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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이야기
15-06-13 19:03

 
갈대꽃이 흔들리면 가을도 익어간다.
우수수 가을바람 갈대 잎 쓸쓸타 마라
이 한밤 잠 못 든다. 흰머리 외롭다 마라
천지에 한 가닥 맑은 뜻을 우리만이 안 다네.  
 
노산 이은상의 벽로기(碧蘆記)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갈대는 수많은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갈대꽃처럼 맑은 것도 없는 것 같다. 하얗고 보송보송한 것이 꽃처럼 아름답기도 하지만 갈대밭 전체가 가지고 있는 그 분위기의 맑음은 어떤 색깔있는 꽃보다도 더한 청아함을 보여준다.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에 젖게 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갈대는 순정으로, 또 지조를 표시하기도 한다. 
옛 선비들은 들풀을 엮은 야초라(野草羅)에 갈꽃을 턴 솜으로 된 이불을 덮고 자면서 절의를 생각했다. 땅 속 실뿌리를 다듬고 이것을 수반의 맑은 물에 기르면 싹이 돋는다. 대나무를 연상시키는 아취가 있어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널리 재배했다.
 
갈대는 문발, 삼포발(인삼을 덮어주는 발), 꽃발, 우동발, 갈대지붕, 겨울에 쓰는 삿갓 노립(蘆笠) 등 없어서는 안될 생활용품으로 사용했다. 당과 단백질이 풍부해 봄철에 뿌리줄기를 깍아 식용을 했다. 또 뿌리줄기를 갈아 전분도 만들었다. 펄프의 원료로 쓰고 이 뿌리는 한방에서 노근(蘆根)이라 해서 약으로 쓴다.
 
갈대 먹은 소, 살 안찌는 법이 없다고 할 정도로 갈대는 소의 사료로 제일로 쳤다. 
전국의 소류지나 강가에 흔히 볼 수 있는 갈대숲은 민물게, 새우 등 각종 수생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으며 철새 등 조수류의 좋은 보금자리가 된다. 특히 갈대는 물속에 녹는 질산염·DDT·페놀 등을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 강물오염방지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 소련 과학아카데미에서는 갈대를 이용해 키잔근교의 강물 속 유분함유량을 원래의 40분의 1로 낮추는데 성공해 전국의 오염된 강이나 늪가에 대대적인 갈대심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철새의 낙원이었던 낙동강 을숙도는 물론 한강 등 전국의 강에서 차츰 모습을 감추고 있다.  외눈박이 거인 포리페모스는 바다의 신 가라티아를 사랑했다.
 
어느 날 포리메모스는 가라티아가 목동 청년 아키스의 가슴에 안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질투로 불타오른 포리페모스는 아키스에게 돌을 던져 그를 죽이고 말았다. 이때 가라티아는 피투성이의 죽은 아키스를 보고 깊이 슬퍼하며 아키스의 피를 물로 바꾸어 영원히 흐르는 강을 만들었다. 
피의 빛깔이 완전히 물로 변했을 때 아키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가라티아는 강변에 서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팔은 점점 길게 뻗어나갔고, 어깨에서는 녹색 가지가 나와 갈대가 되었다. 
 
옛날 중국에 민자건(閔子騫)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 밑에서 자라게 되었다. 계모는 건의 집에 들어온 뒤 두 아이를 낳아서 건에게는 두 명의 동생이 생겼다.
 
그런데 계모는 자기가 난 아이들만을 귀여워하고 전실 소생인 건은 천대하였다. 추운 겨울에 건의 동생들에게 두툼한 솜옷을 입히면서 건에게는 갈대의 이삭에 붙은 털을 넣어 만든 옷을 입혔다. 얇고 보잘것없는 옷을 입은 건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겨울을 지내야 했다. 그러나 마음씨 착한 건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었다.
 
어느 날, 건의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고 크게 노하며 계모를 쫓아내려 하였다. 그러자 건이 나서서 아버지를 극구 만류하였다. 어머니는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며 그 동안 자신을 매우 따뜻하게 돌보아 주었다고 계모를 변호해 주었다. 건의 말을 들은 아버지는 건의 착한 마음씨에 탄복하여 계모를 용서하였다. 계모도 건의 착하고 깊은 생각에 감동하여 자신의 잘못을 빌고 그 후부터는 동생들과 다름없이 건을 사랑하였다. 건은 중국의 24효(孝) 중의 한 사람에 꼽히게 되었다. 
24효(孝)라 함은 원나라 곽거업(郭居業)이 선정한 효자 24사람을 말하는 것인데, 맹종(孟宗)과 왕상(王祥)도 24효의 한 사람이었다.                                                             출처 : 약용작물종자종합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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