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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속옷 누렇게 변할땐 간질환 의심
20-07-22 10:09

땀, 속옷 누렇게 변할땐 간질환 의심


날씨가 더우면 누구나 땀을 많이 흘리기 마련이다.

기상청은 5월 날씨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면서 여름과 같은 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하루에 땀을 흘리는 양은 평균 0.5∼0.7ℓ. 평소보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린다면 건강이 상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땀은 왜 나며 땀을 건강하게 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땀이란〓몸에서 열을 내리게 하는 냉각장치. 체온이 37도 보다 높아지면 뇌는 체온을 감지해 신체가 37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땀을 내라는 명령을 내린다. 190만∼240만개의 땀샘에서 땀이 분비된다. 일반적으로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겐 땀샘이 더 많다. 땀은 99%가 물이며 나머지는 소금 젖산 포도당 등이 섞여 있는 ‘묽은 소금물’. 땀은 원래 무색무취지만 체모 주변에 사는 박테리아가 땀 성분을 분해해 악취성 물질을 만들어 땀냄새를 만든다.


▽땀의 건강학〓5분만 운동해도 땀을 흘리면 건강하다는 증거. 운동을 많이 할수록 땀샘의 기능이 발달해 땀을 잘 흘린다. 운동한 지 30∼40분이 지나면 몸속에 축적된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포함된 ‘좋은 땀’이 흘러 나온다.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땀을 많이 빼면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이온이 함께 배출돼 체내 전해질의 균형이 깨진다. 이 때문에 손발이 저리거나 근육경직현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의식이 혼미해진다. 또 몸 속의 혈액이 농축돼 혈액순환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땀을 흘리고 난 뒤 수분 보충은 필수. 운동 뒤 갈증이 날 때 필요한 물의 5분의 1만 마셔도 일단 갈증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물을 마셔도 땀으로 나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운동 후에는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평소 권장되는 물의 양은 맥주잔 정도 컵으로 하루 7∼8잔. 운동하기 10∼20분 전에 생수 1컵 정도 마시면 탈수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운동은 새벽이 좋다. 새벽에 땀을 흘리면 수분을 보충할 기회가 많지만 저녁엔 제대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기 쉽기 때문. 흘린 땀은 바로 닦는다. 그렇지 않으면 먼지나 기름기가 땀과 범벅이 돼 땀 구멍을 막으면서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다. 한편 술이나 커피 홍차 콜라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 등은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더운 날엔 피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땀은〓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과음 등으로 피로가 쌓이면 갑자기 땀이 많아진다. 살이 찐 사람이나 생리중인 여성도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뜨거운 음식을 먹어도 비오듯 땀을 흘린다. 밤에 자고난 뒤 등에 식은 땀을 많이 흘리면 결핵을, 땀을 흘리고 난 뒤 속옷이 누렇게 변하면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땀이 지나치게 배출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혼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때는 빨리 응급실로 가서 수액제제 등으로 치료를 받는다.


심장병 환자가 복용하는 강심제는 체내 전해질 속에 칼륨이 있어야 제 기능을 하는데 칼륨이 땀과 함께 배출되면 강심제를 먹어도 심장 수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아 한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혈관운동장애가 나타나면서 밤에 땀이 많이 난다. 이로 인해 만성 수면장애를 겪기도 하는데 호르몬 치료로 호전시킬 수 있다.


한편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 무한증은 땀이 줄줄 흐르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 유전이나 정신적 원인으로 생기지만 당뇨 저혈압 아토피피부병의 증세로도 나타난다.

(도움말〓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문병술 과장,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최용수 전임의)


▼다한증 90%는 교감신경 이상 탓

다한증은 손과 발 겨드랑이 등에서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땀이 많은 병. 하루 흘리는 땀의 양이 2∼3ℓ로 정상인보다 3∼6배나 많다. 손이 땀범벅이 돼 악수를 못할 정도가 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피아노와 컴퓨터를 사용할 때 키보드에 땀이 흘러 들어갈 정도. 또 수험생은 시험지가 젖어 장갑을 끼는 경우도 있다.


90%는 특별한 원인 질환없이 자율신경인 교감신경이 갑자기 고장나 땀샘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서 나타난다. 손발 등 특정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난다. 10%는 갑상샘 질환 암 비만 뇌질환 등 다른 질환이 원인. 몸 전체적으로 땀을 흘리는 게 특징이다. 먹는 약과 땀을 많이 흘리는 부위에 바르는 약이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안 된다.


최근엔 교감신경에 직접 약물을 주사해 땀샘을 자극하는 신경의 작용을 차단하기도 한다. 이때 쓰는 대표적인 약물이 보톡스. 시술 후 손바닥은 평균 3∼6개월, 발바닥은 3개월, 이마는 6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겨드랑이는 1㎝ 간격으로 차례로 30∼50군데에, 손 발 다한증은 손바닥 발바닥의 한쪽에만 70∼100군데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 비용은 120만∼140만원. 흉부 교감신경을 수술로 잘라내는 ‘교감신경절제술’를 쓰기도 한다. 이는 전신 마취를 한 뒤 겨드랑이 밑으로 0.5㎝ 정도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넣어 모니터를 보면서 내시경에 달린 전기메스나 레이저로 교감신경을 자르는 것. 시간은 20∼40분 걸린다. 다른 치료법에 비해 효과는 좋지만 수술받은 환자의 75∼90%가 부작용을 겪는다.


즉 손 얼굴 겨드랑이 등 이전에 땀을 많이 나오던 부위에서는 땀이 멈추는 대신 배나 등 허벅지에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재발은 3년 뒤 10∼20%. 발 다한증은 교감신경절제술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


최근엔 부작용을 최소화한 제한적 교감신경 절제술이나 교감신경을 잘라내는 대신 티타늄 재질의 클립으로 묶어주는 수술법이 시도되고 있다. 다한증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시작해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도움말〓강남연세흉부외과 김해균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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