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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와 직녀 - 설화
15-09-15 23:37

직녀는
 천제(天帝)의 손녀라고도 전해지며 서왕모(西王母, .)의 
외손녀라고도 전해진다
 
중국의 <산해경>에 따르면,
 그녀는 서쪽 지방의곤륜산에 살고 있다고 한다.
 
 사람 얼굴에
 호랑이 이빨, 표범의 꼬리를 하고 있는
 신인이다
 
. 직녀는 은하(銀河)의 동쪽에 살면서
 베틀 앞에 앉아 신기한 실로 층층이 아름다운 구름을
수놓은 아름다운 베를 짰다.
 
그것은 신기하게도
시간과 계절이 바뀜에 따라 색깔이 달라져 '천의(天衣)'라고 하는데,
이는 하늘을 위해 만든 의상이었다.
 
 하늘도 인간처럼 옷을 입어야 하는데,
 비록 씻은 듯이 깨끗한 푸른 하늘이라지만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직녀 이외에도
다른 여섯 명의 젊은 선녀들이 이러한 일들을 맡아 하고 있었다.
 이 여섯 선녀들은 모두 직녀의 자매들로,
 
 하늘 나라에서 뛰어난
길쌈 솜씨를 지니고 있었지만, 직녀가 그 중에서도
가장 부지런하였다.
 
티 없이 맑고
 야트막한 은하를 사이에 두고 인간 세계가 있었다 그곳에는
견우라는 목동이 살고 있었다.
 
(신의 세계와
인간 세계를 서로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신의 세계의 이상에 다가서고자 한
고대인들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말).
 
그는 어려서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형수의 모진 학대를 받으며 자라게 되었다.
 
나중에 그는
 형수에게 쫓겨나다시피 하여 분가(分家)를 하였는데, 받은 것이라곤
고작 늙은 소 한 마리뿐이었다.
 
견우는 늙은 소 한 마리를 의지하여
가시밭 황무지를 일구어 농사를 짓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한두 해가 지나자
조그만 집도 마련되고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식구라고 해야
말할 줄 모르는 늙은 소를 제외하면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집에 자기 자신뿐이었다.
 
그래서 하루 하루
 지내기가 여간 외롭고 쓸쓸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늙은 소가 갑자기 말문이 트여 사람처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소는, 직녀와 다른 선녀들이
 은하에 목욕하러 올 터이니 목욕하는 틈을 노려 직녀의 옷을 감춰
두면 아내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 주는 것이었다.
 
 견우는 늙은 소가
 말하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소가 일러 준 대로
 따르기로 작정하였다.
 
그는 은밀히 은하로
다가가 갈대가 우거진 숲 속에 숨어 직녀와 다른 선녀들이
목욕하러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과연 직녀와 다른 선녀들이 목욕하기 위해
 은하에 모습을 나타냈다.
 
선녀들은 구름처럼
 가벼운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는 이내 맑은 은하의
 강물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그 순간 파란 수면은
 하얀 연꽃들이 만발한 듯 아름다웠다.
 
이때 견우는 갈대 숲에서
뛰쳐나와 파란 풀로 뒤덮여 있는 강가에 벗어 놓은 옷더미
중에서 직녀의 옷을 몰래 집어 왔다.
 
그 바람에 놀란 선녀들은
 황망히 자신들의 옷을 추스려 입고는 하늘을 나는 새
들처럼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이제 은하에는
옷이 없어 달아날 수 없는 직녀만이 오도카니(넋이 나간 듯이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모양) 남아 있었다. 이때 견우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내 아내가 되어
준다고 약조하면 옷을 돌려 주겠소."
 
직녀는 부끄러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신의 가슴을 기다란 머리카락으로 가리며
 고개를 떨군 채 머리를 끄덕였다.
 
비록 무모하고 거칠게
 나오긴 했지만 매우 용감하게 구애를 한 이 젊은이에게
마음이 끌려 함빡 반하고 만 것이리라.
 
그리하여 직녀는
 늙은 소를 의지하여 살아가는 견우의
 아내가 되었다.
 
