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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지른 물의 유래
18-10-05 13:27


 

"허구한 날 낚시질만 하면 어디서 쌀이 나와요, 돈이 나와요? 에구,

팔자야. 이젠 더 이상 못 살아!"

아내는 참다못해 보따리를 싸서 힁허케 집을 나가 버렸어요.

하지만 남편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여전히 낚싯대를 들고

어슬렁어슬렁 강가로 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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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편이 바로 강태공이에요. 그는 주나라 문왕을 도와 나라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지요.

강가에 나온 강태공은 낚싯대를 드리웠어요. 해가 질 때까지 앉아 있었

지만 고기는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어요. 강태공의 낚싯바늘은 여느 낚싯

바늘과 달랐기 때문이지요. 고기를 잡으려면 끝이 약간 구부러진 낚싯바늘

로 고기가 입질할 때를 노려야 해요. 그러나 강태공의 낚싯바늘은 곧아서

고기가 아무리 미끼를 물어도 낚아 올릴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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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백발 노인이 될 때까지 고기를 잡을 셈도 아니면서, 매일같이 낚싯

대를 메고 강가로 나갔어요. 빈 낚싯대를 한가에게 던져 놓고 자기를 알아

줄 군왕을 기다리며 세월을 낚아 올리고 있었던 거지요.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강태공의 인물 됨됨이를 알아본 사람이 나타났어

. 바로 주나라 문왕이었어요. 문왕은 사냥을 나왔다가 우연히 강태공을

만났는데 첫눈에 그가 비범한 인물임을 알아본 거지요. 그 길로 강태공은

낚싯대를 거두고 문왕을 따라가 높은 벼슬길에 올랐어요.

집을 나갔던 아내가 이 소식을 듣고 궁궐로 강태공을 찾아왔어요.

"잘못했어요. 속 좁은 아녀자의 짓이니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저를 다시 받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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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잘못을 빌고 또 빌었어요.

그러자 강태공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내에게 발했어요.

"그럼, 나가서 물 한 그릇만 떠 오시구려."

아내는 속으로 몹시 기뻤어요.

', 이제 됐다. 날 용서하시는 모양이구나.'

아내는 서둘러 물을 떠 와 공손하게 강태공에게 바쳤어요. 그런데 강태

공은 대접에 담긴 물을 바닥에 주르르 쏟아 버리는 게 아니겠어요?

순간 아내는 몹시 긴장했어요. 이윽고 강태공이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이 엎지른 물을 그대가 도로 주워 담을 수 있다면 

 다시 아내로 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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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마치자마자 강태공은 밖으로 나가 버렸어요. 아내는 바닥에 엎드려

흐느껴 울었어요. 뒤늦게 지난날의 잘못을 깨달았지만 이미 엎지른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었지요.

이처럼 '엎지른 물'은 다시 바로잡거나 돌이킬 수 없게 된 

 일을 두고 쓰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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