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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仙鶴)이 선초(仙草)를 보냈구나 선학초(仙鶴草) (짚신나물) 이야기
15-06-15 16:05

 
옛날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로 가던 두 친구가 있었다.  
두 사람은 과거 날짜를 놓칠까 염려하여 쉬지 않고 여러 날을 빨리 걸었다.
둘 다 심하게 지쳤지만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런 중에 한 친구에게 병이 났다. 갑자기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며 코와 입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멈추지 않았다.
 
주변은 황막한 벌판이어서 약을 구할 수가 없었다.
“물, 물 좀 줘.”
“여긴 황량한 모래벌판이라서 물이 없네. 조금만 참게.”  
바로 그때 하늘을 가르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두루미 한 마리가 날아왔다.
피를 흘리던 친구가 두루미를 향해 팔을 벌리며 소리쳤다.
“두루미야, 제발 나를 태워서 마을로 좀 데려다 줘.”
두루미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입에 물고 있던 풀을 떨어뜨리고 가자 친구는 그 풀을 주워 아픈 친구에게 주었다.
 
“이 풀을 주고 가는군. 목이 마르다니 이것으로 목을 축이게.”
피를 흘리던 친구는 그 풀을 받아서 입에 넣고 씹어 먹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곧 코와 입에서 나오던 피가 멎었다.  
두 친구는 얼싸안고 기뻐했다.
“선학(仙鶴)이 선초(仙草)를 보냈구나.”
 
두 친구는 간신히 과거 날짜에 서울에 도착하여 과거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나란히 급제를 했다.
여러 해가 지난 뒤에 두 사람은 우연히 길가에서 마주쳤다. 두 사람은 주막집에 가서 늦도록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보게, 우리가 과거 보러 갈 때 고생했던 일 기억 나나?”
“그걸 누가 잊겠는가. 그때 자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죽었을 걸세.”
“아니야, 그때 자네를 구해 준 건 두루미였어.”
“그래, 그런데 그때 두루미가 준 풀이 무슨 풀이었을까?”
“몰라.” “나는 그 약초를 꼭 찾고 싶네. 그것이 많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두 사람은 그 풀의 생김새를 그림으로 그려 여러 사람에게 찾아오도록 부탁했다.
 
부탁을 받은 사람들은 몇 년을 산과 들을 헤맨 뒤에야 마침내 그 풀을 찾아왔다.
그 풀의 잎은 깃털 모양이고 여름철에 노란 꽃이 피었다. 의원에게 그 풀의 이름을 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약초를 준 두루미를 기념하기 위해 그 풀을 선학초라 이름 지었다.
그 뒤로 사람들은 피를 멎게 하는 약으로 선학초를 널리 쓰게 되었다.
 
이름이 짚신나물이 된 것은 그 갈고리털 때문이었다.
짚신나물 꽃이 질 무렵 그 옆을 지나치면 갈고리털 덕택에 바지나 신발끈에 열매가 다닥 다닥 붙게 된다.
 
옛날에 사람들이 신고 다녔던 짚신에는 훨씬 더 잘 붙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 발걸음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지 자신의 씨앗이 퍼져나갈 수 있으니까 짚신나물은 그야말로 짚신 덕을 톡톡히 봤던 셈이다.
요즘도 잘 살펴보면 짚신나물은 꼭 사람들이 잘 다니는 길 주변에서 주로 자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약용작물종자 종합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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