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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요리가 고혈압, 담배, 술독에 좋다
20-11-12 10:04
보리싹과 함꼐 간 등 내장을 넣어 끓인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아니다. 홍어값 만만치 않은 것은 문어도 안다. 얼마나 비싸면 칠레산 가오리가 흑산도 홍어를 흉내내겠는가. 
바람둥이로 알려진 홍어 수컷은 일부일처제를 철저히 지키는 의리파다. 교미시 돌출돼 있는 2개의 생식기가 조업에 방해된다며 뱃전에서 제일 먼저 칼질을 당한 아픈 사연 때문에 "만만한 놈"으로 찍혔지만, 맛도 값도 결코 주눅들 만한 어종이 아니다. 
오늘 별미여행은 흑산도 홍어다. 이제 향기를 식탐하는 식도락가여, 향기에 손사래치지 말라. 향기는 부족함을 감추는 위선자일 뿐이다. 고약한 향기일지라도 그 솔직한 맛에 입과 귀가 솔깃해지리니.
 
▲홍어의 매력
귀물 대접을 받던 흑산도 홍어가 풍년가를 부르고 있다. 칠레산 가오리에게 속아오던 식도락가에게 입맛도는 희소식이다. 일반인들은 먹고 싶어도 구할 수 없어 못 먹던 홍어. 
홍어의 진가는 고약한 향취다. 처음에는 코끝이 찡하고 다음에는 입안이 상쾌하고 끝맛은 청량하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칠레산 수입 홍어와는 맛이나 향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홍어회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생선회지만 특히 산란기인 11월부터 3월까지가 속살이 알차고 맛이 좋다고 한다. 홍어는 숙성된 정도에 따라서 강한 암모니아 같은 향을 내는데 목구멍을 확확 달아오르게 하며 코끝까지 아리게 하는 특유의 향이 가장 큰 매력이다. 
퀴퀴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통해 뇌속으로 파고들면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즐거운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 맛에 길들여지면 입맛이 향기를 쫓게 되고 "별스러운 중독성"에 다시 찾는다. 전라도 지방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급 음식. 홍어는 그래서 마니아를 몰고 다닌다.
 
▲홍어삼합
홍어는 회·구이·찜·국거리 등으로 먹는다. 그러나 제대로 된 맛을 즐기려면 푹 삭혀서 톡 쏘는 맛에 눈물·콧물을 훔쳐 가며 먹어야 제격이다. 
홍어는 뼈까지 연해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가장 널리 알려진 홍어찜과 회는 주로 살결이 일정하고 물렁뼈가 알맞게 박힌 날개 부위로 하는데, 매콤하게 삭은 하얀 속살과 오독오독 씹히는 물렁뼈가 초보자에게도 무난하다. 이른 봄 보리싹과 함께 간 등 내장을 넣어 끓인 "홍어애(내장) 보릿국"도 애간장을 녹인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삼합" "삼탁" 또는 "홍탁"이야말로 흑산도 홍어요리의 진수다. 삼합은 흑산홍어를 삭힌 살과 묵은 김장김치, 그리고 삶은 삼겹살 등 셋(삼)을 차례로 얹어 보쌈(합)처럼 먹는 음식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라서 위장 약한 사람,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별탈이 없다.
여기에 막걸리(탁주)를 걸치면 "삼탁"이요, 그냥 홍어를 소금이나 초장에 찍어 막걸리 한잔에 곁들이면 "홍탁"이 된다.

▲홍어의 영양학
홍어는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어 열이 많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좋으며 특히 관절염 치료제인 황산콘드로이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관절염 류머티즘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다이어트와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홍어는 썩혀도 독이 사람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몸속의 담배독이나 술독을 제거하고 심지어 담석까지 삭혀 준다는 속설이 전해오는 식약을 겸비한 음식이다.
 
▲서울권에서 맛보는 흑산도 홍어
서울근교에서도 국내산 홍어맛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일산 자유로변에 있는 "우슬이네(대표 김종원·45)"는 홍어삼합을 제대로 하는 집이다. 흑산도에서 직접 잡아올린 자연산을 그 집만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숙성, 식탁에 내놓음으로써 많은 식도락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홍어 피부의 끈적끈적한 진액을 제대로 삭혀 만든 쫀득쫀득한 육질과 돼지고기를 삶지 않고 장작불에 익힌 삼겹살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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