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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이야기
15-06-14 17:33

선화 꽃의 유래에 대해서 이와같은 전설이 <경기도 안성 지방>에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 경기도 안성 어느 곳에 효동이라는 한 영리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효동이 어머니가 죽어서 그의 아버지는 계모를 얻었다.  계모는 전처의 아들인 효동을 구박하기가 일쑤였다.  그러자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이제 남은 식구라고는 계모와 효동이 둘 뿐이었다.  계모는 효동에게 어려운 일만 시키고 구박을 했다.  어느 날 효동은 계모가 시키는 대로 나무를 하러 지게를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효동이 나무를 한 지게 해 가지고 산을 한참 내려오다가 생각하니 그만 도끼를 놓고 온 것이다.  그래서 효동은 다시 나무를 하던 곳으로 올라가서 도끼를 찾아보았으나 아무리 찾아도 도끼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에 날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배는 고파오고 무섭기 짝이 없었다.  이 때 어디선가 한 줄기의 바람이 휙 불더니 한 백발 노인이 나타났다.  「나는 봉선(鳳仙)이라는 선인(仙人)이다.  그런데 너는 무슨 일로 이곳에서 밤이 늦도록 울고 있느냐?」 하고, 효동에게 물었다.  효동은 봉선이란 선인에게 무릎을 꿇고서 「저는 그만 도끼를 잃어 버려서 오도가도 못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도끼를 찾을 방도가 없습니까?」하고 애원을 했다. 
 
봉선 선인은 효동의 처지를 측은히 여기고 「우선 배가 고플 터이니 이것을 먹어라.  도끼는 내가 찾아 줄 것이니 안심을 하거라.」하며, 품에서 커다란 떡을 한 개 내어 주었다.  효동은 그 떡을 받아 한 입 먹어보니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었다.  효동은 그 떡을 다 먹고나서 선인에게 「배가 아직 부르지 않아 떡 한개를 더 먹고 싶습니다.」하니 「지금 내가 갖고 나온 게 이것밖에 없으니 더 먹고 싶으면 우리 집까지 같이 가도록 하자.」하여 효동은 도끼도 찾고 떡도 더 먹고 싶은 욕심에 그 선인을 따라 갔다.
 
선인은 어느 높은 산으로 효동을 데리고 날아가더니 그곳에서 커다란 항아리를 보고 「저것이 내가 사는 집이다.」하곤, 껄껄 웃는 것이었다.  「그럼 저 항아리속에서 사십니까?」하고, 효동이 의아해 하니 「그렇다.  어디 같이 들어가보자.」  선인은 효동을 데리고 항아리속으로 들어갔다.  항아리속으로 들어가보니 그 속엔 커다란 기와집이 한채 있고 큰 호수가 있었다.  효동은 그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효동은 자기 집이 그리워졌다.  효동은 선인에게 「사실 그 동안 즐거웠습니다.  이젠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하고, 인사를 하니 「어 그렇군.  이 곳에선 며칠이 되지 않았지만 바깥 세상이야 벌써 이십 년의 세월이 흘렀을 테니깐......」하는 것이다.  효동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선인에게 「며칠밖에 되질 않았는데 이십 년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하고, 물었다.  선인은 「이 곳에서의 하루는 인간 세계에서의 다섯 해를 뜻한다.  그러니 나흘이 지났으니 인간 세계에선 이십년의 세월이 흐른 게 아닌가.」하였다.
 
효동은 그 말을 듣고 이 곳에 와서 놀고 가는 것이 후회가 되었다.  선인은 효동에게 「자, 이 도끼를 가져가거라.  그리고 이것은 선물이니 이 꽃씨를 가져가거라.」하고는 조그마한 봉투와 도끼를 내 주었다.  효동은 그것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들고 항아리에서 나와서 산을 내려왔다.  효동이 산에서 내래와보니 인간 세계엔 모든 것이 변해있었다.  우선 집으로 갔다.  집에는 아무도 없고 잡초만이 무성했다.  그리고 동리에는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효동이 마을 사람에게 「저 집에 살고 있던 효동이의 계모는 어디로 갔습니까?」하고, 물으니 그 사람은 효동의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다가 「네가 효동의 아들이냐?  얼굴이 똑같이 생겼군 그래.  난 너의 아버지의 친구란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어릴때의 친구였다.  그러나 효동은 어릴 때 그대로의 얼굴이었다.  효동은 「이 사람아, 바로 내가 효동일세.  반갑네.」하고, 손을 내미니  「아니, 이녀석이 누구에게 함부로 손을 내미는 것이냐!  대가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놈이.」하고는 역정을 냈다.  그래서 효동은 그 친구에게 이제까지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그 친구는 모든 사실을 알았다는 듯이 「자네 계모는 몇 해 전에 세상을 떠났네.  병들어 죽었지, 사람이란 마음을 잘 써야지.」하는 것이었다.
 
효동은 계모의 무덤에 가서 조의를 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선인에게 받은 꽃씨를 앞 뜰에다 심었다.  이듬해 봄, 꽃씨는 싹이 터서 한 떨기의 꽃이 피었다.  이제껏 이런 꽃을 보지못한 마을 사람들은 그 꽃 이름을 알 턱이 없었다.  그래서 효동은 그 꽃씨를 봉선(鳳仙) 선인(仙人)에게 받았다 하여 봉선화(鳳仙花)라고 이름을 지었다."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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