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인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 시절 책상을 보면 언제나 삼국지 책이 꽂혀 있었고(저는 특히 60권 자리 만화로 된 삼국지가 생각나네요^^), 학창시절에 역사 공부를 할 때면 반드시 중국과 연관된 내용이 주를 이루었으며, 수중에 돈이 부족했던 대학교 시절에는 언제나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곤 했죠. 나이가 들어 사회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젠 '요우커'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는 하는데요, 특히 주식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중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울고 웃었던 기억들이 있으실 겁니다. 그 만큼 중국이라는 나라는 단순히 지리적으로만 가까운 게 아니라 역사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에 대해 이야기를 하나 둘 열거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정도인데요, 오늘은 간단하게나마 중국에 대한 사소하지만 알고 나면 재미있는 지식, '중국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들려드리려 합니다. ^^

1. 중국인들은 숫자에 집착한다

중국인들은 숫자에 민감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숫자 7을 행운의 숫자라 여기고 숫자 4를 한자 죽을 사와 발음이 같다 하여 숫자에 대해 신경을 쓰기도 하죠. 하지만 중국인들의 숫자에 대한 집착은 놀랄 정도입니다.

먼저 길한 숫자를 살펴볼까요?

<숫자 8>

<2008년 8월 8일 8초에 열린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중국에서 길한 숫자는 '8'입니다. 바로 8이 재물을 가져다 주는 숫자로 인식되기 때문이죠. 중국에서는 8을 '빠'라고 읽는데 이 발음은 '돈을 벌다'란 의미의 '파차이(发财)'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8이란 숫자를 많이 가지면 재복이 쌓인다 하여 8이 들어간 전화번호나 차량번호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8888-8888이라는 전화번호가 경매에 나오기도 했는데 그 낙찰가는 우리 나라 돈으로 수십억 원을 호가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심지어 결혼식 축의금도 888위안(한화 약 16만 6천원)을 선호한다고 해요.

<숫자 9>

중국에서 9는 장수와 권력을 의미하는 숫자입니다. 옛날 중국 황실에서는 10을 마지막 수로 보고 9를 끝이 다하지 않은 영원히 지속 될 수 있는 무궁한 수라 여겼다고 해요. 그래서 황실 건물 장식 수, 계단 개수 등이 모두 9의 배수로 배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또한 9의 발음은 ‘영구하다’의 뜻을 가진 久(지우)와 발음이 같습니다. 그래서 ‘장수하다’라는 의미, 건강과 관련이 깊은 숫자입니다. 

<숫자 6>

숫자 6은 '순조롭다'는 뜻을 지닌 리우(流)와 발음이 같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라는 길한 숫자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 숫자로 이루어진 전화번호, 차량번호, 심지어는 중국의 대중적인 메신저 QQ의 아이디도 길한 숫자로 조합이 되어있어 어마한 금액에 거래가 되는걸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흉한 숫자를 알아보도록 할까요?

<숫자 4>

우리나라와 같이 四와 死가 발음이 같아 죽음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흉한 숫자죠.

<숫자 7>

숫자 7 : 행운의 숫자로 여겨지는 7이 중국에서는 부정적인 숫자라고 합니다. 이유는 숫자 7과 '화를 내다'란 뜻의 ’셩치(生气)’ 중 ‘치(气)’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라 하네요. 

2. 양꼬치엔 칭따오? 과연 중국 사람들은 칭따오를 가장 많이 마실까요?

'양꼬치엔 칭따오' 어느 프로그램에서 히트를 쳤던 멘트이죠. 이 멘트의 흥행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인들은 칭따오를 가장 선호하고 많이 마실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요,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맥주들>

중국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맥주는 바로 '설화맥주(쉐화피지우,雪花啤酒)'라고 하는데요. 더 놀라운 것은 우리에게도 생소한 설화맥주가 지금 세계 시장점유율 1위라는 것입니다.(중국에서 1위는 세계 1위라는 말이 실감나게 하는 결과네요!)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칭따오 맥주는 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양꼬치엔 쉐화(설화맥주의 중국어 발음)’로 불릴 날이 멀지 않은 듯 하네요. ^^

3. 중국에서는 250위안짜리 물건은 팔지 않는다.(중국에서 250은 욕이다?)

네, 이는 사실입니다. 중국인들은 250이라는 숫자를 아주 싫어합니다. 250은 중국어 발음으로 알바이우(二百五)라 하는데, 二百五를 중국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바보’, ‘멍텅구리’라고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사업하시는 분들이 가격협상을 할 때 250은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해요. 간혹 중국 문화를 모르고 250위안을 부르시는 분이 있는데, 참 곤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250이 바보, 멍텅구리가 됐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옛날 중국에서 은전 500개가 1봉(封)이였고, 그 절반인 250개를 반봉(半封)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중국어 반봉(半封)과 반미치광이의 뜻인 ‘빤펑(半疯)과 발음이 같아 후세에 바보, 멍텅구리로 불리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춘추전국시대 유명한 재상 ‘소진’이 제나라에서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했습니다. 제나라 왕은 몹시 분노하여 ‘소진’의 원수를 갚고자 “간첩 ‘소진’을 살해한 자에게 상금 1,000냥을 준다”고 거짓 공문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소진’을 죽었다는 자가 4명이 나타나 각각 250냥을 달라고 하였고, 이에 제나라 왕은 그 4명을 모두 참수시켰다고 합니다. 이후 ‘죽을 자리인줄 모르고 250을 받으러 온 바보들’이란 의미로 250은 바보, 멍텅구리를 뜻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렇게 오늘은 중국에 대한 세 가지 '오해와 진실'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고대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그 영향력은 현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중국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 오늘 소개해드린 재미있는 중국 이야기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더 나아가 중국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예정이니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해요. 그럼 다음 번에도 알찬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 뵐 것을 약속 드리며 이야기를 마무리할게요. 여러분 모두 짜이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