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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인(柏子仁) (측백나무 열매) 이야기
15-06-14 18:26

 
눈에 갇힌 노부부 `측백나무' 열매 먹고 잠들어 노인 불면증 및 虛汗 .변비에도 효과 
자식이 없는 늙은 부부가 선조들의 묘를 지키면서 묘 부근의 오두막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낮에는 마을에 가서 먹을 것을 동냥하고, 해가 지면 오두막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매일의 생활이었다.
 
노부부가 가진 것은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낡은 오두막뿐이었다. 선조 대대로 묘 부근에는 버드나무 굵기 만한 측백나무가 수십그루 자라고 있었다. 가을이 되면 측백나무의 잎과 열매가 많이 떨어졌다. 노부부는 그것을 모아서 오두막 주위에 쌓아 두었다. 그래서 겨울에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취사용으로도 사용했다. 어느 해 겨울, 눈이 내리기 시작해 사방이 은세계로 변했다. 오두막이 눈에 묻힐 정도였지만 다행히도 오두막은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눈에 관계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폭설 때문에 길거리에는 사람의 그림자조차 없었으며, 노부부는 마을에 동냥하러 갈 수가 없었다. 단지 눈이 내리는 것이 멈추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러나 배가 고파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두사람은 눈을 녹여서 물을 마실 수는 있었지만, 배고픔은 참지 못했다. 마을까지는 2Km 정도 떨어져 있었으므로 폭설로 인해 꼼짝 할 수가 없었다. 두사람은 오두막에서 여러 가지 궁리를 하면서 잠을 잘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아침이 되어 할머니가 창문 밖을 내다보니 참새와 산새들이 눈 속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먹고 있었다. 할머니의 머리 속에 측백나무의 열매가 떠올랐다. 새들은 측백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할아버지에게 측백나무의 열매를 보여 주었다.
 
새들이 먹는다면 사람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두사람은 구석에 쌓아둔 측백나무의 열매를 모아서 막대기로 빻아 종자를 빼냈다. 불을 지펴서 종자를 끓였더니 소나무의 향기가 났다.
두사람은 그것을 먹은 후 잠들었고 다음날 오후에 깨어났다. 정말로 기분좋은 잠이었다. 그날도 두사람은 측백나무의 열매를 끓여서 먹었고 하루 반 동안 실컷 잤다. 그러는 동안 밖에는 햇빛이 나서 눈이 녹기 시작했다. 두사람은 그것도 모르고 잠만 잤던 것이다.
 
4일째가 되자 사람들이 다닐 수가 있게 되었다. 노부부의 조카 두사람은 걱정이 되어 찾아왔지만 부부는 잠을 자고 있었다. 조카는 노부부를 깨워서 영문을 물어 보았다. 그리고 노부부가 걱정이 되어서 쌀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부부는 측백나무의 열매를 먹고 실컷 잤다고 말했다. 조카는 자신의 아버지도 잠을 잘 자지 못했기 때문에 측백나무의 열매를 조금 얻어 가지고 가서 아버지에게 먹게 했다. 그랬더니 아침까지 편안하게 잠을 잤다.
 
그후 불면증 노인에게 측백나무 열매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온 마을에 전해지게 됐다. 그 소문을 들은 의사들이 시험해 본 결과, 불면증에 효과가 있을 뿐만이 아니라 心血不足에 의한 虛汗, 腸의 津液不足에 의한 便秘에도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후 오랜 기간의 임상실험의 결과로 측백나무 열매는 한약으로 사용하게 됐으며, 그 이름을 `柏子仁'이라고 부르게 됐다. 
측백나무는 예부터 신선이 되는 나무로 알려져 귀하게 대접받던 나무다.
 
사당이나 묘지, 절간, 정원 등에 즐겨 심었는데 특히 중국 사람한테 사랑 받았다. 측백나무 잎이나 열매를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몇 백 년을 살았다는 얘기가 많이 전해진다. 
옛날 진나라 궁녀가 산으로 도망쳐서 선인이 가르쳐 주는 대로 소나무와 측백나무 잎만 먹고살았더니 추위와 더위를 모르게 되었을 뿐 아니라 온몸에 털이 난 채로 2백년 이상을 살았다고 한다.
 
또, 적송자(赤松子)라는 사람이 측백나무 씨를 먹었는데 빠졌던 이가 다시 나왔다고 했으며, 백엽선인은 측백나무 잎과 열매를 8년 동안 먹었더니 몸이 불덩이처럼 되고 종기가 온몸에 돋았다가 깨끗이 나았는데 그 뒤로 몸이 가벼워지고 얼굴에서 빛이 나며 결국 신선이 되어 우화등선(羽化登仙)했다고 했다.
 
측백나무에는 무덤 속의 시신에 생기는 벌레를 죽이는 힘이 있다. 좋은 자리에 묻힌 시신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지만 나쁜 자리에 묻힌 시신에는 진딧물을 닮은 자잘한 벌레가 생겨 시신을 갉아먹는데, 이 벌레를 염라충이라고 부른다.
측백나무를 묘지 옆에 심으면 시신에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측백나무 잎을 쪄서 말리기를 아홉 번 거듭하여 가루를 만들어 오래 먹으면 온갖 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다. 몸에서 나쁜 냄새가 없어지고 향내가 나며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고 이빨과 뼈가 튼튼해져서 오래 산다. 부인들의 하혈이나 피오줌, 대장이나 직장의 출혈에도 구증구포한 측백 잎이 효과가 크다. 간암이나 간경화 등으로 복수가 찰 때에는 아홉 번 쪄서 말린 측백 잎을 달여서 오소리 쓸개와 함께 복용하면 복수가 빠지고 소변이 잘 나오게 된다. 구증구포한 측백 잎을 늘 복용하면 고혈압과 중풍을 예방할 수 있고, 몸이 튼튼해지며 불면증, 신경쇠약 등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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