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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포황) 이야기
15-06-13 13:08

아주 옛날 어느 외딴섬에 토끼 한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토끼의 소원은 육지에 한번 가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육지에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토끼는 궁리하던 끝에 바닷가에 나가 악어를 불렀다. 이에 악어가 나오자 토끼는 이렇게 말했다. 
"얘, 악어야! 너는 친구들이 몇이나 되니?"  
그러자 악어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대꾸했다. "아주 많단다. 저 물속에 내친구들이 아주 많아" 이렇게 시작한 악어와 토끼의 대화는 급기야는 서로의 친구가 많다고 시비가 붙어 토끼는 악어에게 친구를 더 많이 부르는 쪽이 이기면 진쪽은 이긴 쪽에서 해달라는 것을 다 해주는 것으로 제안을 했다.
 
물론 악어도 동의하였지만 어떻게 셀 수 있을지를 묻자 토끼는 "아주 쉬운방법이 있어. 우선 네가 네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으도록 해. 그런 다음 이 섬에서 저쪽에 있는 육지까지 한 줄로 나란히 바다 위에 떠 있는거야. 그러면 내가 하나씩 수를 세고 그런 다음에 다시 네가 내 친구들을 세면 되지 않겠니?"
 
결국 악어는 승락하고 바닷속에 들어가 친구들을 불러 모아 토끼가 시킨대로 친구들을 바다 위에 일렬로 늘어서게 했다. 
그러자 섬과 육지 사이에는 다리가 놓은 것처럼 되었다. 
그리고 토끼는 일렬로 늘어선 악어 위를 깡충깡충 건너 뛰며 수를 세었다. 이윽고 토끼는 악어의 등을 깡충깡충 뛰어 육지로 건너갔다. 
그러더니 악어를 비웃으며 달아나 버렸다. 토끼에게 깜박 속은 악어는 분에 못이겨 이를 으드득 갈았다. 그리고는 토끼를 쫓아가 잡으려고 했으나 악어의 느린 걸음으로는 도저히 토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육지로 건너온 토끼는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잘 먹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고 있던 토끼는 악어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악어에게 용서를 빌었지만 속은 것이 너무 억울한 나머지 토끼에게 속은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토끼의 온몸을 마구 물어뜯었다.
 
토끼의 온몸에서는 피가 흘렀고, 온몸이 상처 투성이가 되었다. 토끼는 가까스로 악어에게서 빠져나와 어느 들판으로 가서 숨을 몰아쉬며 드러누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죽을 것만 같았다.
 
이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신이 토끼의 비참한 모습을 발견하고는 토끼에게 다가가 묻자 토끼는 전후 사정을 사실대로 말하고는 구원을 요청했다.
 
신은 토끼의 행동이 괘씸했지만 한편으로는 불쌍한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네 소행은 괘쌤하다만 불쌍해서 살려주겠다. 여기서 저쪽으로 조금만 가면 연못이 있는데 그 연못가에 솜 같은 열매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따서 모아 상처난 곳에 바르고 있으면 피도 멈추고 상처도 아물 것이다" 신은 그렇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 버렸다.
 
토끼는 신이 일러 준 곳으로 가보았다. 과연 연못이 있었고, 그 연못가에는 솜같은 열매가 많이 있었다. 토끼는 그 솜같은 열매들을 따서 상처난 곳에 바르고는 며칠을 보냈다. 그러자 놀랍게도 피도 멈추고 상처도 아물었다. 
뿐만 아니라 악어에 의해 뽑힌 털도 다시 나게 되어 전과 같은 몸이 되었다. 
그런데 이때 토끼가 약으로 사용한 풀이 다름아닌 포황(蒲黃:부들꽃)이었다고 한다. 어쨋든 들이나 연못가 혹은 늪지, 하천변 등에서 자라는 이 풀을 보면 좀 더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또 야외에서 갑자기 상처가 나거나 피가 났을 때에는 이 풀을 이용하면 놀라운 효험을 보게 될 것이다.
                                                                                           출처 : 약용작물종자종합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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