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가물치
가지
간재미
갈근
갈치
감자
감태
감초
감홍로주
강활
강황
게장
고구마
고등어
고본
고사리
고슴도치
고추
고추장
곤쟁이
골풀
곰취
곱돌
과루인
곶감
과메기
곽향
광어
구기자
구리
국수
국화차
굴비
금불초
기장
김치
꼬막
꼴뚜기
꽃게
꿀풀
나물
나전칠기
낙죽장도
낙지
냉이
노루
녹두
녹용
녹차
농어
뇌록
누치
느룹나무
느타리버섯
다시마
다람쥐
다래
다슬기
닥나무
단감
단목
달래
담비
담쟁이
당귀
대게
대구
대나무
대발
대추
더덕
더덕주
도라지
도루묵
도마뱀
도미
도자기
돈육
돈차
돌미역
돔배기
동래파전
동백기름
동충하초
돚자리
돼지
된장
두꺼비
두릅
두충
딸기
들기름
마늘
마뿌리
만화석
막걸리
망둥어
매생이
매실
맥문동
맨드라미
머루
머루주
메밀차
멸치
명란젓
명설차
명태
모과
모란
모래무지
모시
모자
목기
목화
무명
무우
문배주
문어
미나리
미역
민속주
민어
밀랍
박하
방풍
백랍
백련잎차
백렴
백미
백반
백부자
백조어
백하수오
백합
밴댕이
뱅어
벼루
병어
법주
보골지
보리
복령
복분자
복숭아
복어
부들
부자
부채
부추
붉나무
붕어
비빔밥
비자
뽕나무
사과
사슴
산나물
산삼
삼림욕
산수유
살구
삼릉
삼배
삼치
상합
상황버섯
새우
새우젓
생강
석결명
석곡
석류
석영
석이버섯
석청
석창포
소금
소라
소주
속새
송어
송이버섯
송화가루
수달
수박
수정
숙주
순채
숭어
승검초
식해
안동포
안식향
앵두
야콘
야콘잎차
약쑥
양귀비
어란
어리굴젓
어육장
엄나무
연밥
연어
연엽주
열목어
염전
엽삭젓
오가피
오미자
오곡
오골계
오정주
오죽
오징어
옥돔
옥로주
옹기
옻칠
왕골
용문석
우무
우황
울금
웅어
위어
유기
유자
유자차
유황
육포
은어
은행
이강주
이스라지
익모초
인삼
인삼주
잉어
자단향
자두
자라
자라돔
자연동
자하젓
작설차
작약
장군풀
장아찌
전모
전복
전어
전어젓
전통주
젓갈
젓새우
정어리
조개
조기
조홍시
좁쌀
종어
종이
주꾸미
죽렴장
죽로차
죽순
죽순채
죽염멸치
죽엽청주
죽피
죽합
준치
중국차
지라돔
지치
질경이
찐빵
참가사리
참게
참기름
참죽나물
참외
찹쌀
창출
천궁
천남성
천문동
청각
청국장
청란석
청목향
청자
초콜릿
초피나무
초하주
추성주
취나물
치자
칠선주
콩잎
토마토
토끼
토사자
토주
토파즈
토하젓
파전
패랭이
편두
포도
포도주
표고버섯
표범
하늘타리
학슬
한과
한라봉
한우
한지
해구신
해달
해삼
해파리
해홍나물
향나무
호도
호로파
호두
홍삼
홍삼절편
홍시
홍어
홍주
홍합
화개차
화문석
황기
황률
황벽나무
황어
황옥
황진이주
황태
회양목
후박
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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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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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끼 전 (별주부전)
15-09-15 23:53

토 끼 전 (별주부전) - 작가 미 상 -
  
줄거리  
남해에 사는
용왕(동해의 용왕으로 되어 있는 작품도 있음)이 병이 나자 도사가 나타나
육지에 있는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고 한다.
 
용왕은 수궁의 대신들을 모아 놓고
육지에 나갈 사자를 고르는데, 서로 다투기만
할 분 결정을 하지 못한다.
 
 
이때 별주부
 자라가 나타나 자원하여 허락을 받는다.
 
토끼화상을 가지고
육지에 오른 자라는 동물들의 모임에서
토끼를 만나서 꾄다.
 
토끼에게 수궁에 가면
높은 벼슬을 준다고 유혹하며 지상의 어려움을 말한다.
 
이에 속은
 토끼는 자라를따라 용궁에 이르게 된다.
  
순식간에 남해 수궁에 도달하니,
 용왕이 명하여 토끼를 결박해 섬돌 아래로 끌고 간다.
 
간을 내라는 용왕 앞에서
부질없이 부귀영화를 탐낸 것을 후회한 토끼는 꾀를 내어
간을 청산녹수 맑은 물에 씻어 감추어
두고 왔다고 한다
 
. 이에 용왕은
 크게 토끼를 환대하면서 다시 육지에 가서 간을
가져오라고 한다.
 
토끼는
 그렇게 하겠노라 약속을 하고서 자라와 함게
 수궁을 떠난다.
  
토끼는 자라의 등에 업혀
 바닷가에 닿자, 어떻게 간을 내놓고 다니겠느냐고 하면서
 숲속으로 도망가 버린다.
 
그리하여 토끼는
 수궁 군신을 속여 살아났고, 자라는 자신의 충성이 부족하여
토끼에게 속았다고 탄식한다.
 
감상 및 해설  
작자와 연대를 알 수 없는
 조선 후기 판소리 계열의 소설로 동물을 의인화한
우화소설이다.
 
우화소설은 비유적으로
동물에게 일정한 인간의 유형을 부여하고, 그 속에 도덕적,
교훈적 내용을 담게 된다.
 
또한 우화소설은
 성격상 당시의 비리나 모순 그리고 부정부패 등의 문제점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빗대는 형식을 취하여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용왕'이 왕권을 상징하며, '수궁의 조정 대신'은 권력있는
지배계급을 뜻하는 것으로 보면, 이들에 대한 정면 도전이나 저항이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노릇일 것이다.
 
따라서 <토끼전>은
지배층에 대한 정면적인 비판과 도전이 가져오는 위험요소를 완화시키는
의미에서 인간 세계의 차원이 아닌 동물 세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삼국사기>에 전해 내려오던 구토설화의 줄거리를 얼마 만큼 바꾸어 가면서
 구전되다가 조선조 후기 소설로 굳어진 것 같다.
 
