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미래덩굴은 우리 산야에 흔히 자라는 백합과에 딸린 덩굴성 떨기나무다. 두껍고 유난히 번쩍거리는 잎이 인상적이고 가을에 빨갛게 익는 열매가 아름다워 요즘 꽃꽂이재료로 인기를 얻고 있다.청미래덩굴 뿌리는 상당히 굵고 크며 목질이어서 딱딱하다. 겉은 갈색이고 속은 담홍색이며 혹처럼 뭉친 덩이뿌리가 연달아 달리며 맛은 쓰고 떫다. 수십년이나 수백년쯤 묵은 것도 더러 발견되는데 이런 것은 뿌리길이가 10~15m쯤 되고 무게도 수십kg이 나간다. 바위틈 사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므로 여간해서는 캐기도 어렵다.
청미래덩굴은 암나무와 수나무가 서로 다른 포기인 암수딴그루식물이다. 암나무에서만 열매가 달리고 수나무에서는 열매가 달리지 않으며 암나무의 뿌리가 더 통통하게 살이 찐다.
<사진> 청미래덩굴 열매
청미래덩굴은 이름이 많다. 경상도에서는 명감나무라고 부르고 황해도에서는 매발톱가시, 강원도에서는 참열매덩굴, 전라도지방에서는 명감나무, 종가시덩굴, 요즘 꽃가게에서는 흔히 멍개나무 또는 망개나무로 부른다. 한자로는 토복령(土茯 ) 또는 산귀래(山歸來)라고 쓴다청미래덩굴 뿌리는 성병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
초기 매독이나 임질에는 청미래덩굴만을 달여 먹는 것으로 큰 효험을 볼 수 있다. 매독으로 의심이 갈 정도이거나 매독균이 잠복되어 있는 상태이거나 겉으로 심하게 드러나지 않았을 때에는 청미래덩굴 뿌리 30~60g에 물 1되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2개월쯤 복용하면 대개 좋은 효과를 본다. 어린이나 청소년의 선천성 매독에는 청미래덩굴 뿌리 30g에 금은화, 생지황, 백선피, 감초 각 10g씩을 넣고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매독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혈청검사에서도 매독균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청미래덩굴 뿌리에는 사포닌이 4%쯤 들어 있으며 이 사포닌성분들이 몸 안에 있는 물기를 내보내고 독을 풀며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피를 맑게 하는 등의 약리작용을 한다. 이 밖에 알칼로이드, 페놀류, 아미노산, 유기산, 당질, 정유성분 등이 들어 있다. 씨앗에는 조지방이 10%쯤 들어 있다. 잎에는 루틴이 들어 있어 고혈압 치료에 상당한 효험이 있다.
청미래덩굴은 수은이나 니켈, 카드뮴 같은 중금속독을 비롯한 온갖 독을 푸는 작용이 있다. 특히 수은중독을 푸는 데 최고의 명약이라 할 만하다. 요즈음 사람의 몸은 거의 모두가 수은에 오염되어 있으며, 또 요즘 발생하는 갖가지 암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병들이 거의 수은중독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수은은 사람의 건강에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물질 중에 하나다.
수은중독을 풀려면 청미래덩굴 뿌리 15~30g에 물 1되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시면 된다. 웬만한 수은중독은 3~5일쯤 복용하면 풀린다. 요즘은 거의 모든 사람의 몸이 수은으로 오염되어 있으므로 어떤 사람이든지 늘 조금씩 차로 마시면 수은중독을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방할 수 있다.
청미래덩굴은 항암작용이 세다. 민간에서 위암, 식도암, 간암, 직장암, 자궁암 등의 갖가지 암에 까마종이, 부처손, 꾸지뽕나무 등과 함께 달여서 먹고 좋은 효과를 본 보기가 적지 않다. 좥항암본초좦에도 청미래덩굴을 달인 물이 암세포를 억제하는 힘이 있다고 하였고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암 치료에 청미래덩굴 뿌리를 흔히 쓴다. 동물실험 결과 청미래덩굴이 암에 걸린 흰생쥐의 종양억제효과는 30~50%, 생명연장률은 50% 이상이었다고 한다.
청미래덩굴의 어린 잎을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차를 끓여 복용하면 몸 안에 있는 온갖 독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수은중독을 비롯한 갖가지 중금속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일본에는 청미래덩굴 잎으로 떡을 싸서 먹는 풍속도 있다.
