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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雉岳山). 상원사(上院寺)의 전설
15-09-15 21:55

강원도 
영동 어느 마을에 한 젊은이가 있었는데, 그는
 활 잘 쏘기로 유명하였다.

 그는 어느 해 큰 뜻을 이루어 보고자 
활통을 메고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하여 길을 떠났다.그리하여 몇 며칠을 걷기 시작하여, 산을 넘고 물을 건느며, 밤이 되면 나무 아래에서 혹은 절간에서 또는 길가에서 자기도 하였다. 하루는 그가 원주 적악산(赤岳山) 중에서 길을 가는데, 어디서 무엇인지 신음하는 소리가 들리므로 이상히 여겨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까, 그 소리가 자기 옆 나무 밑에서 나고 있었다. 그리하여 가까이 가 보니 그곳에는 두 마리의 꿩이 가엾게도 큰 뱀에게 전신을 감기어서 방금 입 안으로 들어가려는 판이었다. 이것을 본 그는 재빨리 활에 살을 재어 그 큰 뱀을 보고 쏘니, 그 몸 한 가운데가 맞아 뱀은 죽고 말았다. 그러자 뱀에게 감기어 죽을 뻔하였던 두 마리의 꿩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며 서쪽으로 파드득 하고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젊은이는 또 산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자, 인가를 찾아 헤매다가 간신히 집 한 채를 찾아 들어가니, 그 집 안에서 한 어여쁜 여자가 등불을 들고 나오므로 그는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하였다. 그녀가 쾌히 승낙을 하고 자기 있는 맞은 편 방으로 인도하여 주므로 그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새우기로 하였다. 그런데 보니까 그 집은 자그마한 절로서 앞 뜰 기둥에는 종이 걸려 있었다. 그는 들어눕자 전신이 피곤하여 이내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잠을 자다가 
숨을 잘 쉴 수가 없음을 느끼자 눈을 떠보니, 뜻밖에도 그 여자가 큰 뱀으로 화하여 자기 몸을 친친 감아 붙이고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젊은이에게 "나는 아까 길가에서 너의 화살에 맞아 죽은 뱀의 아내다. 오늘 밤은 네가 나에게 죽을 차례다. 어디 보아라." 하고 곧 잡아 먹으려는 것이었다. 그 때였다. 그 절의 종소리가 땡! 하고 울리었다. 그러자 그 뱀은 그 종소리를 듣더니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만 깜짝 놀라며 아무 소리도 없이 몸을 움추리고 슬며시 자기 몸을 풀어놓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또 종소리가 땡! 하고 울리자 뱀은 어디로인지 달아나고 말았다.(뱀은 쇠소리를 들으면 겁이 나서 움찍을 못한다고 한다.)

 
그 젊은이는 사람이라고는 없는
 이 빈 집에 종이 울리는 것이 더욱 이상하여 밤이 새기를 기다려 새벽녘에 그 종 있는 곳으로 가 보니, 그곳에는 어제 구원하여 준 꿩 두 마리가 주둥이와 뼈가 부러지고 전신에는 피가 묻히어 무참하게도 죽어 있었다. 그 젊은이는 이 꿩의 보은을 보고, 그 꿩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그 근처 좋은 땅에다 그 꿩을 고이 묻어 주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 뒤 서울 가는 것을
 그만두고 그곳에다 길을 닦고 절을 세웠는데, 그 절이 지금의 상원사라고 하며, 
그래서 그는 중이 되어 오랫동안 절을 지키며 꿩의 영혼을 위로하였다고 하는데, 그런 뒤로 이 적악산을 치악산(雉岳山)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출처 : 최상수,
 한국민간전설집, 통문관, 1958, 413-415면. 1936년 1월 강원도 원주군 
원주읍에서 박동필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정리한 것이다.
[출처] 치악산(雉岳山). 상원사(上院寺)의 전설|작성자 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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