우직한 성격의 거북과
간교한 토끼와의 경쟁을 내용으로 한 이 우화는 근원설화, 지역설화, 판소리,
소설이라는 네 단계를 거쳐서 형성되어 갔으며, 날카로운 풍자와 익살스러운 해학이
주제의 양면성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약 60여종이나 되는
 이본들이 전하는데, 수궁가, 별주부전, 토생원전, 토별소수록, 토끼전, 토별가,
토처사전 등 다양한 제목을 보여주며, 그 기본 줄거리는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이본의 결말부는
 나름대로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토끼에게 속은 자라가 수궁으로
그냥 돌아오는 이본, 자라가 자살하려 하자 도인(화타)이 나타나 선약을 주어 돌려 보내는 이본,
자라가 자살하고 용왕도 유언을 남기고 죽는 이본, 토끼 똥을 가지고
자라가 돌아가 용왕의 병이 나았고
 
토끼는 월궁으로 올라가
약을 찧는 이본, 자라가 토끼 똥을 가지고 돌아가고 토끼가 자경가(自警歌)를 부르는
 이본, 토끼를 놓쳐 용왕을 볼 면목이 없어 자라가 육지에서
살아가는 이본 등 다양한 모습을 지닌다.
  
<토끼전>은
 '상류계급에 대한 서민의 저항'이라는 주제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즉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라면 남의 생명은 조금도 고려치 않는 용왕의 횡포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이 작품의 밑바닥에 숨어 있는 작가의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병든 용왕'은
곧 조선왕조의 지배체제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이르렀음을 말해 주며,
토끼의 계교에 넘어간 후로 용왕은 충신인 자라의 간언도 묵살해 버리는 등
 제대로 사리를 판단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보이고 있다
 
. 자라는 맹목적인 충성으로
 일관하나 일단 토끼를 수궁에 데리고 온 이후로 용왕의 관심은 토끼에게 쏠린
 나머지 그는 용왕의 질책이나 위협을 받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요점정리
 
◆ 성격 : 고전소설, 판소리계 소설, 우화소설, 풍자소설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자라의 충성심, 토끼의 위기 극복 지혜 혹은 허욕에 대한 경계
 
서로 상대방을 속이는 인간 세태를 풍자와 분수 넘치는 행위에 대한 경계
 
유교 치하의 질곡 하에서 빚어지는 무능 부패 속에서도 권력에 혈안인 상류계급에
 
대하여 고발, 풍자, 저항하는 서민상
 
◆ 관련작품 : 동물을 의인화한 소설로 <두껍전><장끼전><서동지전><까치전><이화전> 등이 있음.
 
◆ 형성과정
 
인도의 불전설화인 "용원설화(龍猿說話)"⇒구토설화⇒토끼타령⇒토끼전
 
◆ 등장 동물들의 상징성
 
㉠토끼 : 피지배층인 서민의 전형화된 존재
 
㉡자라 : 충(忠)으로 일관한 전형적인 관료계급에 속하며, 평면적 성격의 인물임.
 
㉢호랑이,여우,사냥개 : 수령, 서리 등의 중간 지배층을 반영함.
 
㉣다람쥐, 멧돼지 : 선량하고 무력한 농민층 반영.
 
㉤자라의 아내 : 토끼와의 하룻밤 정사로, 열녀불경이부의 기성 도덕관념을 과감하게 부정하면서
 
유교적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자유인의 의지를 보여줌.
 
◆ 배경의 상징성
 
㉠수궁 세계 : 왕과 대신들의 세계로서 정치 고위층 즉 지배층의 세계
 
㉡육지 세계 : 일반 백성 농민들의 세계로서 하위 서민층 즉 피지배층의 세계
 
 
 
생각해 보기
 
1. <토끼전>에 나타난 서민의식의 양상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 <토끼전>이 17,8세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때의 상황을 보면,
 
첫째, 정치현실에 대한 것으로서 왕권의 약화와 유교적 권위 의식의 타락, 그리고 당쟁의 혼란 속에서 이와 같은 지배계층에 대한 서민들의 부정적 비판적 의식의 맹아를 보여준다.
 
둘째, 사회 경제 현실에 대한 것으로서 우반 관료계급 및 서리 계급의 가렴주구 및 부정부패와 이에 따르는 서민층의 경제적 파탄 속에서 생성된 반항적인 서민의식의 발로이다.
 
셋째, 위와 같은 정치, 사회 현실 속에서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라 양반 지배층과 농촌 서민층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그들만의 소외된 공동체 속에서 서민의식은 더욱 가열되어 갔다.
 
이상과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형성된 서민의식은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계층의 공통된 의식이어서 사회 각 방면에 팽배해 있었지만, 이들에게 씌워진 신분적 제약과 여러 가지 여건의 불리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정면적 도전과 충돌을 불가능하게 했다. 따라서 우회적인 방법으로서 간접적 도전에 의한 자연스러운 탈출구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약자인 토끼가 자라의 간계에 의하여 사경에 이르렀다가 다시 묘책으로써 강자를 멋있게 속여 넘기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전래 민담은 서민들에게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었다.
 
 
 
2. 이 작품에 나타난 풍자의 양상을 말해 보자.
 
⇒ 풍자는 항상 현실에 대한 부정적 비판적 태도에 근거를 두고 대상의 결함, 부조리, 불합리 등을 폭로 규탄한다. 따라서 풍자는 그 시대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되며, 대체로 당시 현실에서 널리 공감을 얻는 문제점을 찾아 이에 대한 대립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토끼전>에 있어 수궁과 육지, 용왕과 토끼, 산군(호랑이)과 멧돼지의 대립적 존재는 그대로 풍자적 요건이 된다.
 
작품 속에 나타난 현실에 대한 풍자를 보면,
 
첫째, 지배층의 무능과 알력과 모순된 정치 현실에 대한 풍자(최고 권력자인 왕에 대한 것에서 나타남)
 
둘째, 수령, 서리 계급들의 착취와 횡포와 여기에서 오는 서민들의 경제적 파탄과 생활적인 참상이 풍자적으로 나타남.(육지 동물들의 모임인 모족(毛族)회의에서부터)
 
셋째, 당시 탐관오리들의 비행 폭로와 그들에 대한 서민층의 역설적인 보복의식을 볼 수 있다.(토끼의 자라에 대한 보복에서)
 
 
 
작품 읽기 [토끼전]
 
 
 
천하에 모든 물 중에 동해와 서해와 남해와 북해 네 바다물이 제일 큰지라. 그 네 바다 가운데에 각각 용왕이 있으니 동은 광연왕이요, 남은 광리왕이요, 서는 광덕왕이요, 북은 광택왕이라. 남과 서와 북의 세 왕은 무사태평하되 오직 동해 광연왕이 우연히 병이 들어 천만가지 약으로도 도무지 효험을 보지 못한지라.
 
