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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문화 콘텐츠 복원 성과와 향후 전망
15-07-06 14:06

조선시대 궁궐과 종묘, 사직은 전통시대 국가의 상징이자 정치, 문화의 중심이었다. 일제강점기 훼손된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이 19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후 30여 년을 지나오면서 외형적으로는 19세기 말엽의 모습을 갖추어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 문화자원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된 ‘조선시대 궁성문 개폐 및 수문장 교대의식’, ‘세종대왕 즉위식’ 등 의례형 재현 행사는 이후 궁중조회 상참의, 숙종 인현왕후 가례의, 궁중연향인 숙종대 기로연 및 영조 오순어연례, 고종 진찬연, 경회루 연향을 비롯하여 대사례의, 왕가의 산책, 왕세자 교육인 회강, 국가제사인 종묘대제의 봉행 및 묘현의례 등 참여형 문화 이벤트들이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되었다. 또한 첩종(疊鐘, 군사조련), 창덕궁 달빛기행, 궁중다례재현 및 장고지 체험행사 등 파생상품도 발굴되었다. 그러나 행사 초창기 역사 및 문화재학계 고증전문가의 부족, 예산문제, 기록화와 관련 자료의 미 발굴 등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이는 정치, 사상사 중심으로 진행된 역사연구로 실생활에 복원 가능한 자료의 부족이 낳은 결과이며 궁궐 건축의 복원이라는 거대 사업의 수행만으로도 벅차 고궁을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할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조선시대 국가의례 복원으로 궁궐을 문화, 관광, 교육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이 분야 연구자들은 물론 인반인들이 관심을 갖게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의궤와 기록화 등 자료의 발굴과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논문과 단행본들이 출간되어 재현사업 활성화 기반을 축적하는 데 기여하였다.

1. 〈왕세자탄강진하도병王世子誕降陳賀圖屛〉 진본채색,  137×56cm, 1874년, 국립고궁박물관 2. 〈명묘조서총대시예도明廟朝瑞蔥臺試藝圖〉 지본채색,  27.6×39.8cm, 1541년경, 홍익대박물관 3. 〈기사계첩耆社契帖 중 기사사연도〉 견본채색,  43.9×67.6cm, 1719년, 삼성미술관리움궁중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주요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중세예사상연구(이범직, 1991)』, 『조선시대 양로연의와 어연의례의 연구(문화재관리국・국민대한국학연구소, 1997)』, 『조선시대의 어가행렬(백영자, 1997)』, 『조선조 궁중의례와 음악(이재숙 외, 1998)』, 『조선시대 궁중기록화연구(박정혜, 2000)』, 『조선시대 기로정책연구(박상환, 2000)』, 『조선시대 진연진찬진하병풍(국악원, 2000)』, 『조선시대연회도, 국악원, 2000)』 등 기본연구서들이다. 이후 심화연구가 진행되어 『조선시대 궁중연향과 여악연구(김종수, 2001)』, 『조선의 왕세자 교육(김문식 외, 2003)』, 『조선후기 궁중연향문화1-3(한국학중앙연구원, 2003-2005)』, 『조선왕조의 의궤(한영우, 2005)』, 『조선왕실의궤(신병주, 2007)』, 『조선시대 연향과 의례(국립박물관, 2009)』, 『조선시대 궁중행사도1-3(국립박물관, 2010)』, 『조선왕조 의궤의 현황과 전망(국립박물관, 2012)』, 『왕과 국가의 회화(박정혜 외, 2011)』, 『조선 궁궐의 그림(박정혜 외, 2012)』, 『조선의 궁중잔치, 연향(고궁박물관, 2013)』, 『즉위식, 국왕의 탄생(김지영 외, 2013)』, 『궁중연향도의 탄생(안태욱, 2014)』 등 단행본들이다. 이외에도 문화재재단의 의례재현 고증자료집인 『1892년 고종대 진찬의 연구(2005)』, 『영조대 대사례의 연구고증(2006)』, 『숙종 기로연 연구고증(2009)』, 『영조 오순 어연례(2009)』 등이 출간되어 조선시대 궁궐을 배경으로 한 다양환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지난 10여 년간 복원된 궁중문화 콘텐츠는 ‘국가제사’, ‘즉위’, ‘연향’, ‘대사례’, ‘다례’, ‘왕세자교육’, ‘왕실혼례’ 등 다소 체계적이지 못하고 제한적이라 조선의 궁중문화 전반을 파악하기 곤란하다. 조선은 성리학을 국시로 건국된 관계로 국가 운영이 오례의인 길례(吉禮), 가례(嘉禮), 빈례(賓禮), 군례(軍禮), 흉례(凶禮)에 따라 진행되었다. 국조오례의에는 기고사직의(祈告社稷儀 ), 배릉의(拜陵儀) 등 길례의 국가제사 관련 56종, 조참의(朝參儀), 양로연의(養老宴儀), 즉위, 조참, 책봉 등 가례 49종, 연조정사의(宴朝廷使儀), 수인국서폐의(受隣國書弊儀) 등 국빈을 맞이하는 빈례 6종, 대열의(大閱儀, 군사점검), 사우사단의(射于射壇儀, 활쏘기), 나례 등 군례 7종, 성복의(成服儀), 국휼고명(國恤顧命) 등 본국 및 이웃나라의 국장에 관한 흉례 55종 등 총 173종의 국가행사가 확인된다.
이는 현재까지 복원된 20여 종의 행사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콘텐츠로 기록 원전에 대한 체계적인 재해석을 통해 오늘의 궁궐에 맞게 재현해 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지금까지 복원된 행사만으로도 궁중문화의 역사성, 다양성, 상품성 등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으나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전통시대 국가행사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토대로 단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복원해가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아울러 궁중문화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 제고를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국가제사’, ‘즉위’, ‘연향’, ‘국혼’, ‘책봉’, ‘묘현례’, ‘국장’, ‘왕세자교육’ 등 콘텐츠를 『알기 쉬운 궁중문화(가제)』로 발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 또한 박사 후 연구 과제로 추진 중인 ‘조선시대 궁중기록화와 국가행사’의 연구를 통해 궁중 문화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성리학적 이상 국가를 실현하고자 한 조선의 문화전통을 복원해 내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문화재의 활용을 논하는 관점에서 궁중문화 외에도 ‘민속문화’, ‘불교문화’, ‘전통공예’, ‘전통음식’, ‘전통예능’, ‘역사기록’, ‘동산문화재’ 등을 융복합한 단기 및 중장기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균형있고 내실있는 활용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국문화재재단     - 글 안태욱 경영지원실장, 문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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