둘은 결혼을 하여
어엿한 부부가 되었다.
 
남편은 들에 나가 일을 하고
 아내는 집안에서 열심히 베를 짜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얼마 후 두 부부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두게 되었다.
그들 부부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누가 알았으랴.
뜻하지 않게 지상의 견우가 하늘 나라의 직녀와 함께
 부부가 되어 산다는 소식은 천제와 서왕모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다.
 
 천제와 서왕모는 몹시 진노하였다.
 즉시 천신(天神)을 보내 죄를 추궁하기 위해 직녀를 하늘
나라로 잡아들이도록 엄명을 내렸다.
 
 서왕모는 혹시나 천신이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까 두려운 나머지 그녀 자신이
 직접 내려와 동정을 낱낱이 살폈다
.
직녀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지상에 남겨 두고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이기지 못한 채 천신에게 이끌려 하늘 나라로
붙잡혀 가야만 했다
 
. 견우는 또 어떠한가.
 사랑하는 아내와 느닷없이 생이별을 해야 하는 비통함을
그 어디에다 비길 수 있을까.
 
 그는 즉시 두 어린 아들과 딸을
 바구니에 담고 밤새도록 아내가 사라진
 쪽을 향해 달렸다.
 
 이제 그의 앞에는
그지없이 맑고 야트막한 은하가 있을 뿐이었다.
 
이 은하를 건너기만 하면
 사랑하는 직녀가 끌려간 하늘 나라에 당도할 것이었다.
 
그런데 이건 또 어찌된 일인가.
 지상과 하늘 나라 사이에 가로 놓여 있던 은하가 눈깜짝할 상에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은하는 어느 새 파란 창공(蒼空)에 높이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은하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옮겨지고 말았다
 
(신은 자신의 세계에 들어 오려는
 인간의 행위를 용납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말).
 
 정황을 살피고 있던
서왕모가 신통력을 써서 인간 세계와 하늘 나라 사이에 놓여 있는,
그지없이 맑고 야트막하여 누구든지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이 은하를 하늘 높이
걷어 올려 버렸던 것이다.
 
견우는 하는 수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발을 동동 구르고 가슴을 쳤다.
 
어린 두 아들과
견우 셋은 목놓아 슬피 울었다.
 
그때 외양간에
매여 있던 늙은 소가 다시 말문을
열고 말을 하였다.
 
"견우, 견우!
 나는 이제 곧 죽게 될 거예요.
 
내가 죽거든
 가죽을 벗겨 그것을 걸치십시오.
 
그러면 하늘 나라(天堂)에 갈 수 있을 거예요."
늙은 소는 말을 마치자 이내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소는 인간의 능력으로 이룰 수 없는
소망을 이루기 위한 상상력의 결과로 등장했으며, 서사적 이야기의
해결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견우는 늙은 소의 말대로
 가죽을 벗겨 몸에 걸친 후 두 아들 딸을 멜대에 메고 하늘
 나라로 떠났다.
 
멜대의 양쪽 끝에는
 바구니에 담겨 있는 두 아이들의 무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거름을 퍼 내는 바가지를 넣었다.
 
견우는 하늘로 올라
영롱하게 빛나는 뭇 별들 사이를 마치 바람처럼
 누비고 다녔다
 
. 은하가 저 멀리 바라보였다
. 은하 저 건너편에 있는 직녀가 금세라도 눈앞에 보일 것만 같았다.
견우는 기쁨에 들떠 있었고, 어린 아이들도 고사리 같은
작은 손을 흔들며 기뻐 연방 외쳤다.
 
"엄마, 엄마!"
견우가 은하에 다다라 은하를 막 건너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높은
하늘 위에서 여인의 커다란 손이 불쑥 내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왕모의 손이었다.
그녀는 다급하여 머리에 꽂은 비녀를 얼른 뽑아 은하르
따라 금을 홱 그었다.
 
그러자 맑고 야트막하던
 은하는 거센 물결이 넘실대는 깊은 강인 천하(天河)가
되고 말았다.
 