하루는 왕이 모든 신하를 모으고 의논하되,
 
"가련토다. 과인의 한 몸이 죽어지면 북망산(사람이 죽어서 파묻히는 곳을 이르는 말) 깊은 곳에 백골이 진토에 묻혀 세상의 영화며 부귀가 다 허사로구나. 이전에 여섯 나라를 통일치지하던 진시황도 삼신산에 불사약(먹으면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선약)을 구하려고 동남동녀(童男童女) 오백인을 보내었고, 위엄이 사해에 떨치던 한무제(중국 전한의 제7대 황제. 유교를 국교로 삼고 중앙집권을 강화했음)도 백대(柏臺. 백량대. 중국의 한무제가 장안의 서북쪽에 지은 누대)를 높이 짓고 승로반(한무제가 불사약인 이슬을 받기 위해 구리로 만든 그릇)에 신선의 손을 만들어 이슬을 받았으되 하늘 명이 떳떳치 아니하여 필경은 여산의 무덤과 무릉침을 면치 못하였거늘 하물며 나같은 한쪽 조그마한 나라 인군이야 일러 무엇하리. 누대(여러 대) 상전(相傳. 대대로 이어 전함)하던 왕의 기업을 영결(永訣.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이별함)하고 죽을 일이 망연하도다(아무 생각없이 멍하도다). 고명한 의원을 널리 구하여 자세히 진찰한 후에 약으로 치료함이 마땅하도다."
 
하고 하교(왕의 명령. 전교)하여 가로되,
 
"과인의 병세가 심히 위중하니 경의 무리는 아무쪼록 충성을 다하여 명의(名醫)를 광구(廣求. 널리 구함)하여 과인을 살려서 군신이 더욱 서로 동낙(同樂)하여 지내게 하라."
 
한 신하가 출반주(여러 사람이 모인 반열에서 나와 아뢰기를)하여 아뢰어 가로되,
 
"신은 듣자오니, 오나라 범상국이며 당나라 장정군이며 초나라 육처사는 오나라와 초나라 지경에 제일되는 세 호걸이라 하오니, 세 사람을 찾아 문의하옵소서."
 
하거늘 모두 보니 선조 적부터 정성을 극진히 하던 공신인데 수천 년 묵은 잉어라. 왕이 들으시고 옳게 여기시어 근신(近臣)한 신하를 보내어 그 세 사람을 청하니 수일 만에 다 왔거늘 왕이 전좌하시고 세 사람을 인도하여 보실새 왕이 치사(致謝)하여 가로되,
 
"선생네들이 과인의 청함을 인하여 천리를 멀리 여기지 아니하시고 누지(陋地. 누추한 곳)에 왕림하시니 불안하고 감사하여 하노라."
 
세 사람이 공경 대답하여 가로되,
 
"생의 무리가 진세 부생(덧없는 인생)으로 청운(높은 지위나 벼슬을 가리키는 말)과 홍진(번거롭고 속된 세상)을 하직하고 강산 풍경을 사랑하와 오초강산 궁벽한 곳에 임의로 왕래하며 무정한 세월을 헛되어 보내옵더니 천만 뜻밖에 대왕의 명을 받자오니 황송하옵기 가이 없사이다."
 
왕이 가라사대,
 
"과인이 신수 불길하여 우연히 병든 지 지금 수 년이라 되도록 약 신세도 많이 하였건마는 범상한 의술이라 그러한지 종시 효험을 조금도 보지 못하오니, 선생은 죽게 된 목숨을 살려 주시기를 하늘같이 바라노라."
 
한즉 세 사람이 가로되,
 
"술은 사람을 미치게 하는 약이오, 색은 사람의 수한(타고난 수명)을 줄이는 근본이라. 대왕이 술과 색을 과도히 하시어 이 지경에 이르심이니 스스로 지으신 죄악이라 수원수구(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랴) 하시오리까마는 혹은 이르되 사람의 소년 한 때 예사라 하오니 저렇듯이 중한 병이 한 번 들면 회춘하기 어려운 병이로소이다. 푸른 산에 안개 걷히듯 봄바람에 눈 슬 듯(사라지듯. 슬다는 사라지다 또는 스러지다의 옛말) 오장육부가 마디마디 녹아지니 화타(중국 후한 때의 의원으로 조조의 시의가 되었으나, 후에 그의 노염을 사서 살해됨)와 편작(중국 전국시대의 명의)이 다시 살아나도 용수(用手. 손쓰다)할 수 없사옵고, 인삼과 녹용을 장복(같은 약이나 음식을 오랫동안 계속하여 먹는 것)하여도 재물이 쌓였어도 대속(남의 죄를 대신하여 당하거나 속죄하는 것)할 수 없고, 용력(勇力)이 절인(絶人. 남보다 뛰어난 사람)하여도 제어할 수 없습니다. 이리저리 아무리 생각하여도 국운이 불행하고 천명이 궁진(다하여 없어짐)하심인지 대왕의 병환이 평복(병이 나아 건강이 회복되는 것)되시기가 과연 어렵도소이다."
 
왕이 들으시고 정신이 산란하여 가로되,
 
"그러면 어찌할꼬? 죽을 자는 다시 살지 못하리로다. 이 세상 일년일도(일년에 한 번씩) 저같이 좋은 이삼월 도리화와 사오월에 녹음방초(우거진 나무 그늘과 아름다운 풀)와 팔구월에 황국단풍과 동지섣달 설중매화며, 저렇듯이 아리따운 삼천궁녀의 아미분대(미인의 화장한 교태)를 헌 신짝 같이 바리고 속절없이 황천객이 되오리니 그 아니 가련하오. 설혹 효험이 없을지라도 선생은 묘한 술법을 다하여 약방문(약을 짓기 위하여 약 이름과 분량을 적은 종이)이나 하나 내어 주시면 죽어도 한이 없겠노라."
 
하니 세 사람이 웃으며 가로되,
 
"생의 말을 들으실진대 방문(方文)이나 하여 올리리이다. 상한 병에는 시호탕(柴胡湯. 감기나 말라리아의 치료에 쓰이는 탕약)이요, 음허화동(한방에서 이르는, 음기가 허하여서 일어나는 병의 한 가지)에는 보음익기전(보혈이 되면서 외감을 푸는 탕약)이요, 열병에는 승마갈근탕(주독을 푸는 약)이요, 원기부족증에는 육미지탕(숙지황, 산약, 백복령, 택사 등으로 짓는 가장 흔히 쓰는 보약)이요, 체증에는 양위탕(인삼을 주제로 하여 달인 탕약)이요, 각통(다리가 아픈 것)에는 우슬탕(도가니탕)이요, 안질에는 청간명목탕(간화(肝火)를 다스리는 탕약)이요, 풍증에는 방풍통성산(몸에 열이 많아서 부스럼이 나고 얼굴빛이 붉어지며, 배설이 잘 안될 때 쓰는 약)이라. 천병만약에 대증투제(질병의 증세에 따라 약제를 지어 주거나 쓰는 것)함이 다 당치 아니하옵고, 신효할 것 한 가지가 있사오니 토끼의 생간이라. 그 간을 얻어 더운 김에 진어(임금이 먹고 입는 일을 높여 이르는 말)하시면 즉시 평복되시리오리다."
 
왕이 가라사대,
 
"어찌하여 그 간이 좋다 하느냐?"
 
