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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기(자소엽) 이야기
15-06-13 22:50

 
2천 년쯤 전에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음력 9월 9일 중양절은 중국에서 제일 큰 명절이다.
이 날 부잣집 젊은이 몇 명이 술집에 모여 게먹기 시합을 했다.
“아, 맛있어. 내가 제일 많이 먹을 거야.”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열심히 게를 먹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탁자 밑은 게 껍질로 수북이 쌓였다.
그때 마침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명의 화타가 제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화타는 게걸스럽게 게를 먹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다가 말했다.
 
“여보게 젊은이들, 게는 성질이 찬 것이라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난다네.” 젊은이들이 투덜거렸다.
“우리가 우리 돈 내고 먹는데 무슨 참견이오?”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요. 게를 너무 많이 먹으면 자칫 죽을 수도 있어.” 그러자 한 젊은이가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괜히 겁주지 마시오. 게를 먹고 죽었다는 사람은 아직 들어 보지 못했소. 설령 죽는다 할지라도 당신이 간섭할 일이 아니잖소?” 
젊은이들이 말을 듣지 않자 화타는 술집 주인을 불렀다.
 
“이 젊은이들에게 게를 그만 파시오. 이러다가는 사람이 죽겠소.” 술집 주인이 화타에게 따졌다.
“남이 장사하는 데 무슨 참견이오?” 화타는 더 이상 말리지 않고 제자와 함께 술을 마셨다 .
밤이 이슥하여 화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고 하는데 한 젊은이가 배가 아프다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구, 나 죽네, 빨리 의원을 불러 줘요.” 곧이어 다른 젊은이들도 배를 움켜쥐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구 아야, 배 아파 죽겠네.” 젊은이들이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뒹굴자 술집 주인이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밤이 늦어서 의원을 부르러 갈 수도 없었다. 이때 화타가 나섰다.
 
“내가 의원이니 한번 치료를 해 보겠네.” 젊은이들은 화타의 소맷자락을 잡고 애원했다.
“아까는 저희들이 정말 잘못했습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저희를 좀 살려 주십시오.”
“돈은 필요 없네. 다만 앞으로 어른들의 말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게.”
 
화타는 젊은이들을 조금 기다리게 하고 제자를 데리고 들판으로 가서 약초를 뜯어 와서 큰 솥에 삶아 마시게 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복통이 사라지고 뱃속이 편해졌다. 화타는 젊은이들을 치료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보랏빛 약초의 이름이 아직 없구나. 환자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자서(紫舒)라고 하자.’
‘자서’는 보랏빛 풀을 먹으니 편하다는 뜻이다. 젊은이들이 돌아간 뒤에 제자가 화타에게 물었다.
“선생님, 이 풀이 게를 먹고 중독된 것을 고친다는 얘기가 어느 책에 적혀 있습니까?”
“책에는 없다. 내가 동물의 행동을 보고 배운 것이지.” 화타는 제자에게 이야기했다.
“언젠가 어느 여름철에 내가 강남지방의 강가에서 약초를 캐고 있을 때 수달이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간신히 삼켰어.
 
그런데 물고기가 아주 큰 놈이라 수달이 그걸 삼키고는 배가 북처럼 불룩하여 터질 것 같았지.
그놈은 괴로운 듯 어쩔 줄 모르더니 풀밭으로 나와 보랏빛 풀을 뜯어 먹더군.
그러고 나서 잠시 지나자 그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놀더군. 그때 나는 알았어. 물고기는 성질이 차고 자서는 성질이 따뜻하여 서로 중화하여 물고기의 독을 풀어 준다는 것을...
화타는 얘기를 계속했다.
 
“그 뒤로 나는 자서의 잎을 따서 가루약과 알약을 만들어 많은 환자들한테 주었더니 과연 약효가 뛰어나더군. 오한이 나는 데, 두통, 관절통, 복통, 설사 등 한기로 인해 생긴 병에 효과가 있고, 또 소화기능을 돕고, 폐 기능을 튼튼하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장을 튼튼하게 하며 갈증을 없애 주는 데 좋은 효능이 있었네.” 
이 약초를 화타는 자서라 이름 지었으나 뒷날 시간이 흐르면서 자소(紫蘇)라고 불리게 되었다 . 자소는 우리말로 차조기라고 부른다. 꽃 풀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여러 지방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기도 하고 밭에 심어 가꾸기도 한다. 줄기는 네모지고 잎이나 꽃 등이 들깨를 닮았다. 다만 줄기와 잎이 보랏빛이 나는 것이 들깨와는 틀리다.    출처 : 약용작물종자종합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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