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몸이 천 냥이라고 하면 눈은 구백 냥'이라고 했다. 그만큼 우리 몸에서 눈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는 말이다. 다른 어떤 기관보다 예민하고 섬세한 기관인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깊어가는 가을, 습도가 낮아지고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더욱 피로해지는 눈을 위해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Part 1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이란
우리가 흘리는 눈물은 단순히 물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점액, 물,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어 눈을 깜빡일 때마다 필름처럼 눈을 덮어 눈물막을 형성한다. 안구건조증은 이 눈물막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성분 간 비율이 깨지거나, 나오는 눈물 분비량이 적어지거나, 눈물이 너무 빨리 마르는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작업의 증가, 콘택트렌즈 착용 등으로 인한 환경적 원인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대로 눈물이 많이 나는 경우에도 안구건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 눈물이 부족하면 눈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눈의 민감도가 증가된다. 이렇게 민감한 상태에서 에어컨 바람, 연기, 먼지, 바깥공기 등의 외부 자극을 받으면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물 양이 증가한다. 그러나 이 눈물은 눈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하게 눈을 적셔주는 눈물과 달리 자주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래가지도 않으므로 눈 건강을 지키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증상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 혹은 가려움이 계속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눈이 충혈되거나 눈곱이 자주 끼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눈꺼풀이 무거운 느낌이 지속되기도 하며, 쓰라림과 안구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또 비눗물이 눈에 들어갔을 때와 같은 느낌이 계속되거나 찬바람, 연기, 바람 등 외부 자극을 받았을 때 유난히 눈물이 많이 난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진단
안구건조증 체크리스트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뻑뻑하고 충혈되어 있다.
●건조한 곳이나 매연이 심한 곳에 있으면 눈이 화끈거린다.
●눈꺼풀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
●눈이 피곤하며 눈곱이 자주 낀다.
●눈이 뿌옇게 보이고 통증이 있다.
●햇빛이나 형광등 아래에서도 눈을 뜨기가 어렵다.
●최근에 눈에 통증을 느끼면서 시력이 떨어졌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가 어렵다.
※항목 중 2개 이상 해당하면 안구건조증 초기, 3~4개면 중기, 5개 이상이면 매우 심한 상태다.
치료
안구건조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눈물이 생성되는 양을 늘리거나 증발하는 양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누액을 수시로 주입하거나 자기 전에 안 연고, 젤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실리콘제제를 이용해 영구적으로 눈물이 빠져나가는 통로를 막아 부족한 눈물을 저장한다. 최근에는 눈물 분비를 증가시키는 안약이 개발돼 안구건조증 치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1.인공누액
개인에 맞게 원인에 따라 적당한 점안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방부제 등 기타 성분에 따라 개인적인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치료 과정에서 상태를 지켜보며 적절한 점안제로 교체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생긴 후보다는 예방 목적으로 증상에 따라 미리 점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용 횟수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너무 많은 양을 자주 사용할 경우 각막이나 결막에 자극을 줄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2.연고제
연고제는 인공누액보다 장시간 눈물층을 보존할 수 있다. 주로 잠자기 전에 소량을 사용하며 연고제를 쓰면 다음날 아침 좀 더 편안하게 눈을 뜰 수 있다.
3.누도폐쇄요법
눈물 생성이 적은 환자 중에서 안구 건조 증상이 심한 경우 눈물이 누도를 통해 빠져나가는 것을 줄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누도폐쇄요법을 적용한다. 스스로 녹는 물질인 콜라겐으로 누도를 일시적으로 폐쇄시킨 후 일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본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으면 반영구적으로 실리콘으로 누도를 막아 증상을 호전시킨다. 간혹 드물게 눈물 마개 삽입 후에 오히려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때는 이 마개를 다시 빼주면 된다.
예방
●눈물을 쉽게 마르게 하는 에어컨, 난방 기구 사용을 줄인다.
●실내 습도를 수시로 적절하게 조절한다.