매독이나 종기, 악창, 만성피부염, 수은중독으로 인한 피부염, 풍습성 관절염, 신장염, 방광염,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설사가 날 때, 간염, 간경화증, 지방간 등에 하루 10∼30g을 달여 먹는다. 또는 잘게 썰어 말린 청미래덩굴 뿌리 15∼30g에 물 1되쯤을 붓고 그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그 물을 하루 세 번 밥먹기 30분 전에 마시고 뜨거운 방에 홑이불을 덮고 누워서 땀을 흠뻑 낸다. 그렇게 하면 몸 안에 있는 온갖 독이 땀구멍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 나와 병이 차츰 낫게 된다.
청미래덩굴 잎을 담배끊는 약으로 쓸 수도 있다. 잎을 담배처럼 말아서 불을 붙여 피우면 니코틴독이 풀리고 금단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개 한두 달쯤 피우면 담배를 완전히 끊을 수 있다.
달맞이꽃 씨앗기름은 훌륭한 다이어트식품
달맞이꽃의 말라죽은 대궁이 길가에 늘어서 있다. 몇 개 꺾어 거꾸로 들고 흔들자 갈색의 자잘한 씨앗이 깨처럼 쏟아진다. 한아름 꺾어 모아서 깻단 털듯이 털면 제법 많은 양을 모을 수 있겠다. 이 씨앗에는 기름이 20~40%쯤 들어 있는데 달맞이꽃 씨앗에서 짠 기름이 비만증, 고콜레스테롤증, 고혈압, 암 등에 좋은 약이 된다. 달맞이꽃은 본디부터 우리 땅에 살던 식물이 아니라 북미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이다. 철로 옆이나 길가, 묵은 밭, 자갈이 많은 개울가 같은 곳에서 흔히 자란다. 달마중이라도 하려는 듯 해거름 무렵에 달빛처럼 노란 꽃을 피우기 때문에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부분의 꽃들이 아침에 피기 시작하는 것과는 반대로 저녁에 피기 시작하여 밤새 생생하게 피어 있다가 아침에 햇볕을 받으면 시들시들해져서 땅에 떨어진다.
달맞이꽃을 우리 나라가 일제의 압박에서 해방될 무렵에 들어왔다고 하여 해방초라고도 하고, 한자로는 월견초(月見草) 또는 야래향(夜來香)으로 쓴다. 일본에서는 ‘석양의 벚꽃’이라고 부른다. 두해살이풀로 여름이나 가을에 떨어진 씨앗이 싹이 터서 마치 방석모양의 잎이 로제트모양으로 땅에 찰싹 달라붙은 채로 겨울을 난 뒤에 이듬해 봄부터 줄기가 올라와 1m 이상 자란 여름철에 꽃이 핀다. 꽃이 진 뒤에 참깨 비슷한 꼬투리가 익는데 그 속에 자잘한 씨앗이 가득 들어 있다.
<사진> 달맞이 꽃의 줄기
달맞이꽃 뿌리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풍습(風濕)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신경통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뼈가 약해지거나 부러졌을 때에는 달맞이꽃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려서 하루 15~30g을 물로 달여서 먹는다. 오래 복용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기운이 나며 신경통, 근육통 등이 없어진다.
본래 달맞이꽃은 북미 인디언들이 쓰던 약초이다. 인디언들은 달맞이꽃의 전초를 물로 달여서 피부염이나 종기 같은 것을 치료하는 외용약으로 즐겨 썼고 기침이나 통증을 멎게 하는 약으로 달여 먹기도 했다.
달맞이꽃 씨앗기름에는 인체에서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는 지방산인 리놀산과 리놀렌산, 아라키돈산 같은 필수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감마리놀렌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는 자연계에서는 모유와 달맞이꽃 씨앗기름에만 들어 있다고 한다. < 사진> 달맞이 꽃의 씨앗
감마리놀렌산이 많이 들어 있는 달맞이꽃 씨앗기름은 혈액을 맑게 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특히 비만증 치료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증은 영양을 많이 섭취하면서도 소비는 적게 하기 때문에 잉여영양분이 중성 지방질의 형태로 몸속에 축적되는 증상이다. 사람의 뒷머리와 등골의 움푹 패인 부분에 브라운파트라는 기관이 있는데 이 브라운파트는 체중과 체온 등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이 브라운파트가 제 기능을 잃게 되면 체중을 조절할 수가 없게 되어 살이 찌게 된다. 감마리놀렌산은 브라운파트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켜 주고, 신진대사활동이 빨리 이루어지게 하여 잉여영양분이 빨리 소비되게 도와주며, 지방질이 피하지방에 축적되지 않고 소변으로 빨리 나가도록 하는 작용이 있다. 이 밖에 달맞이꽃 씨앗기름은 여드름이나 습진, 무좀 같은 피부질환에도 효험이 있고 몸의 면역력을 길러주며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맞이꽃에는 큰달맞이꽃과 달맞이꽃의 두 종류가 있다. 큰달맞이꽃은 달맞이꽃류의 교잡종으로 개항 이후에 유럽에서 화초로 들여와 꽃밭에서 재배하던 것이 야생으로 널리 퍼졌다. 해방 전후에는 냇가의 자갈밭이나 길가, 빈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요즘에는 뒤늦게 들어온 달맞이꽃과의 경쟁에서 밀려 서울을 비롯한 도심지에서는 거의 볼 수가 없고 강원도 일부와 지리산, 제주도 같은 외진 곳에 드물게 자라고 있다.
