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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이야기
15-06-13 20:48

 
옛날 어느 곳에 화자(化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둘 살았다.
꼭 같이 거지였던 두 사람은 서로 의형제를 맺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생손가락을 앓게 되었다. 손톱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아픔이 몹시 심했다.
형은 동생을 데리고 약방을 찾아가 약을 달라고 했다. 약방 주인은 약을 사려면 다섯 냥을 달라고 하였다. 그들에게는 돈이 없었으므로 약방 주인은 그들을 내쫓아 버렸다.
약방에서 쫓겨난 형제는 산기슭에 올라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생각했다.
 
동생이 몹시 아파하므로 형은 발 밑에 있는 보라색 꽃을 따서 입으로 씹었다가 동생의 아픈 손가락에 발랐다. 그랬더니 손이 불타는 것처럼 화끈거리다가 차츰 열이 내리고 통증이 없어졌다.
형은 그 보라색 꽃이 핀 풀을 뿌리째 뽑아 집으로 가지고 와서 꽃잎을 짓찧어 동생의 아픈 손가락에 붙이고 나머지는 달여서 먹였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놀랍게도 아프던 손가락은 거의 다 나아 있었고 2∼3일 뒤에는 마침내 완전하게 나았다. 그 뒤로 두 화자 형제는 거지 노릇을 그만두고 산에 가서 그 약초를 캐다가 생인손을 앓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고쳐 주었다. 
그 약초는 꽃이 보라색이고 줄기가 마치 단단한 못과 같다고 하여 이름을 자화지정(紫火地丁)이라고 지었다. 자화지정을 우리말로는 제비꽃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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