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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 무엇인가? 신장과 간장을 튼튼하게 하는 산딸기
20-05-08 14:07

▶ 신장과 간장을 튼튼하게 하는 복분자

옛날 중국에 한 부부가 대를 이을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중에 늘그막에 아들을 하나 얻었는데 너무 병약하였다. 좋다는 약은 죄다 구하여 먹여 보았으나 별로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산딸기를 많이 먹이라고 권하여 날마다 산딸기를 부지런히 먹였더니 정말 놀랍게도 아들은 매우 튼튼해졌다.

그 아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힘이 좋은지 소변을 보면 소변 줄기가 요강을 뒤엎어 버릴 만큼 세었다. 그래서 하도 신기한 나머지 이 약재의 이름을 복분자(覆盆子), 즉 요강을 뒤엎는 씨앗이라고 지었다 한다.

산딸기의 종류는 꽤 많다. 멍석딸기, 줄딸기, 섬딸기, 겨울딸기, 곰딸기, 맥도딸기, 장딸기, 수리딸기… 그렇다면 이중에서 요강을 뒤엎어 버릴 만큼 힘이 세어지는 딸기는 어떤 종류일까. 복분자는 대개 우리 나라 산야에 흔히 자라는 나무딸기를 가리킨다. 5월에 흰 꽃이 피어 7∼8월에 검붉은 빛깔로 익는데 익은 것은 새콤달콤하여 맛이 좋다.

그러나 약으로 쓸 때는 덜 익은 것을 따서 말려서 쓴다. 산딸기는 맛이 달고 시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기운을 돋우고 몸을 가볍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머리털을 희어지지 않게 한다. 신장과 간장에 들어가는데 남자의 신장을 튼튼하게 하여 음위를 치료하고 여자가 먹으면 아들을 낳게 한다. 산딸기는 신장의 기능을 강하게 하여 유정과 몽정을 치료하고 소변의 양과 배설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자다가 오줌을 싸는 어린이, 소변을 참지 못해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하는 어른한테도 효과가 좋다. 어린이의 야뇨증, 곧 밤에 오줌을 싸는 데에는 산딸기 600그램을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든 다음 흑설탕 한 근을 더하여 약한 불로 볶아서 고약처럼 된 것을 한번에 한 숟갈씩 하루 3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또, 지나치게 정력을 소비하여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성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도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신장의 기능을 세게 하여 정력을 강하게 하는 데에는 산딸기가 덜 익은 것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 다음 시루에 넣고 쪄서 말려 가루를 내어 한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에 3번 먹거나 찹쌀 풀로 알약을 만들어 먹는다. 또는 소주 세 되에 산딸기 한 되의 비율로 술을 담가서 3개월쯤 숙성시킨 뒤에 산딸기를 건져내고 하루 세 번 밥 먹을 때 한잔씩 마신다.

산딸기는 잎, 열매, 줄기에 들라보노이드, 뿌리에 트리테르펜사포닌, 열매에 사과산, 레몬산, 포도주산, 살리찔산, 포도당, 서당, 과당, 펙틴, 점액질, 색소, 정유, 안토찌안, 비타민C 등이 들어 있다. 산딸기는 초여름 덜 익었을 때에 따서 햇볕에 말려서 쓴다. 옛날 책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씻어서 술을 뿜어 쪄서 말려야 약효가 제대로 난다고 적혀 있다.

산딸기는 눈을 밝게 하는 데 효력이 있다. 눈이 어두운 증세와 결막염, 유행성 눈병 등에는 산딸기를 볕에 말려서 미세하게 가루 내어 토종꿀과 섞어 눈에 떨어뜨린다. 3∼4일이면 웬만한 눈병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본초강목>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조태위의 어머니가 눈병으로 앞을 잘 보지 못한 지 20년이 되었다. 한 노인이 산에 가서 산딸기 잎을 갖고 와서 씹어서 그 즙을 대나무 통으로 한두 방울씩 눈에 넣었더니 눈이 밝아져 다시 사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산딸기 잎은 눈을 밝게 하고 눈병을 치료하는 데 좋으므로 한번 활용해 봄직하다.

산딸기 뿌리는 몸 안에 있는 딱딱한 덩어리를 없애는 데 특효가 있다.

글쓴이가 아는 한 노인은 어렸을 때에 한번 크게 체하여 몇 달을 고생하던 중에 산딸기 뿌리를 캐서 달여 먹고 그 즉시 나았다고 한다. 고기나 생선을 먹고 체했거나 뱃속에 덩어리가 있을 때에는 산딸기 뿌리를 캐서 3∼4시간 푹 달여서 그 물을 마신다. 민간에서는 산딸기 뿌리를 오래된 기관지 천식, 습진 등 알레르기성 질병에 쓴다.

꽃은 자궁염증, 신경쇠약 등에 달여서 먹는다. 꽃에는 꿀이 많아서 밀원식물로도 가치가 있다. 산딸기는 성질이 온화한 까닭에 단시일에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적어도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닥나무 열매, 새삼 씨, 구기자 등 다른 약재와 함께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좋다. 10∼20그램씩 하루 3∼4번 먹는다. 익은 산딸기는 술을 담그거나 잼을 만들어 먹으면 좋고 약으로는 쓰지 않는다.

(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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