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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ㆍ성묘길 `벌.뱀.예초기` 주의하세요
20-09-22 11:29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를 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추석 연휴가 짧아 주말에 미리 성묘를 다녀오려는 가정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벌초를 하다가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등의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묘나 벌초 나들이 때 자주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응급처치 요령을 살펴본다.
◇ 벌에 쏘였을 때 = 벌초할 때 발생하는 사고 중 가장 흔한 게 벌에 쏘이는 것이다. 보통 건강한 사람이 벌에 쏘이면 통증과 부종, 열감 등의 증상이 있지만 심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는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나면 피부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등으로 시작해서 전신적인 부종, 복통, 구토, 설사, 천명,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벌에 쏘였을 때는 적절한 응급처치가 필수적이다.
우선 벌에 쏘였을 때는 우선 피부에 침이 박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개는 침이 빠져 나오지만 남아있을 수도 있다. 이를 그대로 두면 2~3분간 침에서 독이 계속 나오므로 이를 빼내는 것이 좋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비눗물로 쏘인 부위를 씻고 통증과 독이 흡수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을 해주면 좋다. 꿀벌의 독은 산성이므로 베이킹파우더를 물에 재 반죽을 하면 효과가 있고,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이므로 식초나 레몬주스를 바르는 것이 좋다.

만약 벌이 쏘인 후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하면 대부분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소실이 올 수 있으므로 누운 자세로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충분히 확보한 다음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벌이나 곤충에 쏘이지 않기 위해서는 사마귀나 거미, 송충이 등을 직접 만지지 말고 벌이 가까이 날아오면 손이나 팔을 저어 쫓지 말아야 한다. 가만히 있거나 몸을 서서히 움직여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벌이 좋아하는 단 음식이나 청량음료는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다. 향이 진한 화장품이나 향수, 헤어젤 등도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급적 긴 소매 옷을 입어 노출을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꽃무늬나 밝은 색상, 큰 사이즈의 옷 대신 흰색 옷을 입는 게 바람직하다.

◇ 뱀에 물렸을 때 = 벌초를 하다가 뱀에 물리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독사에게 물리면 호흡곤란이나 근육마비, 구토나 오심, 부종과 통증 등이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심한 경우에는 혼수상태나 심장마비에 이를 수도 있다.

이때는 우선 환자와 다른 사람들을 멀리하는 게 좋다. 뱀은 대상을 한 번 이상 무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사는 머리가 잘려도 20분 이상 움직일 수 있고 자신의 몸길이 정도는 단번에 공격할 수 있다.
뱀에 물린 환자는 안전한 장소로 상처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해 편안히 눕히고 안정시켜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흥분하거나 걷거나 뛰면 독이 더 빨리 퍼진다. 손가락을 물렸다면 반지 등은 빼야 한다.

만약 물린 부위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으면 괴사가 생길 수 있다. 비누와 물로 물린 부위를 부드럽게 닦아내고 팔이나 다리를 물렸을 때는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2~3㎝ 정도 폭의 헝겊으로 물린 부위에서 5~10㎝ 윗부분을 묶어줘야 한다.

묶을 때는 지혈이 목적이 아니고 독소가 몸의 정맥을 따라 퍼져 나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 만큼 너무 세게 묶지 말아야 한다. 특히 독소를 제거한다고 입으로 빨아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오히려 병원으로 후송하는 시간을 지체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또 구강 내 상처가 있는 사람이면 오히려 독소가 상처를 통해 침투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라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뱀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야외나 수풀이 우거진 곳이나 물가 등은 뱀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풀밭이나 폐허가 된 건물, 나무나 바위가 쌓인 곳 등도 피하는 게 좋다.

장작이나 덤불 등을 옮길 때도 직접 손가락을 밑으로 넣지 말고 집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뱀은 죽어있는 것처럼 보여도 경고 동작 없이 공격할 수 있는 만큼 만지는 것은 금물이다.
◇ 벌초하다 베이거나 절단한 경우 = 예초기의 칼날은 고속으로 회전하는 데다 날카로워 풀 속에 있는 돌에 칼날이 부딪힐 경우 부러지면서 파편이 튀어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작업을 할 때는 칼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하고 목이 긴 장화나 장갑, 보안경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피가 많이 나면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어 흙이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소독약을 바른 뒤 깨끗한 수건이나 가제로 감싼 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처에 소주나 된장, 담뱃가루 등을 바르는 행위는 금물이다.
만약 손가락 등이 절단됐다면 재접합을 위해 조치를 잘 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재접합은 절단 후 팔, 다리 등 근육이 있는 부분이 6시간 이내, 손가락 등 근육이 없는 부분이 24시간 이내에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절단사고가 일어나면 얼음에 절단부위를 담가 두거나 절단 부위의 소독 및 수분 공급을 위해 알코올, 생리용 식염수를 사용하기 쉬운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절단부위에 얼음이 닿게 되면 조직 손상을 일으켜 동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알코올은 혈관을 손상시켜 조직의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쉽다.
가정에서 쓰는 생리용 식염수는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절단 부위를 생리식염수에 오래 접촉하고 담가두게 되면 그 크기가 불어나 양쪽 접합 부위가 맞지 않고 이후 조직의 변화 등 더 큰 위험을 불러와 봉합하기가 어렵게 된다.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치 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 과다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출혈 부위를 압박 붕대로 지혈하고 절단 부위를 높이 올린다. 이때 지혈제나 지혈대는 조직, 신경, 혈관이 파괴돼 오히려 재접합 수술을 방해하기 때문에 상처에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② 절단 부위는 가능하면 빨리 냉장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데 절단 부위의 오염이 심하면 약국에서 생리식염수를 사서 씻어낸 후 깨끗한 천이나 가제로 싼 뒤 다시 깨끗한 큰 타월로 두른 다음 비닐봉지에 밀봉한다. 소독된 가제나 타월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능한 한 깨끗한 것으로 바꿔줘야 한다.

③ 이 비닐봉지는 얼음과 물을 1:1의 비율로 섞은 용기에 담아 약 4도 정도의 냉장 온도를 유지시킨 다음 환자와 함께 병원으로 가져간다. 만약 밀봉이 잘못돼 얼음물에 절단부위가 노출돼 젖게 되면 조직이 흐물흐물해져 재접합이 어려워진다.

④ 일반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에는 빠른 시간 안에 접합수술이 가능한 전문 병원으로 환자와 함께 이송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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