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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척도 목소리
20-07-27 15:05

쉰 소리가 기가 막혀
흔히 목소리는 건강의 척도라고 말하기도 한다.
신체의 피로도 및 심리적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말이다. 이 말에 비추어 주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조금만 소리를 질러도 쉰 목소리가 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내면 다음날 어김없이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허스키한 목소리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는 사람들도 간혹 있지만, 그거야 매력 느끼는 사람들 사정이지, 정작 본인에게는 괴로움만 주는 쉰 목소리. 목소리는 왜 툭하면 쉬는 것이며, 다시 맑은 목소리를 찾을 방법은 없을까.

좋은 목소리란 무엇인가
흔히 미성이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아름다운 목소리. 하지만 미성만이 좋은 목소리는 결코 아니다. 제대로 관리된 목소리면, 그리하여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거북하지만 않다면 모두가 좋은 목소리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소리를 잘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목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숨을 내쉴 때 공기가 성대부위를 지나면 성대가 빨려 들어가면서 남자는 1초에 약 100∼150회, 여자는 200∼250회 진동해 소리가 난다. 이어 구강, 목젖, 연구개, 비강 등의 공명에 의해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낸다. 이 때 좋은 목소리가 나오려면 성대 양측이 부드럽고 대칭이면서 점막파형이 일정해야 한다. 그런데 성대에 염증이 생기거나, 이물질이 생기거나, 비대칭이 되거나, 성대가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병적인 목소리가 나게 된다.


노래방 발작, 목소리 충혈
쉰 목소리가 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흔하게 목소리가 쉬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어제 밤, 노래방에서 지나치게 오바한 경우일 것이다. 이는 성대가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한 탓에, 그 마찰로 인해 성대점막이 충혈되고 부어 올라 정상적인 진동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두의 염증, 목감기
그런데 노래방에서 오바하지도 않았는데 목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난다면? 아마도 다양한 목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할 듯싶다. 자, 목소리를 쉬게 만드는 이유, 다양한 목 질환들을 꼼꼼히 살펴보자. 먼저 인두염. 이것은 인두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보통 목 감기라고 부르는 증상이다. 목이 칼칼해지며 목안이 건조한 느낌이 들고 열이 나는데, 온몸이 나른하게 풀리면서 손으로 턱 아래를 만지면 부어 있는 것이 느껴진다. 잘 쉬고 약을 복용하면 1∼2주면 낫는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 인두염으로 번질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우선 목을 자극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가습기를 틀어 놓아 목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목소리가 잠기는 후두염
후두염 역시 쉰 소리를 내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기침이 나오고 목이 잠겨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또 후두가 가렵고 입안이 마른 느낌을 받는다. 열이 나고 몸 전체가 나른해지는 권태감을 느끼기도 한다. 후두염은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외출을 삼가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필수다. 가습기를 사용해 방안이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하며, 술과 담배를 끊고 증세가 가라앉을 때까지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대에 굳은살이 박혔어요
듣기 거북한 쉰 목소리가 나오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성대결절은 성대에 굳은살이 생겨 목이 아프고 쉰 소리가 나는 증상이다. 성대결절은 특히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며, 음이 높은 여자에게 많은 편이다. 성대진동수가 남자보다 2배 이상 많아 발성을 할 때 양쪽 성대의 접촉 빈도가 더 많기 때문이다. 충분히 목을 쉬게 하고 수분을 섭취하면서 커피, 녹차, 우유, 초콜릿 등 목에 좋지 않은 음식을 피하면 대부분 낫는다. 성대폴립은 목에 물혹이 자라는 것이다. 감기 걸리고 나서 목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생기는데, 목소리가 잠기고 뭔가 걸려 있는 것 같아 뱉어내려 하기 때문에 자주 기침을 한다. 성대에 갑자기 염증이 일어나거나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쳤을 때 발생하며,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성대가 말을 안 듣는다?
성대마비도 쉰 목소리의 원흉이다. 성대는 발성할 때 닫히고 호흡할 때 열려야 한다. 그러나 성대가 마비되면 발성할 때에도 닫히지 않아 내쉬는 공기가 성대를 진동시키지 못하고 한 순간에 빠져나간다. 이 때문에 발성 시간이 매우 짧고 목소리가 약하다. 성대마비의 가장 큰 원인은 폐질환이며 갑상선암이나 갑상선수술시의 손상도 중요한 원인이다. 성대마비에 따른 발성장애는 대부분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로 벌어져 있는 성대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 고정시켜 주면 발성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고음이나 예민한 음정 처리에는 다소 불편이 남는다고 한다.


그 밖의 목병
그밖에 나이든 사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연축성 혹은 경련성 발성장애라는 것도 있다. 성대의 움직임과 관련된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성대근육에 비정상적인 긴장상태를 초래, 부드러운 발성이 되지 않고 소리가 주기적으로 끊어지며 힘들게 나오는 질환이다. 성대를 들여다보면 정상으로 보이지만 발성을 할 때 주위 조직들의 경련성 운동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성대근육을 마비시키는 약물 요법이 개발돼 효과를 보고 있다.

지킬 것은 지킨다

쉰 목소리는 병원 치료만 받는다면 대개 90% 이상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쉰 목소리가 생기지 않도록 목소리를 관리하는 것이 더 똘똘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대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목을 함부로, 지나치게,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또 평소 물을 충분히 먹어 목 부위에 건조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하루 8잔 이상, 특히 건조한 비행기내에선 40분에 한 컵 정도 마셔야 한다. 커피나 콜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수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해롭다. 초콜릿, 유제품, 팝콘, 땅콩 등 목안의 점도를 높이거나 건조하게 만드는 음식물을 피해야 한다.

노래방에서 마치 자신이 조관우인 양 무리하게 가성을 사용하거나, 혹은 김경호인 양 자기의 음역을 벗어나는 고음을 내는 것 또한 성대를 망가뜨리기에 딱 알맞다. 당연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말할 때는 호흡도 중요하다. 목이 잘 쉬는 사람은 대부분 호흡을 가슴 부위로 하는 경우가 많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본인이 편안하게 느끼는 범위 내에서 말하는 게 바람직하다.

술 담배나 약물 복용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술은 성대에 심한 충혈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목을 붓게 하고 염증을 유발한다. 담배는 목에 천적이라 할 수 있다. 연기 자체의 열 때문에 부종 염증 건조감 등을 유발한다. 특히 후두암의 치명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담배를 수십 년간 피워온 50대 이상 남성이 수주일 혹은 수개월간 목에 이물감, 호흡곤란 등이 느껴지면 후두암을 의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충고다.

생활습관의 교정도 중요하다. 음식은 조금씩 자주 먹거나, 천천히 먹어야 한다. 식사 후 바로 운동을 하거나 눕지 말고 허리에 꽉 조이는 옷도 피하는 게 좋다. 또 잘 때는 높은 베개를 이용하는 것이 목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한다. 그밖에 가래를 없애기 위해 헛기침을 자주 하는 것 역시 성대를 위해 좋지 않으니, 삼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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