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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길옹주의 ‘궁집’ 옆 초가에는 누가 살았을까?
15-09-12 15:26
예나 지금이나 잘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듯하다. 시쳇말로 백 없고 돈도 없고, 거기다가 줄도 없으면, 그야말로 세상살이가 힘들어진다. 가끔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씁쓸한 때가 있다. 넓은 평수에 사는 사람들이, 임대주택의 아이들과는 한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렸다는 소식을 접할 때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에 소재한 궁집. 영조의 막내딸인 화길옹주가 살던 집이다. 아마도 화길옹주가 이곳으로 시집을 왔을 때, 시비들이 이곳으로 따라왔을 것이다. 또한 능성위 구민화의 집에도 아랫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궁집 옆으로 초가가 한 채 보인다. 바로 궁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묵었다는 집이다.
 
 
신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초가
 
하지만 궁에서 따라 나온 시비들이나, 마름 등은 이 초가에 묵었을 것으로 생각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궁집 안에도 행랑채가 있어, 마름들이나 궁에서 나온 시비들은 그곳에서 생활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살 수 없는 사람들. 아마도 그보다 신분이 낮은 머슴이나 종들이 살던 집은 아니었을까?
 
궁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묵었다고 전하는 이 초가는, 궁집을 지었을 때와 같은 시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 집도 250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집이다. 이 초가는 현재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 옛 고택들 중에서도 특히 초가의 경우 사람이 살지 않으면 퇴락해 버리고 만다. 이 초가 역시 많이 훼손이 되었다.
 
 
 
 
연륜을 알 수 있는 주변의 경관
 
궁집의 하인들이 살았을 것으로 보이는 초가. 주변으로는 꽤 오래 묵은 듯한 나무들이 서 있어, 이 집의 역사를 가늠할 수가 있다. 초가는 ㄷ 자 형으로 되었다. 앞으로 사랑채를 놓고, 그 중간에 대문을 내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ㄴ 자의 꺾인 부분에 대청을 두고, 양편으로 방과 부엌을 드렸다.
 
이 초가는 일반적인 초가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꾸며졌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양편에 방에 불을 때기가 편하도록 깊게 골을 파서 연결하였다. 한 사람이 양편에 불을 한꺼번에 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아궁이의 형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안으로 들어가면 양편으로는 방을 드렸다. 아마도 초가의 사랑으로 사용을 한 듯하다.
 
 
 
 
이 초가에 살던 사람들이 신분이 낮았으니, 아랫사람을 두고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보면, 양편의 방을 일꾼들이 사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 밖으로는 툇마루를 놓아 주변 경관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안채의 특이한 구성, 머슴들이 생활한 집인가?
 
사랑채에 비해 안채는 간결하게 꾸며졌다. 사랑채에 붙여 ㄱ 자로 지은 안채는 작은 방 하나를 놓고 부엌과 안방을 드렸다. 안방은 뒤로 물려 앞을 마루를 놓았으며, 꺾인 부분에는 넓은 대청을 놓았다. 그리고 건넌방을 드렸다. 이런 구조로 볼 때 이 초가에는 주로 일을 하는 머슴들 위주로 살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일반적인 중부지방의 초가와 다름이 없지만, 그 집의 구성으로 볼 때는 상당히 특이한 형태인 초가. 부엌 뒤편으로는 장독을 놓았으며, 사랑채를 맞물려 안채의 뒤편으로 연결이 될 수 있도록 담장을 둘렀다.
 
 
 
 
사람이 사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재신이나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집의 형태. 그런 집들을 돌아보면서 참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신분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7월 17일에 찾아간 남양주시 평내동의 궁집. 그곳에는 또 다른 신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출처 : http://rja49.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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