●눈을 자주 비비지 않는다.
●콘택트렌즈는 눈물의 흐름을 막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착용 횟수 및 시간을 줄인다.
●헤어 드라이어, 스프레이 등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컴퓨터 작업시 50분 작업, 10분 휴식을 생활화한다.
●의도적으로 자주 눈을 깜빡거린다.
Part 2 눈물흘림증(유루증)
눈물흘림증이란
눈물흘림증, 즉 유루증은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져 눈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질환이다. 눈물은 감정의 표현 수단이기도 하지만 눈 속 이물질과 세균을 씻어내는 세정 작용을 한다. 눈물샘에서 소량씩 만들어진 눈물은 눈을 적셔주고 코를 통해 눈 밖으로 버려지는데 이 때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진 상태라면 빠져나가지 못한 눈물이 눈에 고여 흐르게 된다.
눈물흘림은 대인관계에 지장을 주고 눈 주위 피부가 짓무르기도 하며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불편을 준다. 또 이를 방치하면 고여 있는 눈물주머니의 염증으로 눈과 코 사이가 빨갛게 붓고, 통증이 생기며 전신에 열이 나는 경우도 있다.
원인 및 증상
눈물흘림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개 노화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천적인 경우에는 눈과 코 주변에 염증이 있는 경우, 결막염이나 각막염이 있는 경우, 그리고 눈 주위 종양 등이 생긴 경우에 발병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본다. 또 외상으로 인한 눈물길 손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눈물흘림증의 증상으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눈 주위 피부가 빨갛게 짓무르며 고통이 수반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고인 눈물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곱이나 염증이 동반되는 증상도 눈물흘림증으로 인한 것으로 본다.
치료
1.누낭비강연결술
눈물길이 완전히 막힌 경우 막힌 눈물길을 대신해 내시경으로 새로운 눈물길을 내주게 된다. 눈물길을 둘러싸는 얇은 뼈에 구멍을 내 눈물이 콧속으로 바로 흘러 나가도록 하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피부를 절개해 흉터가 남았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콧속으로 수술하므로 흉터가 남지 않으며 회복도 빠르다. 전신 마취 혹은 수면 마취 후 시행되며 40~50분 정도면 수술이 가능하다.
또 레이저를 이용해 눈과 코 사이의 눈물주머니를 둘러싼 얇은 뼈를 뚫어 콧 속으로 눈물이 흘러 들어가도록 수술할 수도 있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통증이 적고 수술 시간이 짧다. 국소마취로 수술이 가능하므로 나이가 많거나 전신 질환이 있어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들도 부담 없이 수술받을 수 있다.
2.실리콘관삽입술
눈물길이 좁아졌거나 부분적으로 막힌 경우, 기존의 눈물길을 넓혀주는 방법이다. 간단한 부분 마취 후 내시경을 콧속으로 넣어 좁아진 눈물길을 뚫어주고 눈물길이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실리콘 관을 눈물길에 삽입한다. 실리콘 관은 수술 후 눈물길이 다시 협착 혹은 폐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역할을 하며 수술 2~6개월 경과 후 간단히 제거하면 된다. 수술 시간은 한쪽 눈에 5~10분 정도 걸리며, 피부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TIP 눈에 좋은 영양소
비타민 A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야맹증이 올 뿐 아니라 각막에도 좋 지 않다. 비타민 A는 주로 간에 풍부하고 당근, 살구 등 자 연 색소인 카로틴에 많다. 특히 토마토, 고구마, 시금치, 파 슬리 등 푸른 잎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 B
비타민 B는 시신경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비타 민 B₂가 부족하면 눈과 눈꺼풀이 따끔거리거나 충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타민 B는 포도, 양배추, 달걀노른자, 우유, 생굴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칼슘
칼슘은 무기물들을 조정하며 모든 인체조직 회복에 도움을 준 다. 눈을 지나치게 깜빡이거나 물기가 많은 경우, 결막염이 있 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치즈, 달걀, 생선 등에 많이 들어 있다.