나력과 온갖 피부병 고치는 계뇨등
잎이 떨어진 계뇨등 줄기에 매달린 열매가 앙증맞다. 그러나 이 예쁜 열매를 따서 코에 대었다가는 그 지독한 냄새에 진저리를 칠 것이다. 계뇨등은 잎과 줄기에서 닭오줌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계시등이라고 하는데, 이는 닭똥냄새가 나는 덩굴이라는 뜻이다. 남부지방의 마을 주변 울타리나 담장 같은 것에 붙어서 잘 자라지만 역한 냄새가 나는 까닭에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닭똥냄새가 나는 잎과 줄기, 뿌리, 열매가 사람을 살리는 귀한 약이 된다.
계뇨등은 갖가지 독을 풀고 염증을 삭이며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부은 것을 내리고 습기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 갖가지 피부병, 상처, 골수염, 설사, 부종, 식욕부진, 타박상, 류머티즘 관절염, 간염, 맹장염, 임파선염 등에 치료약으로 쓸 수 있으며, 진통작용이 뛰어나 중국에서는 주사약으로 만들어 통증을 멎게 하는 약으로 쓴다고 한다.
임파절결핵이나 임파절염, 곧 나력에는 계뇨등의 뿌리가 특효약이다. 경남 합천과 의령, 전북 정읍에 나력을 귀신 같이 고치는 분이 한 분씩 계셨는데 이분들은 모두 계뇨등 뿌리와 연주초 잎으로 나력을 고쳤다. 연주초는 연주창을 낫게 하는 풀이라고 하여 민간에서 붙인 이름으로 잎이 싸리잎을 닮은 한해살이풀이다. 특히 정읍에 계신 분은 40년 동안 나력환자 수천명을 치료하여 단 한 번도 고치지 못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 분들이 계뇨등 뿌리와 연주초 잎으로 어떻게 약을 만들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이 분들은 한사코 그 비법을 알리기를 거절했다. 내가 아는 방법은 계뇨등 뿌리에 술과 물을 반씩 붓고 달여서 수시로 조금씩 마시는 것이다. 10~20일쯤 마시면 멍울이 터져 고름이 나오는 것은 곧 아물어 붙고 멍울이 아직 터지지 않은 것은 저절로 삭아서 없어진다.
<사진> 계뇨등 열매
풍습으로 인한 관절통에는 계뇨등의 뿌리나 줄기를 그늘에서 말린 것 50g을 물 반 술 반을 넣고 달여서 마신다. 2~3개월 꾸준히 복용하면 좋은 효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계뇨등은 농약중독을 푸는 효과도 있다. 살충제나 살균제 같은 유기인제 농약에 중독되었을 때에는 즉시 계뇨등 줄기나 뿌리 100g과 녹두 40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설사와 구토를 심하게 하고 난 뒤에 차츰 기운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계뇨등은 통증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위경련이나 위암으로 인한 통증에도 쓸 수 있다. 중국에서는 계뇨등 줄기와 잎 추출물을 정제하여 통증이 있는 부위에 주사하는데 주사를 맞고 나면 소변이나 침, 심지어는 온 몸에서까지 계뇨등냄새가 난다고 한다. 위경련으로 통증이 심할 때에는 계뇨등 줄기를 찹쌀로 만든 증류주에 10~15일 동안 담가 두었다가 하루 세 번 한 번에 5~10㎖씩 먹으면 통증이 줄어든다.
신경성 피부염이나 피부가려움증에는 계뇨등 잎을 즙을 내어 하루 2~3번, 한 번에 5~10번씩 피부를 문질러 준다. 빠르면 10일에서 늦어도 2~3개월이면 습진, 피부염, 피부가려움증 등이 없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