대답하여 여쭈오되,
 
"토끼란 것은 천지 개벽한 후 음양과 오행(우주간에 운행하는 金,木,水,火,土의 다섯 가지 원기)으로 된 짐승이라. 병을 음양오행의 상극(相剋)으로도 고치고 상생(相生)으로도 고치는 법이라. 토끼 간이 두루 제일 좋은 것이온데 더구나 대왕은 물 속 용신이시오 토끼는 산 속 영물이라. 산은 양이요 물은 음이올뿐더러 그 중에 간이라 하는 것은 더욱 목기(木氣)로 된 것이온즉 만일 대왕이 토끼의 생간을 얻어 쓰시면 음양이 서로 화합함이라. 그러므로 신효하시리라 하옵나이다."
 
하고 말을 마치고 하직하여 가로되,
 
"녹수청산 벗님네와 무릉도원 화류촌에서 만나기로 금석같이 언약하고 왔삽기로 무궁한 회포를 다 못 펴드리옵고 총총히 하직하니 바라건대 대왕은 옥체를 천만 보중하옵소서."
 
하고 섬에 내려 백운산으로 표연히 향하더라.
 
왕이 그 세 사람을 보내고 즉시 만조백관(조정의 모든 벼슬아치)을 모아 놓고 하교하여 가로되,
 
"과인의 병에는 토끼 생간이 제일 신효한 약이요 그 외에는 천만가지 약이 다 쓸데 없다 하니 나를 위하여 뉘 능히 토끼를 살게 잡아 올꼬?"
 
문득 일원대장이 출반주하여 가로되,
 
"신이 비록 재주 없사오나 한번 인간에 나아가 토끼를 살게 잡아오리이다."
 
하거늘, 모두 보니 머리는 두루주머니 같고 꼬리는 여덟 갈래로 돋힌 수천 년 묵고 묵은 문어라.
 
왕이 대희하여 가로되,
 
"경의 용맹은 과인이 아는 바라, 급히 인간에 나아가 토끼를 살게 잡아 오면 그 공이 적지 아니하리라."
 
하고, 장차 문성장군(文盛將軍)을 봉하려 할 즈음에, 문득 한 장수가 뛰어 내달아 크게 외쳐 가로되,
 
"문어야, 네 아무리 기골이 장대하고 위풍(위엄이 있는 풍채나 기세)이 약간 있다 한들 제일 언변도 넉넉지 못하고 의사도 부족한 네가 무슨 공을 이루겠다 하며, 또한 인간 사람들이 너를 보면 영락없이 잡아다가 요리조리 오려내어 국화 송이며 매화 송이처럼 형형색색으로 갖추갖추 아로새겨 혼인 잔치 환갑 잔치에 크고 큰 상 어물접시 웃기(음식의 모양을 돋보이게 하고자 위에 꾸미는 재료)거리로 긴요하고, 재자가인의 놀음상과, 공문거족의 식물상과, 어린아이의 거둘상과, 오입장이 남 술안주에 구하느니 네 고기라. 무섭고 두렵지도 아니하냐, 이 어림 반푼어치 없는 것아. 나는 세상에 나아가면 칠종칠금(제갈량이 맹획을 일곱 번이나 사로 잡았다가 놓아준 데서 나온 고사. 마음대로 잡았다 놓아 주었다 함)하던 제갈량과 같이 신출귀몰한 꾀로 토끼를 살게 잡아 오기 용이하다."
 
하거늘 모두 보니 그는 수천 년 묵은 자라니 별호는 별주부라.
 
문어가 그 말을 듣고 분기가 대발하여 긴 꼬리 여덟 갈래를 샅샅이 엉벌리고 검붉은 대가리를 설설이 흔들면서 소리를 지르니 물결이 뛰노는 듯, 웅어눈(웅어처럼 가늘고 길 게 찢어진 눈)을 부릅뜨고 크게 꾸짖어 가로되,
 
"요마(작거나 변변하지 못한)한 별주부야, 내 말 잠깐 들어 보아라. 포대기 속에 있는 어린아이가 장부를 저희(沮戱. 훼방을 놓아 해롭게 함)할 줄 뉘 알았으리오. 진소위(정말 그야말로) 범 모르는 하룻강아지요, 수레 막는 쇠똥벌레로구나. 네 죄를 의논하고 보면 태산도 오히려 가볍고 황하수가 도리어 얕다 하겠으니 그것은 다 그만 덮어두고 첫 문제로 네 모양을 볼작시면 사면이 넓적하여 나무접시 모양이라. 작고 못생기기로 둘째 가라면 대단 싫어할 터이지. 요 따위 자격에 무슨 의사가 들어 있으리오. 그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너를 보면 잡아다가 끓는 물에 솟구쳐서 자라탕을 만들어 동반(東班) 서반(西班) 세가자제(勢家子第) 구하나니 네 고기라. 무슨 수로 살아오랴?"
 
자라가 가로되,
 
"너는 우물 안 개구리라. 한 가지만 알고 두 가지는 알지 못하는도다. 지나(支那. 중국)에서 세상을 주름잡던 초패왕(중국 진시황의 뒤에 일어난 유명한 장수 항우의 높인 이름)도 해하성에서 패하였고, 유럽에서 각국을 응시하던 나파륜(나폴레옹)도 해도(海島) 중에 갇혔는데, 요마한 네 용맹을 뉘 앞에서 번쩍이며, 또는 무슨 지식이 있노라고 내 지혜를 헤아리느냐. 참으로 내 재주를 들어 보아라. 만경창파(끝없이 너를 바다) 깊은 물에 기엄둥실 사족을 바투 끼고 긴 목을 움치며 넓적이 엎드리면 둥글둥글 수박이오 편편납작 솥뚜껑이라. 나무 베는 목동이며 고기 잡는 어부들이 무엇인지 모를 터이니 장구하기는 태산이오 평안하기는 반석이라. 남 모르게 다니다가 토끼를 만나 보면 어린아이 젖국 먹이듯 뚜장이 과부 호리듯 이 패 저 패 두루 써서 간사한 저 토끼를 두 눈이 멀겋게 잡아올 것이요, 만일 시운이 불행하여 못 잡아 오는 경우이면 수궁에 돌아와서 내 목을 대신하리라."
 
문어 할 수 없이 주먹 맞은 감투가 되야 슬쩍 웃으며 뒤통수를 툭툭 치고 흔들흔들 달아나거늘 만조백관이 주부의 의사와 언변을 한없이 칭찬하더라. 자라가 다시 엎드려 왕께 아뢰어 가로되,
 
"소신은 물 속에 있는 물건이옵고 토끼는 산 속에 있는 짐승이온즉 그 형용을 자세히 알 수 없사오니 화공을 패초(조선 왕조 때 승지를 시켜 왕명으로 신하를 부름)하시와 토끼 형용을 그려 주옵소서."
 
