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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찰 이야기
15-06-14 06:59


옛날, 함경도 함흥지방에 한 의생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길주지방을 지나다지쳐서 산비탈 바위에 몸을 의지해 쉬고 있었다. 
그런데 저만치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곳을 바라보았다. 
족제비와 뱀이 싸우고 있었다. 싸움은 거의 끝나 있었다. 족제비가 뱀의 등 껍질을 물고 있었으며 족제비의 치독에 뱀은 죽어 있었다.

족제비는 잠시 숨을 돌리고 나서 뱀에게 다가가더니 그 뾰족한 이빨로 죽은 뱀의 목줄기를 힘껏 물어 뜯었다. 그런 다음 발톱으로 뱀의 목줄에서 배까지 내리찢었다. 그리고는 뱃속에서 무언인가를 한참동안 찾는 듯 했다. 이윽고 죽은 뱀의 뱃속에서 무엇인가가 나왔다. 
그것은 놀랍게도 세 마리의 죽은 족제비 새끼였다. 그 족제비의 새끼인 모양이었다. 
족제비는 이상한 풀잎으로 죽은 새끼드을 문지르기도 하고 목구멍에 가까이 대어 주기도 했다. 
그러더니 그 풀잎들을 씹어서 거기에서 나온 즙을 새끼들의 콧가에 발라주는 것이었다.

그리고나서 얼마쯤 지나자 놀랍게도 죽은 줄 알았던 그 새끼들이 기적적으로 소생하는 게 아닌가.그는 이 기적 같은 일을 보고 크게 놀랐다. 또한 족제비의 지극한 모성애에 감탄도 했다. 그러다가 그는 그 기적의 풀을 주워서 살펴보았다. 그는 그 풀들을 모아 품속에 간직한 채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그날밤, 그는 어느 산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런데 산가의 주인은 그가 의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혹시 독뱀에 물렸을 때 좋은 약이라고 갖고 계신지요?˝˝아니, 누가 독뱀에 물리기라도 했습니까?˝˝예, 오늘 낮에 친척되는 사람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독뱀한테 물려서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답니다.
˝˝글쎄요.˝머뭇거리던 그는 불현듯 뇌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족제비가 썼던그 풀이 혹시 독뱀의 독을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무튼 가봅시다. 어쩌면 환자를 살려낼 방도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그가 주인과 함께 뱀에 물린 환자의 집에 가보니, 과연 사내가 드러누워서 기신을 못하고 있었다.
의생은 즉각 품 속에서 침을 꺼내 뱀에 물린 사내의 다리를 찌르고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는 간직해 두었던 그 풀잎을 꺼내어 환부에 붙여주었다. 
그랬더니 환부의 독이 풀렸다. 침구멍으로는 독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그리고는 환자가 소생했다.

이것을 본 그의 기쁨은 컸다. 물론 죽어가던 한 생명을 구해냈다는 기쁨도 큰 것이었지만, 이와 함께 독사의 독을 제거하는 신기한 약초를 발견한 기쁨도 말할 수 없이 컸다. 
그가 이렇게 해서 발견해 내었다는 약초가 바로 진득찰이라고 한다.
                                                                                          출처 : 약용작물종자종합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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