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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하쪽빛마을 : 가을하늘처럼 청명한 쪽빛에 물들다

쪽에서 나온 물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 ‘청출어람(靑出於藍)’ 보통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일컫는 말이다.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로 만들었지만 물보다 차듯이 학문을 그쳐서는 안 된다.’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무엇이든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이어나가야 함을 강조했던 고사성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쪽 염색을 이어오는 마을이 하나 있다. 바로 전라남도 나주에 위치한 명하마을이다.
 
 
나주는 왜 천연염색의 성지가 되었나
20세기 초 화학염료 대중화와 함께 한국 전쟁 이후 우리나라 쪽 염색 명맥은 완전히 끊기게 되었다. 명하마을에서 증조부, 조부, 부친을 이어 4대째 쪽 염색 일을 한 전통 염색장인 고(故) 윤병운 선생(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2010년 8월 4일 타계)은 전통 쪽 염색을 다시 복원하는데 힘썼다. 보관 1년만 지나도 발아율이 떨어지는 쪽씨를 가지고 그동안 맥이 끊겨 아무도 하지 못했던, 쪽을 거두어들이는 과정까지 성공했다. 전남 나주, 그리고 명하마을이 천연염색의 성지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기여한 셈이다. 지금은 전수 조교 윤대중 선생과 이수자인 최경자 선생 부부가 5대째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 명하마을 풍경 권현주
 
명하쪽빛마을에 가다
나주역에 내려 장어요리집이 즐비해있는 구진포를 지나 문평 방향으로 한참을 들어가다 보면 큼지막한 기와집이 보인다. 바로 쪽빛마을로도 불리는 명하마을의 입구다.
 
명하마을의 첫인상은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마을에 들어서자 자전거를 타던 꼬마가 “여기 왜 온 거예요?”라고 묻는다. 낯선 사람이 명하에 들어서니 신기했나보다. 보통 나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그냥 지나쳐버리고 마는데,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친근하게 맞아준다는 생각이 들어 나 역시도 그 꼬마가 신기했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전수교육관 권현주
 
바로 보이는 것은 염색장 전수교육관이다. 이곳에서 쪽 염색과 관련된 거의 모든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 명하마을의 공방 ‘명하햇골’ 권현주

명하마을에 있는 공방이다. 이곳에서는 쪽 염색을 한 옷감을 가지고 의상, 가방, 장신구 등을 만들어낸다. 최경자 선생은 오래전부터 쪽을 이용한 사회적 기업을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은 ‘명하햇골‘이라는 이름으로 그 꿈을 실천에 옮겨 어르신들과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이 공방에서 소일거리를 함께한다.
 
 
쪽물을 내는 과정이 벽에 걸려 있다. 권현주

 
쪽빛을 내기까지
명하마을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쪽 염색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천연염색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매주 찾아와 일손을 돕기도 하고, 국내외 염색 전문가들이 명하마을을 찾는다.

 
▲ 쪽물에 횟가루와 양잿물 넣어 푸른 빛을 만든다 권현주
 
염색을 하는데 필요한 쪽물을 내는 과정은 생각보다도 더 복잡하고 길다. 여느 풀과 다르지 않은 생김새와 색을 가진 쪽에서 어떻게 푸른빛이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다. 쪽의 푸른빛은 쪽을 담가 놓은 물에 횟가루와 양잿물을 이용해 얻는다. 횟가루는 굴 껍데기를 태워 만드는데, 가루를 얻기까지 하루가 더 넘게 소요된다. 이 가루를 쪽을 담가 놓았던 물에 넣고, 또 앙금이 가라앉기까지 기다리고, 수많은 과정을 거쳐 천을 담그기 직전의 쪽물이 만들어진다.
 

 ▲ 처음에는 초록색에 가까운 천이 점점 파란빛을 더해간다 권현주
 
이날 명하마을에는 천연염색 체험을 위해 중학생들이 방문했다. 쪽물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쪽물 가까이에 앉아 천에 쪽물이 들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이 특유의 냄새 덕에 아이들은 저마다 한 손으로는 천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코를 막았다.
 
 
▲ 염색 전 실로 손수건을 묶어 문양을 만들어 냈다 권현주
 
한 번 쪽물에 담근 천은 공기에 닿게 해서는 안 된다. 공기에 노출된 부분만 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천을 꺼낼 때도 거품이 묻지 않도록 조심해서 꺼낸다.
 
 
▲ 여러 번 헹궈낸 다음 말린다 권현주
 
 
꺼낸 천을 잘 펴서 건조하면 푸른빛이 돌기 시작하는데, 쪽물에 다시 그 천을 담그고, 꺼내고, 말리고 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진한 쪽빛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쪽빛은 ‘어떤 색이다‘라고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쪽으로 옅은 초록색에서 푸른색, 짙은 파란색, 약간 붉은빛이 도는 파란색까지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취향과 방법에 따라 쪽색은 천차만별로 표현된다.

 
▲ 옛모습이 남아 있어 아이들에게 농촌체험을 하기 좋은 명하마을 권현주
 
명하마을의 매력은 단순히 쪽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을 전체가 옛 모습을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어 어린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된다.

 
▲ 2013 쪽 축제 포스터 명하쪽빛마을

 
매년 같은 날 열리는 쪽 축제
해마다 개천절, 10월 3일이면 명하마을은 그야말로 쪽빛처럼 푸르게 물든다. 명하마을의 안주인이기도 한 최명자 선생은 하늘이 열리는 개천절에 이렇다 할 축제가 없는 것이 아쉬워 10월 3일에 쪽 축제를 여는 것을 생각해냈다. 축제의 슬로건도 ‘천년의 빛깔 쪽, 오천 년의 역사와 말하다’이다. 처음 쪽 축제를 열었을 당시에는 동네잔치 정도에 불과했다고 한다. 올해로 3회째 열린 쪽 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도 커지고, 찾아오는 손님도 많아졌다. 내년에는 축제 기간도 늘어날 예정이라고 한다.
 
 
 ▲ 교육 중인 최경자 선생님 권현주

 
쪽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
“쪽을 통한 하나의 문화 거점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최경자 선생은 무료 염색 체험 프로그램, 쪽 축제 기획 등 쪽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쪽을 통해 사람들이 인연을 맺고, 한데 어우러지며 그녀가 거쳐간 자리마다 ‘쪽빛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또 명하마을에 가면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해주신 따뜻한 밥을 맛볼 수 있는데, 재료 하나하나 직접 재배한 것들로만 음식을 만들어주신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누구나 따뜻하게 맞아주는 명하마을. 이런 명하마을이 지닌 특유의 따뜻함이 쪽빛 네트워크가 널리 퍼지는데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바람에 날리는 쪽빛 손수건 ⓒ권현주  
 
 
명하에 도착하기 전 명하마을이 그저 쪽 염색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 것은 큰 잘못이었다. 명하마을은 전통문화 계승이라는 가장 큰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되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며,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일터로, 또 축제의 장으로, 체험과 교육공간으로 일당백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그런 곳이다. 앞으로 우리 주변에 제2의 명하마을, 제3의 명하마을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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