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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치매
20-09-01 17:42

최근 우리 사회의 관심은 수명연장에 따른 인구 고령화에 있다. 2006년 9.5% 정도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년 인구가 2020년에는 15.7%로 증가한다고 한다. 그중 뇌혈관계 질환과 퇴행성 신경계 질환인 치매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데 장차 이를 부담해야 하는 사회와 젊은층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건망증과 치매는 전혀 별개의 질환이나 치매의 초기 증상이 건망증과 비슷한 경우가 있다. 건망증은 단기 기억장애 혹은 뇌의 일시적 검색 능력 장애로 정의할 수 있다. 시간 공간적인 맥락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고리인 기억현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지만 개선 혹은 극복이 가능한 반면 치매는 단기 기억뿐 아니라 기억력 전체가 심각하게 손상됨은 물론 판단력과 언어능력, 시공간 지각능력도 현격히 떨어지게 된다.

치매증상 또는 증후

건망증으로 착각하기 쉬운 초기 기억장애 환자 가운데 치매를 시사하는 증상이나 증후를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억장애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가정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기억장애를 보인다. 보통 사람들이 가끔씩 잊어버리는 약속, 마감일, 동료 이름 등을 치매환자는 자주 잊어버려 업무와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다.

둘째, 익숙하게 잘하던 작업과 일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건망증이 있는 사람이 음식을 태우거나 조리과정의 일부를 잊는 경우도 있으나 치매환자는 아예 식사준비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기억해내지도 못한다.

셋째, 언어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이다. 가끔 사람들은 정확한 단어를 생각해내지 못할 때가 있으나 치매환자의 경우는 쉬운 단어를 잊어버리고 엉뚱한 단어를 사용하여 말 전체를 이해할 수 없게 한다.

넷째, 시간과 공간 감각의 소실이 생기는 경우이다. 가끔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가게에서 사야 할 것이 무엇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건망증일 수 있으나 치매환자들은 자주 다니던 곳에서 길을 잃고 어떻게 목적지에 가야 하는지 어떻게 집으로 돌아와야 할지를 모른다

다섯째, 판단력의 저하를 들 수 있다. 추운 저녁에 스웨터를 가져오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나 목욕 가운을 입고 상점에 가거나 더운 날에 상의를 몇 개씩 껴입는 것은 분명 이상하다고 보아야겠다.

여섯째, 복잡한 추상적 사고 장애를 보이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숫자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전에 잘하던 단순 계산을 전혀 못하는 것이다.

일곱째, 엉뚱한 곳에 물건을 두는 것이다. 보통 지갑이나 열쇠를 둔 곳을 몰라 찾는 경우는 흔하나 치매환자는 물건을 엉뚱한 곳에다 두고 잊어버린다. 예를 들어 다리미를 냉장고 안에다 넣는다든가 손목시계를 설탕통에다 두고 기억하지 못하고 어떻게 거기 두게 되었는지 잊어버린다.

여덟째, 기분과 행동의 변화이다. 모든 사람들이 기분의 변화와 그에 따른 행동 변화를 보일 수 있으나 치매환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 기분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이를 그대로 표현한다.

아홉째, 갑자기 성격이 변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자연히 조금씩 변화할 수는 있으나 이는 매우 완만하고 그 정도가 약한데 반해 치매환자는 비교적 갑자기 돌변한다. 예를 들면 쉽게 쉽게 넘어가던 성격의 사람이 매사에 의심하고, 화를 잘 내며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으로 돌변한다.

열 번째, 자발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이나 의무에 잘 지치지만 곧 되돌아와 일을 계속하는 반면 치매환자는 무관심해져서 평소에 추구하던 어떤 일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즉 치매는 건망증과 달리 기억장애가 심한 편이고 기억장애 이외의 다른 인지기능(시공간 감각, 성격, 기분, 판단력, 추상적 사고 등) 장애를 동반한다는 것이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점

건망증과 치매의 또 다른 큰 차이점은 시간이 갈수록 앞서 비교한 증상들이 뚜렷해진다는 것이다. 건망증은 그 증상이 쉽게 악화되지 않으나 치매는 대개 수개월 혹은 1년이 경과하면서 가족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진행한다. 치매의 위험인자로는 나이,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 뇌졸증, 비만, 고지혈증 등이 있다.

치매는 단일 질병이 아니라 여러 가지 뇌질환이 치매 증상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많고(50~60%) 혈관성치매(20~30%), 루이소체치매를 비롯한 파킨슨 증후군, 약물에 의한 치매, 신장이나 간질환의 대사성 질환, 갑상선 질환, HIV 감염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10~15%는 치료 가능한 원인이므로 조기에 치료한다면 예방이 용이하다. 따라서 조기에 이를 진단, 치료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반면 대다수인 알츠하이머병은 콜린성 신경전달을 강화하는 악물을 투여하여 증상의 개선이나 악화를 억제하게 되는데 그 효과는 환자나 가족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환청, 환시, 폭력, 섬망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느껴지고 병원을 찾게 하는 매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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