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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산신당신화
15-09-15 18:52
다자구 할머니를 여성 신격으로 모신 충청북도 단양군 용부원리를
 중심으로 전승되는 신화다
 
 
이 신화는
충청북도 단양에서 경상북도 풍기와 안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죽령과 연계하여 전승된다.
죽령은
높이가 689m이며, 죽령재 또는 대재라고도
 한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권2
「신라본기2」에는 신라 제8대 왕인 아달라이사금 5년(158년)에
고개가 생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1910년대까지도
경북 동북 지방의 여러 고을들에서 서울을 오갈 때
이 고개를 이용하였다.
죽령은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로와 백두대간을
대표하는 큰 고개다.
1941년 죽령터널(철도) 개통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도로 터널이 개통되어 지금은
옛길이 되었다.
이곳 죽령에서는
 해마다 음력 3월과 9월 두 차례 정기적으로 날을 정해 마을 옆 당산에
위치한 죽령산신당(竹嶺山神堂)에서 산신제를 지낸다.
 
기원의 대상 신격은
죽령산신, 곧 다자구 할머니다. 죽령산신제와 관련한 최초의 기록은
『태종실록(太宗實錄)』에 나온다.
 
141년(태종 14년) 8월
신유(辛酉)에 나라의 사전체계(祀典體系)를 정비하면서 국행의례로서
죽령산(竹嶺山)이 소사(小祀)에 등재되었다.
 
용부원리 마을에는
산신제 축문, 홀기들이 보존되어 있다.
 
 
 
신화의 내용​
죽령 일대에는 도적 떼 소굴이 곳곳에 있어
지나가는 행인을 상대로 도적질하고 심지어는 공납물조차 노략질을 당하는
일도 있어서 단양군수가 곤경에 처했다.
그때 한 할머니가 나타나서
도둑을 잡을 수 있는 묘안이 있으니 인근 군에서 군사들을 지원받아 도적 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단양군수에게 청하였다.
 단양군수가
할머니의 말에 따라가까운 풍기, 영춘, 청풍의 수령에게
 도움을 청하여 군사를 지원받아 매복시켰다.
할머니가 ‘다자구야!’ 외치면
도적 떼가 잠을 자고 있는 신호요, ‘들자구야!’ 외치면 도적 떼가
자지 않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신호로 알라는 묘책을 내놓고는
 도적 소굴 근처에서
“다자구야, 들자구야!” 하며 외치고 다녔다.
도적 떼가 웬 소리냐고 묻자
할머니가 말하기를 “나에게 아들이 둘이 있는데
큰아이는 다자구요 작은 아들은 들자구인데, 작은 아들이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 찾아다닌다.”라고 하니,
 도적들이
의심하지 않고 도적 소굴에 같이 머물게 하였다.
 어느 날 두목의 생일을 맞아
밤이 깊도록 술을 마신 도적들이 취해서 곤히 잠들자 할머니는 “다자구야!”
하고 외쳤고, 매복해 있던 군사들이 한순간에 도적 떼를 잡았다.
 
한편, 궁중에서는
이 소식을 듣고 보상 하고자 할머니를 찾았지만
결국 못 찾았다.
어느 날 임금의 꿈에
할머니가 나타나 연을 띄워 연이 떨어진 곳이 내가 자리 잡을
곳이라고 알려 준다.
그곳이
지금의 죽령산신당 자리이다.
 그 후 다자구 할머니는
신으로서 영험함을 보이고, 점차 지역민들은 신앙 대상인 죽령산신으로
모시게 되었다.
 
<죽령산신당신화>는
죽령산신이 도적을 물리치는 무용담과 죽령산신당이
만들어지는 유래를 설명하는 유래담,
 그리고
산신으로 좌정한 이후에 보여 주는 신이담(神異談)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 신화는
죽령 일대의 한 노파가 신이 되었음을 증명하고, 죽령산신당과 산신제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어 신화적 성격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제의의 주체자인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 마을 주민들은 죽령산신과 산신제의
신성성을 지속적으로 보여 준다.
 곧, 신이담을 통해 신성성을 확보한
이 신화는 죽령산신인 다자구 할머니의 신통력이 뛰어남을 증명하고,
 잘 위하면 복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변이가 일어난다.
더불어
이 신화는 죽령국행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죽령국행제는 죽령의 수호신이자 인격신인
‘다자구 할머니’를 의례 대상 신격으로 삼아 국가 차원에서 봄가을로 향(香)과
축(祝)을 내려 행하던 전통 의례를 말한다
. 조선 태종 연간에
국가의 사전(祀典)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죽령산이
소사(小祀)로 등재되었고,
 
세종 연간에
제장이 새로이 정비되면서 국행의례로 체계를 갖추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엄격하게는 조선 이래로 특히 일제강점기,
 6․25전쟁, 새마을운동 같은 격동의 근․현대를 거치면서 당대의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여 전승되고 있다.
 또, 무속인들과
부녀층도 암암리에 산신당에 와서 다자구 할머니에 대한 비손
행위를 한다.
 
 
죽령산신이 부여받은
국가수호신의 종교적 상징성은 <죽령산신당신화>에서
비롯된다.
 
죽령고개에 좌정해 있던
여신이 할머니로 현신해 도적의 피해와 이에 따른 고통을 지혜롭게 해결하여
그 신성성을 드러내고 공동체 제의의 신체(神體)로 자리 잡는 여신신화다.
다자구 할머니는
죽령산신제에서 모셔지는 산신(山神)이면서
여신(女神)이다.
 
이 신화 속에서
다자구 할머니는 수호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지역민들이 겪는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해 주지만, 일반적인 여성신화와 달리 농신(農神)의
요소나 거인의 형상을 하지 않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죽령전설이
 여신좌정담으로 발전한 사례이다.
 
<죽령산신당신화>는
국행제 또는 산신제를 통한 공동체 신앙과 결부되어 있으며, 개인이나
지역의 수호신으로 좌정하게 된 내력담(來歷談)으로 이용되고 있다.
곧 전승되는
제의의 현장인 신당(神堂)의 유래를 설명해
주고 있다.
큰 산이나 큰 고개에 결부된
 여신의 실체가 재미있는 ‘다자구 덜자구’라는 노래로 도적 집단을 소탕함으로써
지역과 국가의 공감을 동시에 획득하는 여성 영웅담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다자구 할머니는
죽령 인근의 <온달> 전설, <석문마고> 전설, <부석사선묘> 전설에 나오는
온달누이, 마고할미, 선묘와 같은 여신 계보를 잇고 있다.
 
출처
단양군 민속조사 보고서(김영진, 단양문화원, 1992),
 민담민요집(충청북도, 1984), 민속지(충청북도, 1989), 전설지(충청북도, 1982),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1) 3-3, 32.
[출처] 죽령산신당신화 |작성자 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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