견우와 아이들은
이렇게 깊은 강을 대하게 되니 비오듯 눈물을 흘릴 뿐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아빠, 거름을 퍼 내는
이 바가지로 은하의 물을 모두 퍼내 버려요."
 
천진스런 어린 딸이
 눈물을 훔치며 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은하의 강물을 모두 퍼내자."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찬 견우는
 조금도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다했다.
 
바가지를 들고
 은하의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견우가 퍼내다 지치면
 어린 두 아들과 딸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버지를 도왔다.
 
 이렇게 끈질기고 깊은
 애정은 마침내 위엄으로 가득 찬 천제와 서왕모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마음을 녹이게 되었다.
 
그래서 매년
음력 7월 7일 칠석날에 한 차례씩 둘이 상봉하는
것을 허락하게 되었다.
 
견우와 직녀가 상봉할 때에는
 수많은 까치들이 날아와 깊은 강물 위에 다리를 놓아 주었다.
 
 이들 부부는
까치들이 놓은 다리 위에서 서로의 애틋한 정을
나누게 되었다.
 
직녀는
견우를 보는 순간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
 
이때 대지 위에는
가랑비가 내리곤 하였다.
 
그러면 부녀자들은,
'직녀 아가씨가 또 재회의 눈물을 흘리는 게로구먼.'하고
입을 모아 이를 동정하였다.
 
(비오는 것과 같은
 자연 현상을 인간의 삶과 관련지어 생각하려 한 고대인의
사고방식의 표현이다.)
 
 
견우 직녀 설화의 기원은,
중국의 「시경(詩經)」에 '견우'와 '직녀'라는 이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떤 학자들은
원래 고대 중국인들이 별자리를 관찰하여 만들어 낸 설화였다가,
후대에 '견우'와 '직녀'라는 설화적 인물이 만들어지면서 이와 같은 이야기가 되었으며,
 어느 정도 이야기의 틀을 갖추게 된 것은 훨씬 후대인 명나라에
가서야 확인된다고 말한다.
 
 이 설화는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어 고구려 고분 벽화의 그림에서도 나타나며 후대에 채록된
백두산 설화 속에서도 발견된다.
 
본래 설화에서는
 중국의 전설적인 임금인 황제(黃帝)의 부인인 누조(累祖)가 누에를
치면서 시작된 양잠업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중국의 한 학자에 의하면
중국의 고대 농경 시기에 곡물신인 견우와 뽕나무 신인 직녀를
두 별의 이름으로 짓게 된 데서 이 설화가
 비롯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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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날 
 
 시기적으로 칠월 칠석이 되면
 두 별(견우성과 직녀성)이 은하수를 가운데 두고 위치가 매우 가까워지는데
이로부터 설화가 생겨났다
 
. 설화 발생은
중국 후한 때 만든 효당산 석실의 삼족오도(三足烏圖)에
직녀성과 견우성이 보인다.
 
 따라서
전한(前漢) 이전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양 덕홍리 고구려 고분 벽화에 견우
직녀가 그려져 있다 한다.
 
 죄를 지어
 칠월 칠석 하루밖에 만나지 못하는 견우 직녀를 불쌍히 여긴
 까막 까치들이 하늘로 올라가 머리를 이어 다리를 놓아 주었는데 이를
오작교라 하며 칠석이 지나면 까막 까치의 머리가
모두 벗겨진 채 돌아온다고 한다.
 
또 이 날 오는 비는
칠석우라 하여 그들이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라고 하며
그 이튿날 아침에 오는 비는 이별의
눈물이라고 한다.
 
칠석날에 부르는 노래를
 칠석요라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칠월칠석 오늘밤은
 은하수 오작교에 / 견우직녀 일년만에 서로반겨 만날세라 /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더좋네 /
 
 (후렴) / ……
/ 닭아닭아 우지 말아 네가울면 날이새고
 / 날이새면 임은간다 이제다시 이별하면
/ 일년 삼백 육십일에 임그리워 어이살지
/ 우지마라 우지마라
/ 원수로다 원수로다 은하수가 원수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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