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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살 많이 찌거나 빠진 고령자, 치매 '빨간불'
20-07-03 14:03

급격한 체중 변화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북대 약대 권진원 교수팀은 2년 새 체중이 10% 넘게 증가하거나 감소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치매 발생률이 15~26%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BMJ(영국의학저널)에 최근 발표했다. 권진원 교수는 "노인이 치매 위험을 낮추려면 평소 체중을 규칙적으로 재고, 급격한 변화가 없도록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빠른 체중 증가, 뇌혈관 염증 위험 인자

권진원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국내 60~79세 6만7219명의 체질량지수(BMI) 변화와 그에 따른 치매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들의 체질량지수를 2002~2003년, 2004~2005년 2년 간격으로 측정해 변화 정도를 확인하고, 3~4년 뒤 치매 발생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가 2년 사이 10% 이내로 변화한 사람보다 10% 넘게 늘어난 사람에서 치매 발생률이 남성 25%, 여성 17% 더 높았다. 체질량지수가 10% 넘게 줄어든 사람도 치매 발생률이 남성 26%, 여성 15% 더 높았다. 권 교수는 "체질량지수는 몸무게에 대체로 비례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체질량지수 대신 자신의 몸무게를 대입해도 된다"고 말했다. 과체중이거나 저체중인 고령자에서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는 기존에 많이 나왔지만, 급격한 체중 변화가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힌 연구는 많지 않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살이 찐 사람은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염증 물질 때문에

뇌혈관 손상이 잘 돼 치매 위험이 높다"며 "이번 연구는 짧은 기간 내의 체중 증가도 이런 현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권진원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 보유 여부와 상관 없이 체중 증가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평소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가 적은 사람도 갑자기 체중이 늘면 치매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치매 유발 원인일 수도, 전조 증상일 수도 있다.

강재헌 교수는 "혈관은 단백질 등 영양소가 충분히 섭취돼야 단단하게 유지된다"며 "영양 섭취 부족으로 갑자기 살이 빠진 사람은 뇌혈관이 약해지며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근육량이 급격히 줄면서 체중이 빠지면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 기능이 떨어져 체내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치매 위험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치매 초기에는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식욕이 줄어 식사를 거르면서 체중이 주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타민D 부족이 체중 감소와 치매를 유발하는 공통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하면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체중이 감소하고, 동시에 인지기능 저하가 생길 수 있다.

3개월 사이 3㎏ 이상 빠지면 검사 필요

치매 위험을 낮추려면 고령자는 정상 체질량지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인의 정상 체질량지수 기준은 18.5~24.9(㎏/㎡)이다.


오상우 교수는 "노인이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와 증가를 막으려면 근육량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며

"허벅지 등의 큰 근육 위주로 단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걷고, 의자에 바르게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수평으로 올렸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식사 중에는 단백질을 챙겨야 한다.

체중 1㎏당 하루 0.9~ 1.2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된다.

단백질은 검정콩, 고기, 생선, 달걀에 많다.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재헌 교수는 "의도하지 않게 3개월 사이 3㎏ 이상 빠지거나 늘면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보라"고 말했다.

권진원 교수는 "비만이나 저체중인 노인은 살을 빼거나 찌우는 것이 권장되지만, 2

년 새 체중이 10% 넘게 늘거나 줄 정도의 급격한 체중 변화는 피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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