Part 3 유행성각결막염
유행성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가 눈꺼풀과 눈동자 사이 결막에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 질환으로 직접(손) 혹은 간접 접촉(환자가 사용한 물건)을 통해 전염되며 잠복기는 대개 5~7일이다.
증상
●눈이 충혈된다.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진다.
●눈곱이 자주 낀다.
●안구 통증과 눈부심이 나타난다.
●시력이 떨어진다.
●어린아이는 두통, 오한, 인두통, 설사 등이 동반된다.
치료
유행성각결막염은 사실 치료보다는 전염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므로 환자와의 접촉을 삼가고 수건이나 세면도구를 따로 사용해야 하며 환자가 사용한 물건을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눈의 감기와 비슷한 것으로 현재까지는 특효약이 없다.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2차 감염 방지 및 대증 요법을 시행하면 보름 정도 후에 호전된다. 처음 며칠은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나아지므로 지속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유행성각결막염에 걸리면 눈의 방어 능력이 떨어져 다른 세균들에 의한 2차 감염 위험이 높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눈을 만지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각막염의 발생 유무를 확인하고 항생제를 처방받아 점안하도록 한다. 특히 유행성각결막염을 방치할 경우 각막궤양을 거쳐 각막천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는 각막에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각막천공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미관상 좋지 못하다고 하여 안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눈두덩을 얼음찜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방
●눈병 환자와 접촉을 삼간다.
●가족 중 눈병 환자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수건, 비누, 세면도구를 별도로 사용한다.
●외출시에는 손을 자주 씻고 눈을 비비지 않는다.
●과로를 피하고 수영장 등에서는 반드시 물안경을 착용한다.
●눈병에 걸렸을 경우에는 즉시 안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다.
●공동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컵, 수건 등은 개인 용품을 사용한다.
Q 가을철에 특히 안구건조증이 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가을은 여름보다 습도가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몸이 예민해 건조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또 환절기에는 몸의 컨디션이 나빠지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Q 특별히 안 질환을 조심해야 하는 연령대, 혹은 계층이 따로 있나요?
A 안 질환은 모든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생길 수 있으므로 특별히 나이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보다는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느냐 하는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장시간 햇볕이나 유해한 먼지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특히 안 질환을 주의해야 합니다.
Q 눈물이 많이 나오는 편인데도 안구건조증에 해당하는 증상이 있다면 안구건조증이라고 봐야 하나요?
A 눈물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생성되어 눈을 편안하게 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기초 눈물이고, 또 하나는 자극을 받으면 그 자극에 의해 나오는 맹물과 같은 자극성 눈물입니다. 안구건조증은 그 중 기초 눈물이 부족해서 눈을 보호하는 기능이 떨어진 상태로, 눈이 자극에 더욱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쓸데없이 자극성 눈물이 더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눈물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안구건조증이 아니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Q 안구건조증은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평생 완치는 불가능하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A 안구건조증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노화이며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안구건조증은 시간이 가면서 점점 더 심해진다고 봐야 합니다.
Q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두면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경우가 많나요?
A 우리의 눈은 눈물이 제 역할을 하면서 '눈물코팅'이 잘 되어 있을 때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일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므로 시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구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고,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컴퓨터, 독서, 운전 등 눈을 사용해 집중할 경우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을 무작정 방치할 경우에는 자극성결막염, 안검염(눈꺼풀염) 및 알레르기결막염 악화, 각막미란, 각막염, 2차 세균 감염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고 이로 인해 심한 시력 저하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후유증으로 각막 혼탁이 생길 경우에는 실명이 되기도 하니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Q 평소 안구건조증을 줄일 수 있는 생활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우선 몸 상태를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수면과 휴식, 운동은 물론이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전체적인 건강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물, 채소, 과일 등을 통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이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단, 가습기는 이틀에 한 번 꼭 소독하는 것이 좋습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분은 착용 횟수나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안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