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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가 무슨 말인지 알고나 먹자
17-01-26 14:54

"영구야 뭐 하니?"

"보면 몰라? 샌드위치 먹는 중이잖아."

달봉이가 군침을 흘리며 다가오자 영구가 몸을 살짝 돌렸어요.

"샌드위치가 무슨 말인지 알고나 먹니?"

"그딴 거 알아서 뭐 해. 맛만 좋으면 되지..."

"바보야, 샌드위치는 원래 사람 이름이야."

달봉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아는 체를 했어요.

정말 샌드위치가 사람 이름일까요?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은 밥 먹을 시간이 아까워 온종일 쫄쫄 굶은 채 카드를 할 정도로 카드놀이를 좋아했답니다. 식사를 담당한 백작의 하인은 골치가 아팠지요. 백작이 카드놀이에 빠져 번번이 식사를 미루는 바람에 음식이 식어 버리곤 했으니까요. 하인은 보다못해 백작이 카드를 하면서도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만들었지요. 그게 바로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을 딴 샌드위치예요

샌드위치 외에도 드라큘라, 산타 클로스, 보이콧, 강태공 같은 말 역시 사람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에요. 태조 이성계에 얽힌 함흥 차사나 선조 임금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도루묵 같이 역사가 깃든 말도 있지요.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일화에서 따온 것도 있어요. '노아의 방주''바벨탑' 같은 표현이 그것이지요. 그밖에 땡전, 시치미 떼다, 철면피, 만우절, 십팔번 같은 말에도 재미있는 유래가 숨어 있답니다.

우리가 말이 생겨난 유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말의 올바른 쓰임새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십팔번이 일본에서 건너온 말임을 안다면 더 나은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을씨년스럽다'란 말이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역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안다면 그 뜻이 더욱 깊게 다가올 거예요. 여러분은 간혹 왜 금을 '노다지'라고 부를까? 왜 지독한 구두쇠를 보고 '자린 고비'라고 할까? 또 여자 앞에서 제대로 말도 못하는 친구를 왜 '숙맥'이라고 부를까?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나요?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여러분이 궁금하게 여겨 왔던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보세요.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이면 자기도 모른 사이 세상을 보는 눈이 커졌음을 느낄수 있을 거예요. 이 책에는 말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상을 사는 지혜와 삶의 진실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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