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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사상에 나타난 공경심과 그 의미
15-06-26 17:30

사람 사랑이 하늘 공경의 길이다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에는 『고기古記』를 인용한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환국의 환인천제가 환웅천왕에게 천부인天符印을 하사하면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세상에 나아가 하늘의 이치로 교화하라고 명한다. 이에 단군조선으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은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재세이화在世理化이다.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경천애인敬天愛人, 곧 하늘의 이치를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경천이 단군왕검과 관련해서 언급된 역사서는 『단군세기』이다. 아직 위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이 책에는 단군왕검의 8대 조칙(이는 보통 우리가 배우는 국사 책에 나와 있는 고조선 8조금법과는 다른 것 임)이 나와 있다. 제3조에 ‘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하늘을 공경하는 것이다.’라고 언급된다. 부모에 대한 효가 하늘 공경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하늘을 공경하고 부모를 공경한다고 해서 이러한 공경을 수직적인 복종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항상 경천敬天, 하늘 공경은 애인愛人, 사람 사랑을 동반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에서 알 수 있듯이 공경과 사랑은 따로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하늘을 공경한다는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굴종적인 태도로 섬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늘의 보편적인 이치(天理)’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이치 존중의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경천敬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보여준 것처럼 가장 사회적으로 약한 자를 섬기는 것이 진정으로 하늘을 섬기는 것이다. 우리 배달민족의 고유한 공경이란 이런 점에서 수직적인 관계의 일방적인 태도가 아니다. 공경과 사랑의 변증법은 원효의 보경普敬, 두루 공경 사상에서 잘 드러난다.
01.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11호 상주동학교당 유물. 상주동학교당에 보존되어 있는 동학교에 관한 유물로, 동학을 제창한 최제우는 ‘사람이 곧 하늘’임을 내세웠으며 최시형은 하늘을 공경하고 인간을 공경하며 사물을 공경할 것을 강조했다. ⓒ문화재청 02.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인『법화경』의 삽화. 이 경전에는 상대방의 처지를 존중해서 상대방과 같은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는 중생 공경 정신이 담겨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중생 공경이 보살의 길이다
또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에 원효 대사를 다음과 같이 찬술한 대목이 있다. ‘무호만가풍舞壺萬街風’, 즉 춤추는 호로병이 온갖 저잣거리를 바람처럼 걸어 다닌다는 것이다. 그 당시 최고의 학승인 원효 대사가 시장 바닥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보통 사람들을 교화하는 행동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원효 대사의 막힘없고 거침없는 자유로운 행동은 보경普敬, 두루 공경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자를 중생이라고 부른다. 깨달은 이가 부처이고, 깨달았지만 아직 중생에 대한 자비심으로 인해 해탈하지 않은 자가 보살이다.
보살의 자비심은 중생과 한 몸이라는 자각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자비심이 바로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이다. 중생과 한 몸이므로 보살은 중생 교화를 위해 먼저 온갖 중생을 두루 공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원효 대사는 보경, 두루 공경이라고 부른 것이다.
보경, 두루 공경은 다시 말하면 중생 공경이다. 이는 모든 중생의 가능성을 신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중의 하나인 『법화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나는 그대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대들은 모두 다 부처가 될 수 있기에.’ 이렇게 원효 대사의 중생 공경은 모든 존재자 사이의 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또한 중생 공경은 상대방의 처지를 존중해서 상대방과 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불교에서는 동사섭同事攝이라고 부른다.
동사섭이란 깨달은 자가 높은 위치에 서서 어둠에 갇힌 사람들을 계몽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위치에 서서 그들의 방식으로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원효 대사가 말하는 보경普敬은 바로 보살행의 구현인 것이다. 이러한 두루 공경은 퇴계의 주경主敬 사상으로 이어진다.
03. 원효대사 영정. 원효의 막힘없고 거침없는 자유로운 행동은 보경, 즉 두루 공경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준영정 전시실 04. 성학십도 중 태극도(제1도). 천도(天道)에 기본을 두고 인륜(人倫)을 밝히고 덕업(德業)을 이룩하도록 노력하는데 있는 것이라고 그 대의를 밝히고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약자 공경이 만인 공경의 길이다
퇴계 선생은 ‘주경主敬’ 사상으로 유명하다. 보통 조선시대의 성리학은 흔히 엄격한 사회적 차별의 신분제 사회와 남성중심주의의 가부장제를 옹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리학의 대가라면 퇴계 선생도 철저하게 남녀를 차별했을 것이라는 인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퇴계 선생은 손자에게 부부가 서로 공경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인륜을 저버리고 만복의 근원인 부부 관계를 깨트린다고 가르쳤다. 이처럼 퇴계 선생은 손자며느리까지 마음으로 챙긴 것이다.
철저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퇴계 선생의 이러한 약자 공경은 그의 주경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본래 성리학은 인간관계인 인륜을 중시한다. 이 인간관계를 공경이라는 사상으로 다시 재해석한다면 모든 사람을 공손하게 존중하라는 의미가 된다.
모든 사람을 공경하려면 우선 약자부터 공경해야 한다. 진정한 예절이란 이러한 약자에 대한 공경심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차별적인 상하관계와 강자 중심의 복종관계가 지배적인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예절이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공경하는 것이다. 이러한 평등한 공경은 동학사상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05. 『삼국유사』에는『고기(古記)』를 인용해 환국의 환인천제가 환웅천왕에게 천부인(天符印)을 하사 하면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세상에 나아가 하늘의 이치로 교화하라고 명한다. ⓒ문화재청 06. 퇴계 이황 동상. 퇴계 선생의 주경 사상 속에는 약자를 배려하고 공경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두피디아
 
