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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 위염 잡는 용담
15-06-05 15:03

  옛날 어느 깊은 산 속에 한 나무꾼이 살았다. 몹시 추운 어느 날 나무꾼은 여느때와 다름없
  이 눈 덮인 산 속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한참 눈을 헤치며 산을 올라가고 있는데 산토끼 한 마리가 눈 속에서 풀뿌리를 캐는 시늉을 하는 것이 보였다. 나무꾼은 토끼를 잡으려고 쫓아갔다. 그런데 토끼는 몇 걸음 앞서 도망가면서도 계속 눈 속을 앞발로 헤 짚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나무꾼이 토끼가 발로 헤집던 곳을 살펴보니가냘픈 줄기에 보랏빛 꽃이 달린 처음 보는 풀이 있었다. 

나무꾼은 신령님이 산토끼를 대신하여 신령한 약초를 내려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풀의 뿌리를 캐어다가 위장병으로 앓아 누워 계신 어머님께 달여드렸다. 신기하게도 어머니는 며칠 뒤에 깨끗하게 나아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나무꾼은 이 약초가 산신령이 내려 준 것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 풀의 맛이 마치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하여 ‘용담이라고 이름 지었다. 

용담은 용담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초룡담, 과남풀, 관음풀, 백근초, 담초, 고담 등의 여러이름이 있으며 우리 나라의 산이나 들에 흔히 자란다. 키는 30∼50cm쯤 되며 잎은 마주 나고 좁은 달걀꼴이다. 가을에 종 모양을 한 진한 파란색 꽃이 핀다. 파란 하늘빛을 닮은 꽃이 청초하고 아름다워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용담과 닮은 것으로 산용담, 수염용담, 축자용담, 칼잎용담, 비로용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같이 약으로 쓴다.

용담은 맛이 몹시 쓰고 성질이 매우 차다. 열을 내리고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상당히 세다. 특히 간에 열이 성할 때 열을 내리는 작용이 탁월하다. 급성전염성 간염으로 눈동자까지 노랗게 되고 열이 심하게 나고 간이 부어 올라 갈비뼈 밑이 아플 때에 용담, 황금, 목통, 생지황, 시호, 질경이, 당귀, 감초를 섞어서 달여 복용하면 열이 내려가고 간의 상태가 개선된다. 이 처방이 한방의 용담사간탕이다.

용담 뿌리는 맛이 몹시 쓴데 이 쓴맛 물질은 겐티오피크린이라는 물질로 입안의 미각 신경을 자극하여 위액의 분비를 늘리는 작용을 한다. 특히 위와 장의 운동기능을 높이며 갖가지 소화액이 잘 나오도록 한다. 만성적인 위산과다증이나 저위산증일 때 하루 3∼6그램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용담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비롯하여 갖가지 염증, 암, 류머티스 관절염, 팔다리 마비 등에도 쓴다. 용담 뿌리에 들어 있는 겐타오닌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은 염증을 없애는 동시에 진통작용을 한다.

용담 뿌리를 달인 물은 상당한 항암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비인암, 담낭암, 췌장암, 위암 등 갖가지 암에 용담만을 달여 먹거나 꿀풀, 삼백초, 어성초, 느릅나무 뿌리껍질 등과 함께 달여서 먹는다. 용담 뿌리를 말려 가루 내어 먹거나 알약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특히 위암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중국의 발표에 따르면 동물실험에서는 52%, 체외실험에서는 70∼90%의 암세포 억제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불량, 위액이 너무 적게 나올 때, 밥맛이 없을 때, 고혈압,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는 용담 뿌리를 하루 2∼6그램을 달여 여러 번 나누어 먹거나 뿌리를 말려서 가루 내어 먹는다. 용담 뿌리 가루 75그램, 창출 가루 100그램, 백복령 가루 135그램,산사 가루 150그램으로 알약을 만들어 소화불량이나 저산성 위염, 입맛이 없을 때 등에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용담 뿌리는 얼굴에 나는 여러 가지 부스럼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가을철에 용담 뿌리를 캐어 잘 씻어 그늘에서 말린 다음 그것을 달여서 먹거나 날것으로 생즙을 내어 마신다. 맛이 몹시 쓰므로 아이들은 잘 먹지 않으려 한다. 말린 것은 하루 10그램 미만을 쓰고 날것은 30그램 미만을 쓴다. 급성중이염으로 귓속이 퉁퉁 붓고 냄새가 나며 고름이 나오면서 몹시 아플 때에는 용담과 속썩은풀을 반씩 섞어달여서 복용하면 효과를 본다. 녹내장으로 안압이 높을 때에도 용담 15∼20그램을 달여서 마시면 좋다.
                                                 
(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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