하는데 용왕이 옳게 여기어 화공을 패초하시니, 지나로 이르면 인물 그리던 모연수(한나라 때의 화가)와 대 잘 그리던 문여가(송나라 때의 화가로 대와 산수를 잘 그린 문동. 여가는 그의 자)며, 조선으로 이르면 산수 그리던 겸재(조선 중기의 산수화가 정선)와 나비 잘 그리던 남나비(남계우의 별호. 남구만의 5대손으로 나비와 화초를 잘 그려 남나비라 불렀다)며, 그 외에 오도자(중국 당나라 때의 화가 오도현. 그는 불화, 산수화 등에서 당대 제일이라 일컬어졌었다. 도자는 그의 자) 김홍도(조선 영조 대의 서화가. 호는 단원)와 같이 유명한 여러 화공들이 제재히(많고 성하게) 등대(미리 준비하고 기다림)하거늘, 왕이 명하여 토끼의 화상을 그려 들이라 하시니, 화공들이 전교를 듣고 한 처소로 나와 보니 각색 제구 찬란하다. 고려자기 연적이며 남포청석(충청도 남포에서 생산되는 검은색 돌) 용연(용이 새겨진 벼루)이며 한림풍월(황해도 해주에서 나던 먹 이름) 해묵(석판 인쇄에서 쓰는 특수한 기름 먹)이며 중산 황모 무심필과 백릉설한 (눈같이 하얀) 대장지(보통 장지보다 특별히 큰 장지)며, 청황적백 녹자주홍 여러 가지 물감이 전후좌우에 벌려 있더라.
 
이에 화공들이 둘러 앉아서 토끼 화상을 그리는데 각기 한 가지씩 맡아 그려 토끼 한 마리를 만들어 내는데, 하나는 천하명산 승지(경치 좋은 이름난 곳) 간에 경개 보던 저 눈 그리고, 또 하나는 두견 앵무 지저귈 때 소리 듣던 저 귀 그리고, 또 하나는 난초 지초 등 온갖 향초 꽃 따먹는 입 그리고, 또 하나는 방장 봉래(영주산과 함께 중국에서 가상으로 지은 삼신산) 운무 중에 냄새맡던 코 그리고, 또 하나는 동지섣달 설한풍에 방풍(防風)하던 털 그리고, 또 하나는 만학천봉(첩첩이 겹쳐진 깊고 큰 골짜기와 많은 봉우리) 구름 깊은 곳에 펄펄 뛰던 발 그리니, 두 눈은 도리도리, 앞다리 짤막, 뒷다리 길쭉, 두 귀는 쫑긋, 뛸 듯뛸듯 천연한 토끼라.
 
왕이 보시고 크게 기뻐하사 모든 화공에게 각기 천금식 상급하고 그 화본을 자라를 주며,
 
"어서 길을 떠나라."
 
하신대, 자라 재배하고 화본을 받아 들고 이리 접고 저리 접쳐 등에다 지자하니 수침(물에 가라앉음)이 될 것이라. 이윽히 생각다가 움친 목을 길게 늘려 한 편에 집어 넣고 도로 움츠리니 전후가 도무지 염려 없는지라.
 
용왕이 신기히 여기사 친히 잔을 들어 권하여 가로되,
 
"경은 정성을 다하여 큰 공을 이루어 수이 돌아오면 부귀를 한가지로 하리라."
 
하시고 즉시 호혜청에 전교하시어 전곡의 다소를 생각하지 아니하시고 별주부에게 사송하시니(임금이 신하에게 물건을 내리어 보내시니), 별주부 천은에 대단히 감격하여 사은숙배(임금의 은혜를 사례하여 공손하게 절함)하고 만조백관을 작별한 후, 집에 돌아와 처자를 이별할 때, 그 아내가 당부하여 이르되,
 
"인간은 위지(危地)니 부디 조심하여 큰 공을 세워 가지고 수이 돌아 오시기를 천만 축수하옵나이다."
 
하거늘, 자라가 대답하되,
 
"수요장단(오래 삶과 일찍 죽음)이 하늘에 달렸으니 무슨 염려가 있으리오. 돌아올 동안 늙으신 부모와 어린 자식들을 잘 보호하라."
 
하고 행장을 수습하여 소상강(중국 동정호 남쪽에 있는 소수와 상강을 함께 부르는 말로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과 동정호 깊은 물에 허위둥실 떠올라서 벽계산간(푸른 시내가 흐르는 산골)으로 들어가니 이 때는 방출화류(꽃과 버들이 피다) 좋은 시절이라.
 
초목군생(草木郡生) 온갖 물건들이 다 스스로 즐거움을 가져 있으니, 작작한(꽃이 핀 모양이 화려하고 찬란함) 두견화는 향기를 띠었는데 얼숭얼숭 호랑나비는 춘흥을 못 이기어서 이리저리 흩날리고, 청청한 수양 늘어진 시냇가에 날아드는 황금같은 꾀꼬리는 벗 부르는 소리로 구십춘광(봄의 석달 90일 동안)을 희롱하고, 꽃 사이에 잠든 학은 자취 소리에 자주 날고, 가지 위에 두견새는 불여귀(不如歸)를 화답하니 별유천지비인간(이백의 <산중문답>에 나오는 구절)이라. 소상강 기러기는 가노라고 하직하고, 강남서 나오는 제비는 왔노라고 현신(現身)하고, 조팝나무 비쭉새 울고, 함박꽃에 뒤웅벌이오, 방울새 떨렁, 물떼새 찍걱, 접동새 접둥, 뻐국새 벅, 까마귀 골각, 비둘기 국국 슬피 우니 근들 아니 경(景)일소냐. 천산과 만산에 홍장(붉게 피어 있는 꽃의 비유) 찬란하고 앞 시내와 뒤 시내에 흰 깁(비단)을 펴인 듯, 푸른 대나무와 소나무는 천고의 절개요,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순식간 봄이라. 기괴한 바윗돌은 좌우에 층층한데, 절벽 사이 폭포수는 이 골 물 저 골 물 합수하여 와당탕퉁텅 흘러가는 저 경개 무진 좋을시고.
 
그 구경 다하고 나무 수풀 사이로 들어가면 사면으로 토끼 자취를 살피더니 한 곳을 바라보니 각색 짐승 내려온다. 발발떠는 다람쥐며, 노루 사슴 이리 승냥이 곰 도야지 너구리 고슴도치 사지주지(사자) 원숭이 범 코끼리 여우 담비(족제비과의 동물) 성성이(유인원과의 동물)라. 좌우로 오는 중에 토끼 자취 알 수 없어 움친 목을 길게 늘여 이리저리 휘둘러 살피더니 후면으로 한 짐승 들어오는데 화본과 방불하다(비슷하다). 토끼 보고 그림 보니 영락없는 네로구나. 자라 혼자 마음에 매우 기뻐하여 진가(진짜와 거짓)를 알려할 때 저 짐승 거동 보소. 혹 풀도 뜯적이며 싸리순도 뜯적이며 층암절벽 사이에 이리 저리 뛰어 뺑뺑 돌며 할금할금(남의 눈치를 살피려고 연해 곁눈질을 하는 모양) 강똥강똥(채신 없이 경솔하게 뛰는 모양) 뛰놀거늘 자라 음성을 높여서 점잖게 불러 가로되,
 
"고봉준령에 산수도 좋다. 저 친구, 그대 토선생이 아니신가? 나는 본시 수중호걸이러니 양계에 좋은 벗을 얻고자 광구터니 오늘이야 산중호걸 만났도다. 기쁜 마음 없지 못하여 청하노니, 선생은 아모커나 허락하심을 아끼지 아니하실까 하나이다."
 
