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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현역 외과의사 “가끔은 욕하고 고함 질러라”
21-01-06 13:05

김광연 원장은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현역' 생활을 계속할 예정이다.
과거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희귀병에 속할 정도로 드문 암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발생률이 전체 암 중 남성에선 2위, 여성에선 3위다.
이렇게 기세등등한 대장암과 싸우는 최전선에 서울송도병원 김광연(83) 명예원장이 있다.
그는 한국의 대장암 관련 '간판 칼잡이 의사'다.
1949년 외과의사가 된 이래 약 60년간 대장암 수술을 해왔다.
75년 국내에 대장내시경 치료를 처음 도입한 것도 김 원장이다. 올해로 만 83세.
하지만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병원에 와서 환자를 진료한다. 과연 그의 건강 비법은 무엇일까.
김 원장의 머리 색깔은 여전히 검은색이다. 평생 염색을 해 본 적이 없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유산'이다. 김 원장의 어머니는 100세까지 장수를 누렸다.

"타고난 유전자가 분명 건강에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하지만 부모에게 받은 건강한 신체에 모든 것을 의지하진 않았다.
젊었을 때 김 원장은 성격이 급한 것으로 유명했다.
수술 준비가 조금만 늦어도 후배에게 화난 호랑이로 돌변하곤 했다.
하지만 60대가 되면서부터 달라졌다.
나이가 들어서도 성격이 급한 친구들이 대부분 먼저 하늘나라로 가는 것을 보면서
느긋하게 생활하기로 결심했다. 이때부터 그는 한 가지씩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

"내려놓으니까 화낼 일이 거의 없더군요. 화가 나더라도 한번 웃으면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 부부싸움을 할 땐 욕을 하고 고함도 지른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부부가 오랜 세월 같이 살아오면서 만든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그의 건강 비결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강검진이다.
7년 전 받았던 피부암 수술과 지난해 받은 간암 수술은 모두 초기 암일 때 발견했다.
이 때문에 신체에 큰 무리 없이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었다.

김 원장은 "다른 사람은 2~3년에 한 번 받는 위·대장 내시경과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를
1년에 한 번씩 꼭 받는다"며 "혈압이 다소 높아 약을 주기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사실도
검진을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신체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아야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키가 2㎝ 정도 줄었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혹시 무슨 문제는 없는지
골 밀도와 관절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평생 아침식사를 거른 적이 없다.
하지만 식빵 한 조각, 우유 한 잔, 과일 한 조각이 전부다.
젊었을 땐 지금보다 양이 조금 많았을 뿐 이런 식습관을 유지해왔다.

 양이 너무 적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원장은
"평소 활동량에 걸맞게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활동량에 맞춰 먹는 양도 줄인 것이다.

 의학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주는 나이는 대략 65세.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식이섬유와 비타민·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고루 먹는다면 적은 양으로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식 습관은 일본 오키나와,파키스탄 훈자 지역 같은 세계적 장수촌에서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수 요인이다.

 아침·저녁 두 차례 30분씩 압구정 지역 한강공원을 아내와 걷는 것도 젊음의 비결이다.
'노느니 장독 깬다'는 속담처럼 사람은 움직여야 녹이 슬지 않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평소 지론.
걷기는 잠을 잘 때 수면의 질도 높여 준다.
김 원장은 "나이가 들면 밤에 자주 깨는데 다른 사람과 달리 한 번도 깨지 않고
하루 5시간씩 잘 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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