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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할 운(運)을 타고난 인물이 이인(異人)의 예언을 듣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내용의 설화. 연명(延命)설화
15-10-24 10:38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단명할 운(運)을 타고난 인물이 이인(異人)의 예언을 듣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내용의 설화. 이 설화는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에 따라 세 가지의 하위 유형이 존재한다.
첫째, 북두칠성에게 빌어서 수명을 늘인다는 것으로 〈북두칠성과 단명 소년〉이 있으며, 둘째, 저승사자를 접대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이야기로서 〈동방삭(東方朔) 이야기〉·〈외손자의 명을 잇게 한 율곡〉 등이 있다. 셋째는 단명한 소년이 예언을 듣고 집을 떠나서 많은 역경을 돌파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이야기로서 〈허미수와 단명 소년〉·〈중과 단명할 아이〉 등이 있다.
① 북두칠성과 단명 소년 : 이 설화는 손진태(孫晉泰)의 ≪조선민족설화의 연구≫에 소개된 것과 ≪한국구비문학대계≫(1-1)에 채록된 〈단명 소년과 세 신선〉 등이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외아들을 둔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신승(神僧)이 지나다가 아이의 상을 보고 단명할 것이라고 하였다. 부모가 모면할 방도를 간곡히 묻자 남산 꼭대기에 올라가 바둑 두는 노인에게 간청하여 보라고 말하였다. 아이가 산에 올라가 바둑 두는 두 노인에게 간청하였다.
인자하게 생긴 노인이 험악하게 생긴 노인에게 청하여 문서를 고쳐 소년은 오래 살게 되었다. 인자하게 생긴 노인은 남두칠성(南斗七星)으로서 출생을 맡아보고 험악한 얼굴의 노인은 북두칠성(北斗七星)으로서 죽음을 관장하는 분이었다.

이 설화는 각 편에 따라 다소의 변이를 보인다. 산에 올라간 소년은 노인들의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다가 노인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어 인간계의 몇 년을 지내고 죽는 액운을 모면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② 동방삭 이야기 : 이 유형의 이야기에는 ≪한국구비문학대계≫(3-4)에 수록된 〈동방삭이 삼천갑자를 산 내력〉·〈외손자의 명을 잇게 한 율곡〉 및 최내옥(崔來沃)의 ≪전북민담≫에 수록된 〈삼화장자풀이이야기〉 등이 있다. 〈삼화장자풀이〉는 본래 서사무가인 〈장자풀이〉가 설화로 전파된 것이다.
이 설화의 내용은 단명할 운수를 타고난 인물이 지나는 신승 또는 이인에게 단명을 모면할 방법을 듣고 음식과 신발 및 노자를 준비하여 저승사자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이들을 대접하고 다른 사람을 잡아가게 하거나, 저승의 문서를 고쳐서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이다.

동방삭은 30갑자를 살게 될 운명이었으나 저승의 문서에 ‘십(十)’ 자를 를 ‘천(千)’ 자로 고쳐서 3,000갑자를 살게 되었으며, 이이(李珥)의 지시로 연명한 소년은 부모가 100일 동안 방앗간을 다니며 쌀 서 말을 주워 모아 떡을 해서 사자를 대접하니 사자들이 15세 한명(限命)으로 되어 있는 명부를 55세로 고쳤다고 되어 있다.

이 설화에서 저승사자를 대접한 짚신 세 켤레, 밥 세 그릇 등은 상속(喪俗)에서 초상이 났을 때 해 놓는 사잣밥과 사자의 신발과 같은 것으로서 우리 민족의 생사관을 반영하는 자료로서 주목되는 것이다.
③ 이인의 지시로 연명한 유형 : 이 설화는 이인의 예언을 듣고 집을 떠나서 고초를 겪어서 액운을 모면하는 내용으로 내용이 일정하지 않다. ≪한국구비문학대계≫(5-4)에 수록된 〈평양감사 허미수와 단명할 운명의 아이〉는 허미수(許眉馬 : 許穆)의 지시로 버려졌던 단명의 소년이 정승인 아버지를 찾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같은 책에 있는 〈중과 단명한 아이〉는 중의 지시와 도움으로 집을 떠난 소년이 할머니로 변신한 구렁이를 피하고 머슴들의 해를 신선을 만나 모면하고 진사 집 둘째 딸과 통정을 하다가 발각이 되어 죽게 되었을 때 친아버지인 정승이 나타나서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단명을 모면한 이운선〉은 단명을 모면하기 위하여 상시관의 딸과 인연을 맺어 그 딸의 도움으로 장원급제도 하고 수명도 연장한다는 내용으로 전국에서 전승되는 설화 유형이다.
연명설화 중 〈북두칠성과 단명 소년〉의 유형은 손진태의 지적과 같이 중국에서 전파된 설화일 가능성이 크다. 수명을 북두칠성이 관장한다는 사고는 중국의 도교에서 나온 것이고 우리 민족 고유의 사고라고 볼 수 없다.

한편, 〈동방삭이야기〉는 우리 나라 전역에서 전승되는 설화로서 저승에서 인간의 죽음을 관장한다는 사고의 형성과 함께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보며, 무속적 사고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의 설화일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 많은 역경을 돌파하고 단명의 운을 모면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의지로 죽음까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설화로 운명론적 사고를 부정한 설화로서 의미가 있는 자료이다.

≪참고문헌≫ 朝鮮民族說話의 硏究(孫晋泰, 乙酉文化社, 1947), 全北民譚(崔來沃, 螢雪出版社, 1979),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자료출처: http://www.seelo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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