하니, 토끼 저를 대접하여 청함을 듣고 가장 점잖은 체하며 대답하되,
 
"거 뉘라서 날 찾는고. 산이 높고 골이 깊은 이 강산 경개 좋은데, 날 찾는 이 거 뉘신고. 수양산에 백이숙제가 고비(고사리) 캐자 날 찾는가, 소부 허유(요임금이 허유에게 벼슬을 시키자 허유는 영천수에 귀를 씻었다. 소부가 소에게 물을 먹이러 왔다가 그 사연을 듣고 상류로 올라가 소에게 물을 먹였다고 한다)가 영천수에 귀 씻자고 날 찾는가. 부춘산 엄자릉(후한 때의 엄광. 광무제가 동문이라 하여 벼슬을 주자 부춘산에 숨어 농사지으며 살았다. 자릉은 그의 자)이 밭 갈자고 날 찾는가, 면산(綿山)에 불탄 잔디 개자추(중국 춘추시대의 선비. 면산에 숨은 그를 찾기 위해 진문공이 산에 불을 질렀으나 나가지 않고 타죽었다)가 날 찾는가. 한 천자의 스승 장량(중국 전한의 공신 장자방. 유방의 모신으로 소하 한신과 함께 한나라 창업의 삼걸이라 칭함)이가 퉁소 불자 날 찾는가, 상산사호(진시황 때 상산에 숨어 산 동원공, 기리계, 하황공, 각리선생. 이들 모두 눈썹이 하얗기 때문에 사호라 부른다) 벗님네가 바둑 두자 날 찾는가. 굴원(전국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멱라수에 투신 자살했다)이가 물에 빠져 건져 달라 날 찾는가, 시중천자 이태백(중국 당대 제일의 시인이며 시선이라고까지 불리운 이백. 현종 때 한림학사를 지냈으나 양귀비의 노여움을 사서 추방되어 방랑생활을 함)이 글 짓자고 날 찾는가. 주덕송 유령(중국 진나라의 시인이자 죽림칠현의 한 사람이다. 술을 남달리 좋아하여 <주덕송>을 짓기도 하였다)이가 술 먹자고 날 찾는가, 염락관민(중국 송나라 때의 성리학자인 주돈이, 정호, 정이, 장재, 주희) 군현들이 풍월 짓자 날 찾는가. 석가여래 아미타불 설법하자 날 찾는가, 안기생(진시황이 그에게 많은 재물을 주었으나 모두 버리고 은둔하며 장수하여 선인이라 불리운 진나라 사람) 적송자(신선의 이름, 신농씨 때의 우사)가 약 캐자고 날 찾는가. 남양초당에 제갈선생 해몽하자 날 찾는가, 한종실 유황숙(유비)이 모사 없어 날 찾는가. 적벽강 소동파(중국 북송의 문인 소식)가 선유(船遊)하자 날 찾는가, 취옹정 구양수(중국 송나라 문인이자 정치가)가 잔치하자 날 찾는가."
 
두 귀를 쫑그리고 사족을 자주 놀려 가만히 와서 보니, 둥글넙적 거뭇편편하거늘 고이히(괴이하게) 여겨 주저할 즈음에 자라가 연하여 가까이 오라 부르거늘, 아모커나 그리하라 하고 곁에 가서 서로 절하고 잘 앉은 후에, 대객(待客)의 초인사로 당수복(담뱃대의 한 가지) 백통대와 양초 일초(담배의 종류) 금강초며 지권연(지궐련. 잘게 썬 담배를 얇은 종이로 길게 만 것) 여송연(엽궐련. 담배잎을 통채로 돌돌 말아 만든 담배)과 금패 밀화 금강석 물부리(담뱃대나 궐련을 끼어 입에 무는 부분)는 다 던져두고 도토리통에 싸리순이 제격이라. 자라가 먼저 말을 내되,
 
"토공의 성화(聲華. 세상에 드러난 명성)는 들은 지 오랜지라. 평생에 한 번 보기를 원하였더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 호걸을 상봉하니 어찌하여 서로 보기가 이다지 늦느뇨?"
 
한즉, 토선생이 대답하되,
 
"세상에 나서 사해를 편답(편력. 널리 돌아다님)하며 인물 구경도 많이 하였으되 그대 같은 박색은 보던 바 처음이로다. 담구멍을 뚫다가 학치뼈(정강이뼈)가 빠졌는가 발은 어이 뭉둑하며, 양반 보고 욕하다가 상투를 잡혔던가 목은 어이 기다라며, 색주가에 다니다가 한량패에 밟혔던지 등이 어이 넓적하고, 사면으로 돌아보니 나무접시 모양이로다. 그러나 성함은 뉘댁이라 하시오? 아까 한 말은 다 농담이니 거기 대하여 너무 노여워 하지 말으시기 바랍니다."
 
하거늘, 자라가 그 말을 듣고 마음에 불쾌는 하지마는 마음을 흠뻑 돌려 눅진눅진이 참고 대답하되,
 
"내 성은 별이요, 호는 주부로다. 등이 넓기는 물에 다녀도 가라앉지 아니함이요, 발이 짧은 것은 육지에 다녀도 넘어지지 아니함이요, 목이 긴 것은 먼 데를 살펴봄이요, 몸이 둥근 것은 행세를 둥글게 함이라. 그러하므로 수중에 영웅이요, 수족(水族)에 어른이라. 세상에 문무겸전하기는 나뿐인가 하노라."
 
토끼 가로되,
 
"내가 세상에 나서 만고풍상(오래오래 겪어 온 많은 고생)을 다 겪다시피 하였으되 그대같은 호걸은 이제 처음 보는도다."
 
자라 가로되,
 
"그대 연세가 얼마나 되관대 그다지 경력이 많다 하느뇨?"
 
