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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설화(開眼說話),앞을 볼 수 없던 사람이 어떤 일을 계기로 눈을 떴다는 내용의 설화...
15-05-28 20:07

 
앞을 볼 수 없던 사람이 어떤 일을 계기로 눈을 떴다는 내용의 설화. 이 설화에는 효녀자기희생형(孝女自己犧牲型), 산삼동자형(山蔘童子型), 쫓겨난 여인 발복형(發福型), 지렁이 고기를 먹고 눈 뜬 시어머니형 등 네 가지 유형이 있다.
 
효녀자기희생형 개안설화는, 가난한 효녀가 많은 공양미를 부처님에게 바치고 축원하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중국 뱃사람에게 자기 몸을 팔아 공양미를 바쳤더니, 뒤에 효녀는 중국 황제의 황후가 되고, 아버지는 눈을 떴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자기 몸을 팔아 공양미를 바치고 소원을 비는 효녀의 효성에 감동한 부처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심청전과도 관련된다. 이 설화에는 효성과 함께 불력의 신비성이 강조되어 있는데, 불력에 의한 개안은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천수대비가 千手大悲歌와 관련된 설화에도 나타난다.
 
산삼동자형 개안설화는, 중병에 걸린 아버지의 병을 낳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아들을 삶아 아버지에게 드린 한 효자가 눈이 어두워져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 죽은 아들이 돌아와 인사하자 반가움에 눈을 떴는데, 알고 보니 먼저 삶은 것은 아들이 아니라 산삼이었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산삼동자형 효행설화와 결합되어 있는데, 개안이 효행에 따른 이적으로 처리되었다. 쫓겨난 여인 발복형 개안설화는, 누구의 덕에 먹고사느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자기 덕에 산다고 대답한 딸이 쫓겨나 고생하다가, 부자가 된 뒤에 맹인 잔치를 열어 맹인이 되어 걸식하는 아버지를 만나 눈을 씻겨 드리니 그 아버지가 눈을 떴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쫓겨난 여인 발복형 설화의 유형에 개안 단락이 첨가된 것이다.지렁이 고기를 먹고 눈 뜬 시어머니형 개안설화는, 가난한 며느리가 남편 출타 중 장님인 시어머니에게 드릴 것이 없어 지렁이를 잡아 조리해 드렸는데, 아들이 오자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봉양을 잘한 며느리를 칭찬하며 며느리가 해 준 고기를 보였더니, 아들이 그것은 지렁이라고 소리치자 장님 어머니가 그 말에 놀라서 눈을 떴다는 내용이다.
지렁이를 먹고 눈을 뜬 것은 지렁이가 약용으로 쓰이는 동물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렁이가 달동물(lunar­animal)’로 생생력(生生力)을 가진 것으로 상징되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어머니를 잘 봉양하라고 준 돈은 다 써버리고, 눈먼 시어머니에게 지렁이를 잡아 드린 며느리가 벼락을 맞아 두더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며느리가 눈먼 시어머니에게 드린 것은 똑같은 지렁이이지만, 그것이 효심의 발로인가 아닌가에 따라 그 결말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이처럼 개안설화는 그 밑바탕에 효가 뒷받침되어 있어, 효행에 따른 이적으로 개안이 일어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어 있으며, 개안은 생사를 모르거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식을 만남에 따른 인간적 경이나, 징그러운 지렁이를 자기가 먹었다는 놀라움이 계기가 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심청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 개안설화는 밝음과 어둠처럼 극한적인 상황일지라도, 그것이 변하지 않고 항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서로 교체되어 순환될 수 있다고 믿는 민간의 순환사고(循環思考)를 바탕으로 하여 형상화된 것이다.
 
참고문헌韓國民間傳說集(崔常壽, 通文館, 1958), 關北地方巫歌(任晳宰·張籌根, 文化財管理局, 1965), 韓國民譚(任東權, 瑞文堂, 1972), 全北民譚(崔來沃, 螢雪出版社, 1979), 沈淸傳硏究(崔雲植, 集文堂, 1982),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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