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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견디는 전통 한지, 내구성의 비밀은 닥나무!
15-08-14 19:22
우리나라 고유의 기법으로 만든 전통한지. 비단의 수명은 오백 년이지만 한지는 천 년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내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지의 내구성은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751년에 출간된 책으로 1966년도 발견 당시 본문 내용을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양호했습니다. 종이의 수명이 최대 100년인 것에 비하면 무려 10배 이상의 수명을 가진 것이죠. 1,200 여 년의 세월을 견뎌낼 정도로 우수함을 가진 전통한지는 우리나라의 고유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지는 닥나무껍질을 가공하여 손으로 만든 종이를 일컫습니다. 구한말 서양식 종이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의 전통 종이를 한지라고 구분하여 부르게 되었죠. 한지의 주재료는 닥나무로 천 년의 세월을 견디게 해 주는 한지의 비밀은 바로 닥나무에 있습니다. 천 년의 수명을 가진 한지의 비밀, 닥나무는 어떤 나무일까요? 지금부터 닥나무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닥나무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관목으로 저상(楮桑)이라고 부릅니다. 영문명은 종이나무(Paper Mulberry)로 종이에 쓰이는 뽕나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닥나무는 나무 줄기를 꺾으면 딱! 하는 소리가 나 닥나무라고 불렀다고 추정하는데요. 한국,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닥나무는 5월~6월 사이에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가 익습니다. 열매는 저실 또는 구수자라고 하여 약용으로 쓰이는데요. 본초강목에서는 닥나무 열매를 성질은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는 약재로,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안색을 좋게 하며, 피부와 살을 충실하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눈을 밝게 한다고 합니다.

<전통한지를 만들고 있는 장용훈 한지장과 전통기법으로 만든 한지 / 사진: 문화재청>

한지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닥나무 껍질은 섬유의 굵기가 균일하며, 길이가 다른 나무보다 길고 강도가 높습니다. 전통과학기술조사 연구에 따르면 화학펄프의 재료인 전나무와 소나무 등 침엽수의 섬유 길이가 3mm인 것과 비교해 3배가 긴 10mm이고, 섬유조직은 그물처럼 촘촘해 충격에 강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한지를 겹겹이 붙여서 갑옷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화살도 뚫지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닥나무는 햇볕이 잘 들고 기온이 높은 곳에서 잘 자랍니다. 또한 비가 자주 오고 습도가 높은 곳이 생육하기 좋은 최적지입니다. 토양은 배수가 좋은 양토와 식양토가 적당하죠.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산간의 경사지에서 재배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토사유실을 막기 위해 제방이나 밭둑 등에 심기도 했습니다. 단, 바람이 강한 곳은 피하고 방풍대책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육모법
닥나무는 결실이 불량하고 발아력이 낮아 실생번식보단 모수의 형실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무선번식에 의한 증식방법이 많이 이용됩니다. 무선번식 방법에는 분근법, 삽목법, 휘묻이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분근법이 많이 사용되나 휘묻이법이 가장 좋습니다.

분근법 
닥나무의 새로운 뿌리는 부정형의 발생이 용이하므로 쪼개어 심으면 발근과 활착이 잘 됩니다. 3월 하순경에 그루를 파서 길이 15㎝, 지름 4㎜ 이상인 것을 심습니다. 묘상에 잘 썩은 퇴비를 1a당 약 100㎏을 토양과 잘 썩어 주고, 40㎝×10㎝의 간격으로 뿌리의 끝이 1㎝가량 땅 위로 나오도록 심습니다. 묘상의 건조를 막기 위해서 왕겨나 짚으로 피복하고 발아하면 묽은 액비를 사용합니다. 새싹이 나오면 1∼2본만 남기고 순 자르기를 해줍니다.

삽목법 
닥나무의 삽목은 활착이 잘되지 않아 실용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나, 발근제인 NAA의 효과가 인정되어 이를 이용한 육묘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삽수를 저장하기 전 삽수의 하부에 호르몬 처리를 하고, 이를 하천의 모래에 묻어 옥내에 두었다가 4∼5월경에 파내면 저장된 삽수가 거의 발근됩니다. 이를 40㎝×10㎝가량의 거리로 묘상에 심습니다.
겨울철에 삽수를 길이 30㎝로 자르되 하부는 45°의 각도로 합니다. 이를 하천 모래에 묻어 옥내에 두었다가 다음해 5월경에 꺼내어 삽수의 하부에 형성된 캘러스를 자르고, 0.1%의 NAA 20시간 침지하였다가 묘상에 이랑나비 40㎝에 포기사이 15㎝ 간격으로 심습니다

휘묻이법 
휘묻이하기 위하여 남겨 둔 가지를 3월경에 땅에 닿도록 휘어서 고정시켜 놓으면 4월경에 이르러 가지의 눈에서 새싹이 틉니다. 새싹이 25㎝가량 자란 6월 중순경에 가지의 기부를 철사로 동여매고, 10㎝ 깊이로 복토한 후 가지의 선단을 자릅니다. 복토 후 10∼15일이 지나면 발근이 시작되는데 건조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8월경에 묽은 액비를 살포합다. 낙엽 후 파내어 1개씩 절단합니다. 회묻이법은 한 가지에서 10∼15본의 묘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육묘법입니다.
<자료: 농촌진흥청> 



묘목 식재는 이른 봄 잎이 피기 전에 실시하는데 3.3m(1평)당 6~8본을 식재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심을 구덩이 깊이와 넓이는 40cm 정도로 파고, 퇴비 7.5㎏, 요소 10g, 과인산석회 15g, 염화칼리 100g가량 넣고 흙과 잘 섞은 다음 줄기와 뿌리를 각각 15cm 길이로 자른 다음 식재합니다. 밭둑과 같은 유휴지에 식재할 경우는 식재 간격을 80~90cm정도로 약간 넓게 심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닥나무는 무비재배를 해도 되나 3~4월경에 10g당 질소, 인산, 칼리를 성분량으로 각각 7.0kg내외로 시비하면 좋습니다. 

<한지 주원료로 사용되는 닥나무 / 사진: 국립수목원>

중경과 제초는 양자를 겸하여 3∼4월 발아 전 약 20일, 7월 중순의 장마기, 8월중의 성하기 등 3번 실시하는데 제초한 것을 바닥에 깔아 주어 토양의 건조와 유실을 막아 줘야 합니다. 맹아수가 많을 때에는 제아(除牙)하여 가지의 수를 조정해야 합니다. 또한 섬유채취의 효율을 높이고, 섬유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잔가지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하여 곁눈을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닥나무의 줄기 섬유는 2년 이상이 되면 거칠어지기 때문에 매년 줄기를 베어내 수확해야 합니다. 정식한 첫해부터 수확을 할 수 있고, 3~8년 간이 가장 좋은 섬유 수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확한 닥나무는 줄기 섬유는 천년 이상을 견뎌내는 한지로 탄생하게 되죠.
 
<박피상태의 닥나무 껍질 / 사진:문화재청>

닥나무는 한지 제조에 있어 중요한 재료여서 조선시대 때 많은 지방에 닥나무 밭을 경작하게 했을 정도입니다. 최근에도 전통 한지 전통성을 이어가기 위해 닥나무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구한말 러시아 대장성의 조사보고서 ‘한국지’에서 “한국의 종이는 섬유를 빼어 만들므로 지질이 서양 종이처럼 유약하지 않고 어찌나 질긴지 노끈을 만들어 쓸 수도 있다.”라고 극찬할 정도로 우수성이 입증이 되었는데요. 세계가 우수성을 인정한 한지의 전통을 이어 나가도록 다같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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