토끼 가로되,
 
"내 연기(대강의 나이)를 알 양이면 육갑(육십갑자)을 몇 번이나 지내였는지 모를 터이오. 소년 시절에 월궁에 가 계수나무 밑에서 약방아 찧다가 유궁후예(하대의 임금. 활을 잘 쏘았으며, 신선계에 올라가 불사약과 불로초를 구했다 함)의 부인이 불로초를 얻으러 왔기로 내가 얻어 주었으니 이로 보면 삼천갑자 동방삭(중국 한나라 무제 때의 사람. 서왕모의 신선 복숭아를 훔쳐 먹어 죽지 않고 장수하였으므로 '삼천갑자 동방삭'이라고 부름)은 내게 시생(웃어른에 대한 자기의 겸손한 호칭)이오, 팽조(요 임금의 신하로 은나라 말까지 7백 여년을 살았다는 신선)의 많은 나이 내게 대하면 구상유취(입에서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언어와 행동이 유치함을 일컬음)오 종과 상전이라. 이러한즉 내가 그대에게 몇십 갑절 할아비 치는 존장이 아니신가."
 
자라가 가로되,
 
"그대의 말이 참 자칭 천자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도다. 아모커나 나의 이왕한 일을 대강 말할 것이니 좀 들어 보아라. 모르면 모르거니와 아마 놀래기가 십상팔구 될 걸. 어찌 그러한고 하니, 반고씨(천지개벽 때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다는 전설상의 천자) 생신날에 산곽(해산 미역) 진상 내가 하고, 천황씨(중국 태고시대의 전설적인 인물. 삼황 중의 한 사람이요 으뜸이다) 등극하실 때에 술안주 어물진상 내가 하고, 지황씨의 화덕왕(불을 담당한 신령. 화덕진군 또는 축융)과 인황씨의 구주(중국의 행정구역을 아홉으로 나누었던 데서 중국 전역을 이르는 말)를 마련하던 그 사적을 어제까지 기억하며, 유소씨(새가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을 보고 사람에게 집을 짓는 것을 가르쳤다는 중국 고대의 전설상의 인물)의 나무 얽어 깃들임과 수인씨(복희씨 신농씨와 함께 삼황 중의 한 사람으로, 인간에게 불의 사용법을 가르쳤다는 전설상의 인물)의 불을 내여 음식 익혀 먹는 일을 나와 함께 지내였고, 복희씨(중국 고대에 삼황오제의 우두머리며 팔괘를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전설상의 인물. 그가 재위하는 동안 황하에서 용마가 하도를 지고 나왔다고 한다)의 그은 팔괘로 용마 하도수를 나와 함께 풀어냈고, 공공씨(요 임금 때 물을 다스리던 관리)가 싸우다가 하늘이 무너져서 여와씨(중국의 전설상의 인면사(蛇)신의 여신. 오색 돌을 빚어서 하늘의 갈라진 곳을 메웠다고 함)가 오색 돌로 보첨(보충하여 덧붙이는 것)할 제 석수 편수 내가 하고, 신농씨(중국의 전설상의 제왕으로 삼황의 한 사람. 백성에게 경작을 가르친 데서 신농이라고 하며 불의 덕으로 왕이 된 데서 염제라고도 함)가 장기 내고 온갖 풀을 맛보아서 의약을 마련할 제 내가 역시 참견하고, 헌원씨(오제 가운데 황제의 다른 이름)가 배 지을 제 목방패장 내가 하고, 탁록 들에서 치우(중국의 전설상의 인물. 난리를 일으켜 황제와 탁록에서 싸우다가 패하여 잡혀 죽었다 함)가 싸울 적에 돌기를 내가 천거하여 치우를 잡게 하고, 금천씨(금덕왕 소호의 다른 이름)의 봉조서(奉調書)와 전옥씨(중국 전설에 나오는 오제의 하나. 황제의 손자로 고양에서 나라를 일으킴)의 제신(制臣)하던 술법 내가 훈수하고, 고신씨의 자언기명(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함)하던 것을 내 귀로 들어 있고, 요임금의 강구 노래(요임금이 미복잠행할 때 길을 지나다가 들었다는 동요와 격양가) 지금까지 흥락하고, 순임금의 남풍가(순임금이 오현금을 만들고 지었다는 노래)는 어제 들은 듯 즐거워라. 우임금의 구년 홍수 다스릴 제 그 공덕을 내가 찬양하고, 탕임금의 상림(탕임금이 즉위한 후 칠년간 가뭄이 들자 비를 빌던 숲) 들에서 비 빌던 일이며, 주나라 문왕 무왕과 주공의 찬란하던 예악 문물이 다 눈에 역력하고, 서해 바다 태평양에 유갔다가 굴원이 멱라수에 빠질 적에 구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유한(有恨)이라. 이로 헤아려 본다면 나는 그대에게 몇백 갑절 왕존장이 아니신가? 그러나 저러나 재담은 그만두고 세상 재미나 서로 이야기하여 보세."
 
토끼 가로되,
 
"인간 재미를 말하고 보면, 형이 재미가 나서 오줌을 졸졸 쌀 것이니 더 둥글넓적한 몸이 오줌에 빠져서 선유하느라고 헤어나지 못할 것이니 그 아니 불쌍한가?"
 
자라가 가로되,
 
"어찌하였든지 대강 말하라."
 