사물 공경이 모든 공경의 왕도이다
인간이 자연을 공경하지 않고 인간이 타인을 공경하지 않으며 인간이 자신을 공경하지 않는 사회, 한 마디로 생명을 공경하지 않는 사회가 문제이다. 최제우 선생은 동학을 제창하며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임을 내세운다. 이어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은 3경三敬을 부르짖는다. 즉 하늘을 공경하고 인간을 공경하며 사물을 공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군왕검의 경천으로부터 원효의 보경을 거쳐 퇴계의 주경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공경 사상을 종합한 것이다.
해월 선생의 경물 사상은 모든 사물이 하늘님(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모든 개개의 사물이 다 신령스러운 것이다. 해월 선생은 사물 공경이 제대로 되어야 3경이 완성된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환경이 파괴되고 자연을 도구로 여기는 생각이 만연한 현대 기술문명의 사회에서 사물 공경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해월 선생의 세 가지 공경 사상은 사물 공경으로 시작해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공경으로 전개된다. 이 시대에 사회적 약자란 어린이와 여성을 뜻한다. 가부장제의 모순으로 천대 받던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공경이 특히 강조된다. 현대 우리 사회는 어린이와 여성만이 아니고 성소수자,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차별 대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공경하는 것이 해월 선생의 3경 사상을 실현하는 길이다.
하늘을 공경한다는 것은 곧 모든 사물을 똑같이 공경하고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공경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 사상의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단군왕검의 경천敬天은 원효의 보경普敬과 퇴계의 주경主敬을 거쳐 해월의 3경三敬으로 구체화된다. 물론 이러한 공경심의 발휘는 새로운 사회 건설과 연결되어 있다. 단군왕검에게서는 하늘 공경은 개천(새 세상의 열 림)과 연결되고 원효의 보경은 정토(부처의 나라)와 연결되며, 퇴계의 주경은 대동사회와 연결되고 해월의 3경은 개벽과 연결된다.
심각한 환경오염과 극심한 사회적 차별의 세상을 바꾸어 새로운 세상을 여는 데 가장 필요한 미덕이 바로 공경심이다. 사물을 공경하자. 사람을 공경하자. 이는 결국 하늘을 공경하는 길이며 생태적이고 사회적인 세상을 여는 길이다.
 
          출처: 문화재청홈페이지  글. 김성우 (兀人고전학당 연구소장, 철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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