하는 식물에겐 모래를 첨가시켜 배수를 도와준다.
재미있는 것은 동양의 경우는 주로 전자, 흙에 적합한 식물(주로 자생종을 이용) 심기를 즐겨했다면, 서양의 경우는 식물을 위해 흙의 성분을 바꿔주는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택해왔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흙을 새롭게! (Cultivating the soil)

그렇다면 흙의 기능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통적으로는 땅을 일궈주는 방법을 많이 권한다.
흙을 팔 때 쓰는 삽의 깊이는 대략 30cm정도다. 이 삽을 깊숙히 흙 속에 넣은 뒤 흙을 들어올려 뒤집어 주는 방식을 흔히 ‘Single Digging’이라고 한다. 대신 두 삽의 깊이 즉, 60cm의 깊이로 땅을 갈아주는 것을 ‘double digging’이라고 하는데 싱글 디깅의 경우는 1,2년에 한번씩, 주로 늦가을 다음해 봄화단 조성을 위해 해주고, 더블 디깅의 경우는 이제 막 새로운 정원을 조성할 때나 땅이 많이 척박해졌을 때, 보통은 4~5년에 한 번 정도 해준다.
Tip point 3 싱글 디깅의 요령
삽의 깊이는 대략 30cm. 삽의 각도는 직각으로 세워 흙을 들어올려야 한다. 구덩이의 깊이는 삽의폭 정도가 적당하다.

싱글 디깅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두 개의 구덩이의 흙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이렇게 쌍을 이뤄 원하는 만큼의 땅을 갈아준다.
1단계: 한 삽의 깊이와 폭으로 구덩이를 파기 시작한다.
2단계: 한 줄의 구덩이가 다 파지면 아래의 바닥에 거름을10~15cm 정도 넣어준다.
3단계: 이미 파낸 구덩이 옆에 두 번째 구덩이를 파기 시작하고 여기에서 나온 흙을 첫 번째 구덩이에 넣어준다.
4단계: 두 번째 구덩이의 바닥에 마찬가지로 거름을 넣어준뒤, 첫 번째 구덩이에서 나온 흙을 두 번째구덩이에 넣어서 마감한다.

흙에도 맛이 있다?

우리는 모르는 흙의 맛을 식물은 정확하게 느낀다. 우리의 경우는 신맛, 단맛, 쓴맛 등으로 구별을 하지만 식물이 경우는 알칼리과 산성을 느낀다. 알칼리를 좋아하는 식물을 산성이 강한 땅에 심게 되면 식물이 일종의 중독증상을 일으켜 죽게 되고, 알칼리 땅에 산성을 좋아하는 식물을 심게 되면 철분 부족현상으로 서서히 누렇게 잎이 지면서 죽게 된다. 흙과 영양분, 물 공급에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특정 식물이 계속 죽게 된다면 이럴 때 흙의 산, 알칼리를 분석하는 pH 농도를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pH 농도는 7을 중성으로 보고 7이하의 숫자를 산성으로, 7 이상의 숫자를 알칼리성이 강해진다고 표현한다.

산성의 흙 (Acid Soil)

산성 흙에는 무기물 중 특히 망간과 알루미늄이 많고 칼슘이 적다. pH 농도로는 6.5에서 5.5 사이를 말한다. 이 영역대의 산성흙을 좋아하는 식물로는 진달래 속의 식물Rhododendron, 동백꽃Camellia,목련Magnolia 등이 대표적이다.

알칼리성의 흙 (Alkaline Soil)

 
허브 채소의 대부분은 알칼리성 흙을 좋아하기 때문에 버섯이나 달걀 껍질 등을 삭혀 만든 알칼리성 거름을 많이 주면 더욱 튼튼하게 자란다.
알칼리성 흙은 보통 pH 농도 7~8 사이를 말한다. 이 산성의 흙을 좋아하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패랭이꽃Dianthus, 라일락Syringa, 캄파뉼라Campanula, 으아리Clematis 등이 있다.

흙의 맛을 바꿔줄 수 있다?

산성의 흙을 알칼리성으로 알칼리성 흙을 산성으로 바꿀 수 있을까? 서양의 정원사들은 자신의 정원에 원하는 식물을 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 일환으로 흙을 바꾸는 일도 끊임없이 시도되었다. 그리고 그 해답도 어느 정도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산성의 땅을 알칼리성으로 바꾸고 싶다면 지속적으로 석회를 섞어주면 되는데, 이 석회의 경우 5년 정도면 희석이 되기 때문에 5년마다 꾸준한 공급이 필요하다. 알칼리성 흙을 산성으로 바꾸는 방법은 조금 더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주로 황(Sulphur)을 지속적으로 뿌려주면 알칼리성 땅이 산성으로 변화된다. 그러나 이 경우 황의 사용이 아주 많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요구된다.
Tip point 4 우리 집 정원의 pH 농도 측정하기
pH 농도의 소문자 p는 potency, power의 의미이고, 대문자 H는 Hydrogen iron의 원소기호를 말한다. 이 pH 농도를 측정하려면 전문기구가 필요한데 다행히 이 기구는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우선 가까운 문방구 등에서 pH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시험관과 약품을 구입하자(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므로 설명서대로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정원 전체를 다 측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식물은 약산성을 좋아하고 우리나라의 땅은 대부분이 약산성이기 때문이다.
단, 앞서 언급했듯 알칼리성 흙을 좋아하는 라일락, 패랭이, 으아리 등을 염두에 두었다면 심을 곳의 흙을 채취해서 pH 농도를 측정해보자. 더불어 채소와 허브는 대부분 약알칼리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산성이 강한 땅이라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부득이 산성 땅에서 채소와 허브를 길러야 한다면 석회를 이용해 산을 약화시켜 주거나, 좀 더 유기농적인 방법을 원한다면 서양 정원사들의 노하우를 빌어 ‘버섯을 썩혀 만든 원액(mushroom compost)’을 물에 희석해 땅에 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흙의 관리

정원에서 정원사를 만나는 일은 흔치 않다. 숨어서 일을 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정원사가 숨어서 일하기 때문이 아니고, 아름다운 식물에 눈을 빼앗기다 보면 그 밑에서 웅크린 채 일하고 있는 정원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정원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는 작업이다. 그 중에서도 흙을 돌보는 일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제 아무리 강인한 식물이라고 해도 척박한 흙에서는 잘 자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름다운 정원을 꿈꾼다면 우선 먼저 눈에 보이지 않는 흙부터 챙겨봐야 한다. 잘 보살펴진 흙 위에 식물을 심는다면 나머지는 흙과 식물의 아름다운 공생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너무나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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