토끼 가로되,
 
"심산 풍경 좋은 곳에 산봉우리는 칼날같이 하늘에 꽂혔는데, 배산임류(背山臨流)하여 앞에는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이요, 뒤에는 하운(夏雲)이 다기봉(多奇峰)이라(봄 물이 온갖 연못에 가득 차고, 여름 구름이 기이한 봉우리에 많구나). 명당에 터를 닦고 초당 한 간 지어내니, 반 간은 청풍이오 반 간은 명월이라. 흙섬돌에 대사리짝이 정쇄하기(매우 맑고 깨끗하기) 다시 없다. 학은 울고 봉은 나는도다. 뒷뫼에서 약을 캐고 앞내에서 고기 낚아 입에 맞고 배부르니 이 아니 즐거운가? 청천에 밝은 달이 조요하되, 만학천봉에 홀로 문을 닫혔도다. 한가한 구름은 그림자를 희롱하니 별유천지비인간이라. 몸이 구름과 같이 세상 시비 없고 보니 내 종적을 그 뉘 알랴. 추위가 지나가 더위가 오니 사시(四時)를 짐작하고, 날이 가고 달이 오니 광음을 나 몰라라, 녹수청산 깊은 곳에 만화방초(온갖 꽃과 아름다운 풀) 우거지고, 난봉과 공작새의 서로 부르는 소리 이 봉 저 봉 풍악이오, 앵무새와 두견새며 꾀꼬리의 소리 이 골 저 골 노래로다. 석양에 취한 흥을 반쯤 띠고 강산풍경 구경하며 곤륜산(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중국 서족에 있다는 신성한 산) 상상봉에 흔 구름을 쓸어치고 지세 형편 굽어 보니 태산은 청룡이오 화산은 백호로다. 상산은 현무 되고 형산은 주작이라. 소상강과 평려택으로 못을 삼고, 황하수와 양자강 무제의 백량대는 눈가의 의의하다. 적벽강의 무한한 경개를 풍월로 수작하고, 아미산의 반달 빛은 취중에 희롱하며, 삼신산에 불로초도 뜯어먹고 동정호에 목욕도 하다가 산 속으로 돌아드니, 층암은 집이 되고 낙화는 자리 삼아 한가히 누웠의니, 수풀 사이 밝은 달은 은근한 친구같고, 소나무에 바람소리 은은하거늘 돌베개에 높이 누워 취흥으로 잠을 드니 어디서 학의 소리 잠든 나를 깨올세라. 이윽고 일어나 한산(寒山) 석경(돌이 많은 좁은 길) 빗긴 길에 청려장(명아주 대로 만든 지팡이)을 의지하고 이리저리 배회하니 흰 구름은 천리나 만리에 덮여 있고 밝은 달은 앞시내와 뒷시내에 얹혔더라. 산이 첩첩하니 삼산은 청천 밖에 떨어지고, 물이 잔잔하니 이수는 백로주에 갈라져 있도다. 도도한 이 내 몸이 산수간에 누웠으니 무한한 경개는 정승 주어도 아니 바꾸고 노닐러라. 동녘 둔덕에 올라 휘파람 부니 한가하기 측량없고, 앞시내를 굽어보며 글 지으니 흥미가 무궁하다. 오동에 밝은 달은 가슴에 비취고, 양류에 맑은 바람 얼골에 불어 있다. 청풍명월이 그 아니 내 벗인가. 병 없이 성한 이 내 몸이 희황세계(복희씨가 다스리기 이전의 오랜 옛적 세상. 백성이 편안하고 한가로이 지내는 세상을 이르는 말임)에 한가한 백성이 되니, 중도 아니며 속한(품격이 속된 사람)도 아니요, 오직 평지의 신선이라. 강산 풍경을 임의대로 희롱한들 그 뉘라서 시비하랴. 이화 도화 만발하고 푸른 버들 휘여진데 동서남북 미색들은 시냇가에 늘어 앉아 섬섬옥수를 넌짓 들어 한가로이 빨래할 제, 물 한 줌 덤벅 쥐어다가 연적같은 젖통이를 슬근슬쩍 씻는 양은 요지연(요지에서 벌어진 잔치. 요지는 중국 곤륜산에 있다는 연못임)과 방불하고, 어진 오월이라 단오일에 녹음방초 우거지고 녹의홍상 미인들이 버들가에 그네 매고 짝지어 추천하는 모양 광한루 경개가 완연하다. 풍류호걸 이 내 몸이 저러한 절대가인(당대에 견줄 만한 인물이 없는 미인) 구경하니 아마도 세상 재미는 나뿐인가 하노라."
 
자라가 이르되,
 
"허허 우습도다. 우리 수궁 이야기 좀 들어보소. 오색 구름 같은 곳에 진주궁과 자개 대궐 반공(그다지 높지 않은 공중)에 솟았는데 일월이 명랑하다. 이 가운데 날마다 잔치요, 잔치마다 풍류로다. 연꽃 같은 용녀들은 쌍쌍이 춤을 추며 천일주와 포도주며 금강초 불사약을 유리병과 호박잔에 신선하게 담고 담아, 대모소반(거북의 등껍데기로 만든 작은 밥상) 받쳐다가 앞앞이 늘어놓고 잡수시오 권할 제 정신이 상활하고(상쾌하고), 심정이 황홀하니 헛장단이 절로 난다. 아미산에 반 바퀴 달과 적벽강의 무한한 경개며, 방장 봉래 영주산을 역력히 구경하고 선유하며 돌아올 제, 채석강, 양자강, 소상강, 동정호, 평려택, 대동강 압록강을 임의로 왕래하니, 흰 이슬은 강 위에 비껴 있고 물빛은 하늘을 접하였도다. 한들한들한 돛대는 만경창파를 업수이 여기는 듯, 떨어진 노을은 외따오기와 같이 날고 가을 물은 긴 하늘과 한 빛일세. 삼강(三江)으로 옷깃 삼고 오호(五湖)로 띠를 하니 오나라 초나라도 동남으로 터져있고, 만형을 당기우고 구월을 이끄니 하늘과 땅은 밤낮으로 떠 있구나. 평평한 모래에 기러기는 떨어지고 흰 갈매기 잠들 때라. 지극히 슬픈 퉁소로 어부사(중국 초나라 굴원이 지은 글로, 굴원과 어부 와의 문답 형식으로 이루어짐)를 화답하니 깊은 구렁에 숨은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에 있는 과부를 울리는도다. 달이 밝고 별은 드문드문한데 가막까치 남쪽으로 날아간다. 이 적에 순임금의 두 아내 아황과 여영의 비파 소리는 울적함을 소창하고(갑갑한 마음을 풀어 후련하게 하는 것) 길 건너 장사하는 계집아이의 부르는 후정화(중국 진나라 선제의 아들인 진후주가 지은 악곡의 이름) 곡조는 이 회포를 자아낸다. 한 밤에 은은한 쇠북 소리 한산절이 그 어디며, 바람편에 역력한 방망이 소리는 강촌이 저기로다. 초나라 강과 오나라 물에서 고기잡는 어부들은 애내곡(어부가 부르는 뱃노래)을 화답하고, 금못과 옥섬에 연 캐는 계집들은 상사곡(남녀 사이의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을 노래하니, 아마도 별건곤(별세계, 별천지)은 수부(水府)뿐이로다. 그러나 나의 말은 다 정말이어니와 그대 하는 말은 백 가지에 한 가지도 취할 것 없이 흉한 말은 감추고 좋은 말만 자랑하니, 그 형식으로 꾸며냄을 내 어찌 모르리오. 그대 신세 생각하니 여덟가지 어려움을 면하기 어렵도다. 두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어 보라. 동지 섣달 엄동절에 백설은 흩날리고 층암절벽 빙판되며 만학천봉 막혔으니 어디 가서 접족(接足)할까. 이것이 첫째로 어려움이오. 돌구멍 찬 자리에 먹을 것 전혀 없어 콧구멍을 핥을 적에 냉한 땀이 질질 흘러 사지가 불평할 제 팔자 타령 절로 나니 이것이 둘째로 어려움이오. 오뉴월 삼복 중 산과 들에 불이 나고 시냇물이 끓을 적에 산에서는 기름내고 털끝마다 누린내라. 짧은 혀를 길게 빼고 급한 숨을 헐떡일 제 그 정상이 오죽할까. 이것이 셋째로 어려움이오. 춘풍이 화청한 때 풀잎이나 뜯어 먹자 하고 산간으로 들어가니 무심 중에 독한 수리(독수리. 산악이나 평야에 사는 맹금) 두 쭉지를 옆에 끼고 살 쏘듯이 달려들 제 두 눈에 불이 나고 적은 몸이 솟구쳐 바위 틈으로 들어갈 제 혼비백산 가련하다. 이것이 넷째 어려움이오. 천방지축 달아나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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