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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을 정기적으로 해야하는 이유
20-11-03 16:17
소화기 내시경 (상부 or 하부)를 해본 분은 알겠지만 앞에 카메라가 달린 기다란 줄이 우리가 먹고 소화시키며 싸는 장관계로 들어가 비디오카메라 처럼 그 곳을 비추면 된다라고 이해하면 되는데 이게 또 어렵다. 환자의 입을 지나 식도를 거쳐 위, 십이지장 까지 들어가는 상부내시경은 그래도 그나마 알겠는데 항문을 통해 대장 그리고 소장과 대장을 연결하는 회맹부 까지 들어가는 하부 내시경은 당췌 알수도 없고 머리도 어지럽다.

그저 15인치 되는 화면에서 끊임없이 비추어 지는 약간은 살색 기운의 장에 내부구조는 1시간만 보고 서 있어도 머리가 어질어질 거린다. 더군다나 거기에 용종이라도 하나 비추어 지고 환자와 보호자가 '떼내겠습니다.' 한마디면 그걸로 진부한 용종과 소화기 내과와의 싸움은 시작되고 참관하는 우리들에 다리는 마치 정맥류라도 생길듯한 기세로 나를 옥죄여 온다. (또 이놈에 용종이란 녀석, 모양이 조금만 이상하면 잘 안잡힌다.)

대장내시경의 긴 여정
내시경이라는 기술 어찌 보면 인류에게 있어서 대단한 건강증진의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내시경이 개발된 덕분에 수 많은 소화기계 암(위암, 대장암 등)의 조기진단이 가능해 졌고 굳이 배를 열지 않더라도 그것을 내시경적으로 절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그야말로 진단 및 치료 나아가 예방까지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의학 역사에 위대한 산물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그 기원은 비뇨기과에서 왔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신체부위에 따른 이용 방법 및 종류만 해도 수가지며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이 된다. (기관지 내시경, 흉강경, 수면내시경, 캡슐형 내시경 등)

오늘은 주로 대장내시경을 많이 봤다. 사실 대장내시경을 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대장암 때문일 것이다. 최근 식생활의 패턴이 서구형인 육류위주로 변화함에 따라 우리가 섭취하는 식이 섬유질의 양은 부족하게 되고 이것이 치질, 변비, 암 등의 대장항문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대장암은 과거에 비해 식생활의 변화 및 진단, 검사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발생률 및 발견율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다양한 대장내시경 소견 (출처_소화기 내과 교과서)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는 소화기 암중에서는 위암 다음으로 두번째로 흔히 발생한다고 한다. 어떤 집단에서 암 발생이 증가하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암이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얼마나 적절히 치료를 하는가에 따라 생존율에서 현저한 차이를 드러내기 때문에 뭔가 이상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미루지 말고 내시경 등에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내 주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데, 대장암의 가장 흔한 증상 중 항문 출혈만 보더라도 보통은 출혈이 대다수 사람들은 치질이라 자가 진단을 하고 약국에서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내원한 경우 검사를 해보면 암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 경우 치질이 암으로 변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처음부터 암인 것을 치질이라 착각하고 병을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
정확한 진단과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므로 증상이 없어도 40세부터는 병원에서 직장수지검사와 대변 잠혈 반응 검사, 대장내시경검사 혹은 대장조영술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으며 대장 조영술이나 내시경검사 중 혹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해서 확진을 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주절주절 대장내시경과 대장암에 대해 간단히 써봤는데, 대충 결론은 '나이 되면 대장내시경 꾸준히 해서 대장암 예방하자.' 정도이고 덧붙이고 싶었던 이야기는 '실습 돌 때는 제발 환자분들 제발 좀 적게 왔으면...' 였다. 정말 대장내시경은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생각하지만 내 다리 아픈거 먼저 생각하는건 나도 어쩔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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