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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바닥에 종이 한 장… 사소한 부주의가 '실내 낙상' 부른다
20-07-02 15:40
노쇠로 가는 길목인 낙상은 의외로 집 안에서 많이 일어난다.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주거 공간이 낙상 고위험 지대인 셈인데, 특히 여성 고령자가 실내 낙상 사고에 취약하다.

◇고령 여성의 근력, 근감소증 직전 상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낙상으로 인해 병원에 입·퇴원한 65세 이상 인구는
17만1354명이다.
이들 중 36.4%는 주거지에서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다쳤는데, 이는 길거리 고령 낙상(6.3%)보다
약 6배로 많은 수치다.

특히 75세 이상 낙상 사고자의 41.5%는 주거지에서 사고를 당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는 "낙상에서 환경 요인의 비중은 30% 이상"이라며
 "젊은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요인이 고령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자 사고 요인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조사에 따르면 보행속도가 느린 고령자(초당 0.68m)는 빠른 고령자(초당 1.33m)에 비해 실내 낙상을 1.48배로 많이 당하는 반면 실외 낙상은 0.27배로 적게 당한다.

이처럼 실내 낙상은 나이가 많거나 질환을 가졌거나 신체·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혼자 살거나 복용 약물 개수가 많아도 고위험군이다.
집 안은 익숙한 공간이기 때문에 부주의하는 것도 실내 낙상의 한 원인이다.

고령 여성이 특히 낙상에 취약하다.
국내 고령 낙상 사고자의 77%는 여성이고 남성은 23%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령 여성에게 낙상 사고가 많은 이유는 근골격계 기능이 고령 남성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70세 이상 여성의 악력(손아귀 힘)은 평균 20㎏으로 근감소증 진단 기준인 18㎏을 겨우 넘어서는 실정이다.

이는 고령 여성이 가사노동 중심으로 신체 활동을 해서 근력 강화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천대 간호학과 김희걸 교수(한국지역사회간호학회 회장)는 "여성 고령자는 근력이 약해 쉽게 넘어진다"며
 "골밀도도 낮아 엉덩방아를 찧으면 고관절 등을 크게 다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수면제 등 향정신성 약물을 많이 복용하는 것도 낙상 위험을 높인다.

◇바닥에 놓인 수건 등이 낙상 불러

여성 고령자는 사고 시 척추와 고관절을 많이 다친다.
65세 이상 사고 입·퇴원자 중 남성의 손상 부위는 척추(20.8%), 머리(17.6%), 가슴(10.1%) 순인 반면,
여성은 척추(29.4%), 둔부 및 고관절(15.4%), 머리(9.2%) 순이다.

특히, 여성 고령자의 골절상 비율은 69.4%로 남성(47.2%)보다 월등히 높다.
척추나 둔부가 골절되면 장기 입원을 해야 하며 회복 속도가 매우 더뎌 노쇠로 진행될 가능성을 높인다.

낙상을 피하려면 평소에 걷기 등 신체활동을 활발히 하고 운동(근력·균형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실내 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권고하는 '가정 낙상 체크리스트'〈표 참조〉를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바닥에 종이가 놓여 있나' 등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소홀하기 쉬운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서는 화장실, 거실·주방 바닥 등에서 미끄럼 사고가 자주 일어나므로 이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침대 높이는 걸터 앉을 때 발바닥이 바닥에 닿게 하고 바퀴 달린 의자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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