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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령설화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이 대홍수 때 아버지인 나무를 타고 가다 구해 준 동물들의 보은으로 곤경을 벗어나 혼인하여 인류의 시조가 되었다는 설화
15-10-23 15:45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이 대홍수 때 아버지인 나무를 타고 가다 구해 준 동물들의 보은으로 곤경을 벗어나 혼인하여 인류의 시조가 되었다는 설화. 신이담(神異譚) 중 기원담(起源譚)에 속하며, ‘목도령설화’·‘참나무 아들로 태어난 도령’·‘홍수설화’ 등으로도 불린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두루 구전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하늘의 선녀가 땅에 내려와 나무 밑에서 쉬다가 나무신의 정기와 관계를 가져 아들을 낳았다.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고 소년은 나무 밑에 가서 나무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놀아서, 나무도령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하루는 나무가 소년을 부르더니, 앞으로 큰비가 내려 자기가 넘어지거든 자기의 등에 타라고 나무도령에게 일렀다. 어느 날 갑자기 큰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치지 않아서 세상이 온통 물바다를 이루었다.
넘어진 나무를 타고 떠내려가던 나무도령은 살려 달라고 애걸하는 개미를 만나 아버지인 나무의 허락을 받고 그 개미들을 구해 주었다. 또 모기 떼들도 구해 주었다. 마지막에 한 소년이 살려 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구해 주자고 하였더니 나무가 반대하였으
나, 나무도령이 우겨서 그 소년을 구해 주었다.
비가 멎고 나무도령 일행은 높은 산에 닿았다. 두 소년은 나무에서 내려와 헤매다가 한 노파가 딸과 시비를 데리고 사는 집에 정착하게 되었다. 구해 준 소년은 그 딸을 차지하려고 노파에게 나무도령을 모함하여 어려운 시험을 당하게 하였다.

그럴 때마다 구해 주었던 동물들이 와서 도와주어, 결국은 나무도령은 그 딸과 혼인하였고, 구해 준 소년은 밉게 생긴 시비와 혼인하였다. 대홍수로 인류가 없어졌기 때문에 그 두 쌍이 인류의 새로운 시조가 되었다.
이 설화는 전 세계적인 분포를 보이는 〈대홍수설화〉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신의 분노 때문에 비가 온다고 설정된 서양의 이야기와는 많이 다르고, 남매가 혼인한다는 내용 대신에 구해 준 사람은 배신하고 동물은 보은한다는 내용이 나타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점에서 신화적인 요소보다는 동화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기원전 6세기의 고대 인도 문헌인 ≪사타파타 브라마나 Satapata Brahmana≫에는 죽게 된 물고기를 살려 준 선행 때문에 배를 마련하여 대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으며, 중국 문헌인 ≪육도집경 六度集經≫이라는 불전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 나라의 것이 외국 설화의 영향을 받았으리라고 추측할 수도 있겠으나, 외국의 것은 선행에 대한 보상이 주어진다는 교훈적 성격이 강한 반면에, 우리의 것은 이 점 외에도 사람에 대한 배신감을 절실하게 함축하고 있어서 보다 깊은 이치를 담고 있다.
각 편에 따라 구해 준 동물이 멧돼지·뱀·제비 등으로도 나타나며, 노파가 내는 시험의 종류도 다양하게 구현된다. 하늘의 선녀 대신 자식 없는 과부가 나무신에게 기도해서 나무도령을 점지받게 되었다는 경우도 있다.

이 유형의 설화에는 크게 세 가지의 변이형이 있다. ① 주인공이 나무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부분만 있는 경우, ② 주인공이 나무의 아들은 아니지만 아버지 산소 옆에 있는 나무와 친하게 되어 나무를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경우, ③ 나무와 관계된 부분은 생략되고 사람은 배신하고 동물은 보은한다는 후반부가 중심을 이루는 경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①을 원초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고, ②는 ①이 합리적인 형태로 변이된 것이며, ③은 ①의 신화적 모티프가 완전히 탈락된 것이다. 특히 ③에는 배신한 사람의 모함으로 주인공이 옥에 갇히게 되자 구해 주었던 뱀이 도와주어 위기를 면하였다는 형태로 전개되는 각 편이 상당수에 이른다.
결국, 이 설화 유형은 수목 신앙을 바탕으로 한 신화적 형태에서 합리적 설명을 첨가한 형태로 변모하고, 다시 인간 구제는 할 수 없다는 경험론적 인식을 내포하게 되는 내용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설화에는 동물이 사람보다 선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동물에 대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이는 동물을 무지하고 무서운 대상으로 보는 서양의 사고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이 설화는 향유층의 세계 인식의 변모에 따라 이야기가 변이하는 과정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朝鮮民譚集(孫晉泰, 東京 鄕土硏究社, 1930), 韓國民族說話의 硏究(孫晉泰, 乙酉文化社, 1947), 韓國의 民譚(任東權, 瑞文堂, 1972),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韓國文學의 淵源과 現場(張德順, 集文堂, 1986).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출처: http://www.seelo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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