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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 亞 1위·세계 4위 '대장암 쇼크'… 바꾸지 않으면 걸린다
21-01-08 11:55

한국남자 亞 1위·세계 4위 '대장암 쇼크'… 바꾸지 않으면 걸린다

무섭게 자라는 한국 대장암 - 고기 즐기는 美·英보다 많아, 지금 추세면 20년 후엔 2배
생활 자체가 '대장암 쓰나미' - 음주·흡연·업무 스트레스에 고기 회식 많은데 운동 안해
위 내시경은 하고 대장은 안해 - 대장암 진단 환자의 52%가 상당히 진행된 3~4기서 발견

서울 시내에서 개업 중인 의사 박모(49)씨는 지난해 대장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암세포가 대장 밖으로 일부 퍼져나가, 암 병기 1기(초기)~4기(말기) 중 3기에 해당했다.

이에 대장의 절반을 잘라내고, 5개월간 항암제 치료도 받았다.

의사인 자신의 대장암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했으니…,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다.

그는 바쁜 일상에 쫓겨 정작 본인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 한국 남성 대장암 비상

"아니, 저 양반도!"


요즘 우리 주변에 대장암에 걸린 남성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창 사회와 직장, 가정을 이끌어가야 할 한국의 중·장년 남성들이 대장암으로 주춤하는 것이다.

야구선수 박철순·최동원, 가수 조경수, 탤런트 김승환 등 유명인도 이에 해당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184개국 대장암 현황 조사를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46.9명이다.

이는 아시아 1위, 세계 4위로 매우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암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걸린다.

하지만 대장암의 경우 우리가 고령 국가인 일본 (세계 18위)보다 더 많이 걸리고 있다.

'대장암 원조' 서구 나라 영국 (26위), 미국 (28위)보다 발생률이 높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오승택 이사장(가톨릭의대 외과)은 "지금 추세라면 2030년에는 대장암이 현재의 두 배로 급증해,

대장암 관리가 국가적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는 10만명당 25.6명으로 남성의 절반 수준이다.

여성도 세계에서 19번째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왜 한국 남성에게 급증하나?

대장암은 음식문화와 생활습관이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대표적인 암이다.

한국 남성의 높은 음주·흡연율, 잦은 회식으로 인한 고기 섭취 증가, 운동 부족,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이

복합돼 '대장암 쓰나미'를 일으킨다는 것이 의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돼지고기·쇠고기 1인당 연간 섭취량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2000년 25.0㎏이었던 것이 2009년에는 27.2㎏로 증가했다.

반면 쌀 소비량은 최근 10년 사이 20% 감소했다.

밥과 국, 채소 위주의 주식문화에서 고기류 식사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남성흡연율은 40%, 음주율은 7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 뒤늦게 발견되는 대장암이 절반

대장암은 급증하지만,

적극적인 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는 위암보다 현저히 적다.

대장항문학회가 2005~2009년 위암·대장암 환자 52만명을 비교 조사한 결과,

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52%가 암 병기 1~4기 중 3~4기에 해당했다.

환자의 절반이 대장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것이다.

반면 위암이 3~4기로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확률은 28%였다.

위(胃)내시경은 받아도, 대장내시경은 잘 안 받는다는 의미다.

모든 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생존율이 높다.

국내 전체 대장암 생존율은 70.1%로,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대장항문학회 유창식 홍보위원장(울산의대 외과)은 "50세 이상 남성은 조기 발견을 위해

최소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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