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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의 중인 출신 시인 정지윤(鄭芝潤)에 관한 설화. 정수동 설화(鄭壽銅說話)
15-10-24 13:56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조선 말기의 중인 출신 시인 정지윤(鄭芝潤)에 관한 설화. 문헌설화는 일사유사 逸士遺事에 전하며, 구전설화는 그의 활동 지역이었던 서울을 중심으로 하여 수원·의정부 등 중부 지방에 분포되어 있고, 최근 여러 출판사에서 간행한 야담과 야사집을 통해서 다른 지방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술과 이야기, 시문과 풍류를 즐긴 그는 당대의 문인
·정치가로 이름을 떨친 명사들과 교유하면서 그들의 허위와 부정을 풍자한 일화들이 많은데, 주로 양반 관료들의 부정 축재를 비판하는 이야기가 많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정한 돈은 술로 씻어야 한다면서 늘 술에 취하여 있었다. 가깝게 지내던
조두순(趙斗淳)의 잔치에 초대를 받은 정수동이 솟을대문을 들어서니, 사람들이 어린애가 동전 한 닢을 삼켰는데 창자에 동전이 붙으면 죽게 된다고 야단법석이었다.
이때 그가 나서서 사랑에 모인 대감들이 들으라는 투로,
걱정할 것 없네. 아랫배만 슬슬 쓰다듬어 주면 그만일세. 어느 대감은 남의 돈 몇 만냥을 삼키고도 배만 쓸고 있으면 아무 일 없는데, 까짓 제 돈 한 닢을 삼키고야 무슨 배탈이 나겠는가!
하고 소리를 쳤다.
대감들이 이 말에 흠칫하였으나, 이윽고 술잔이 돌고 유흥이 무르익자 조 대감이 좌중에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어느 대감은 호랑이라 하고 도둑이라고도 하는데, 다른 대감이 나서더니,
양반의 호령 한마디면 호랑이도 잡고 도둑도 잡을 뿐 아니라, 양반네의 명령에 누군들 꿈쩍하겠소. 그러니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이 양반이오. 하며 좌중을 둘러보자, 잠자코 있던 정수동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호랑이를 탄 양반 도둑입니다. 가슴에 호랑이(옛날의 호패)를 달고 온갖 도둑질을 자행하여 백성들의 고혈을 빨고 삼천리강산을 망치니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어디 있겠소!라고 하여 좌중을 숙연하게 하였다.

구전설화는 수 편에 지나지 않으나 야담집과 야사집에 20여 편의 유형이 전하고 있다. 정수동은 하농민인 방학중과는 달리 당대의 최고 지배층과 교분을 나눌 정도로 학문이 높고 지체도 상당했지만 이들에 영합하지 않고 비판하며 관직에도 오르지 않았다.
따라서, 정수동설화는 지배층의 위정을 풍자하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당대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 및 풍자문학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참고문헌 夏園詩, 枕雨堂集, 逸士遺事, 諧謔小說大全集 2(金容喆, 노벨文化社, 1970), 정수동과 정만서(趙能稙, 대아출판사, 1978),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자료출처: http://www.seelo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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