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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알고 마시면 더 땡긴다
20-11-25 12:39
'막걸리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 등 막걸리에 대한 5가지 오해와 진실 
맥주를 마시면 배가 나오고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가 아플까? 맥주 전문가들은 맥주의 칼로리가 사과 주스나 콜라보다도 낮고, 포도주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소주 한 잔(50cc)과 맥주 한 잔(200cc)의 열량이 비슷한 정도다. 즉 맥주가 딱히 살이 찌는 술이 아니라, 맥주와 함께 먹는 치킨 같은 기름진 안주 때문에 살이 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막걸리는? 막걸리에 대한 5가지 오해와 진실을 풀어보자. 

오해 1 | 막걸리는 탁주 혹은 동동주와 같은 술이다? 
우리 술은 쌀과 누룩, 물만 있으면 빚을 수 있다. 이를 가지고 술을 만든 뒤 거르는 방식에 따라 청주와 탁주, 소주로 나뉜다. 청주는 말 그대로 '맑은 술'이고 탁주는 '흐린 술'이다. 쌀과 누룩, 물을 이용해 만든 술을 체에 부어 거르면 흐린 '탁주'가 된다. 그런데 이 탁주에 용수(체의 일종)를 박아서 맑은 술만 떠내면 '청주'가 되는 것이다. 소주는 탁주에 열을 가해 증류시키면 소주가 된다. 
막걸리의 '막'은 '방금' '거칠게' '함부로'라는 뜻이다. 즉 탁주에서 청주를 걸러내고 남은 술에 물을 보태 '방금 거칠게 걸러낸 술'을 막걸리라고 한다. 그래서 모든 막걸리는 탁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탁주가 막걸리는 아니다. 탁주 중에서 공을 들여서 고생스럽게 만들어내는 고급주 '이화주' 같은 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동주는 무엇일까? 동동주는 혼탁한 정도와 상관없이 발효 뒤 밥알이 동동 떠 있는 술을 뜻한다. 그런데 밥알은 발효되는 과정에서만 떠 있고 발효가 끝나면 가라앉는다. 따라서 시중에서 밥알이 동동 떠 있는 동동주는 인위적으로 밥알을 띄운 것이다. 식혜를 사서 붓거나 하는 등의 방식으로 띄운 것이라고 한다. 

오해 2 |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 
숙취의 원인이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진 않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와 발효과정에서 생산되는 메탄올 등이 숙취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걸리가 특별히 다른 술에 비해 숙취가 심하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고 있어 이는 잘못된 '선입견'이다. 물론 과거엔 열악한 제조설비로 인해 막걸리의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 억울하지는 않은 점이다. 실제로 과거엔 막걸리의 품질이 좋지 않아서 머리가 아팠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양조공정이 과학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품질관리도 철저하기 때문에 이젠 '억울한 선입견'이라는 게 업계 쪽 주장이다. 오히려 막걸리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비타민과 아미노산 등은 숙취 해소 물질로 알려져 있고, 식이섬유는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다른 주류에 비해 숙취 걱정이 없는 술이라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오해 3 | 막걸리는 쌀로만 빚는다? 
막걸리는 쌀이나 밀, 옥수수, 감자 등 다양한 곡류로 빚을 수 있는 술이다. 제주도에서 유명한 '좁쌀 막걸리'는 좁쌀로 빚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서 먹을 수 있는 막걸리의 58%는 밀막걸리고 나머지가 쌀막걸리다. 원래는 쌀먹걸리가 대세였던 한국에서 1965년 양곡보호 조처로 쌀막걸리를 금지했다. 그때부터 국내의 모든 막걸리는 밀막걸리였다. 1990년부터 쌀이 남아돌면서 쌀막걸리를 허용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정부가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쌀막걸리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론 더 늘어날 추세다. 
밀막걸리와 쌀막걸리의 맛 차이는 어떨까? 밀막걸리는 색이 짙은 회색에 가깝고 맛이 텁텁한 편이다. 반면 쌀막걸리는 색이 하얗고 맛이 깔끔하다. 

오해 4 | 막걸리는 싸구려 술이다? 
생산원가만 따지면 소주, 맥주, 막걸리 중에서 막걸리가 가장 비싼 술에 속한다. 주세법에 따라 모든 술에는 세금이 붙는데 막걸리가 세율이 가장 낮다. 막걸리 등의 탁주엔 5%, 소주와 맥주는 72%나 되는 세율이 붙는다. 쉽게 말해, 소비자가 1000원짜리 술을 한 병 마실 때 막걸리의 원가는 950원, 소주와 맥주는 280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막걸리는 원가가 가장 비싼 술이다. 그럼에도 왜 막걸리는 싼 술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을까? 그것은 일단 막걸리는 맥주나 소주처럼 대기업이 만들지 않고 영세업자들이 만들어서 유통시키기 때문이다. 톱모델을 기용하지도 않고 광고도 하지 않는다. 용기 또한 유리병이 아닌 플라스틱통에 담아 유통되는 점도 그런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오해 5 | 막걸리는 색이 흴수록 좋다? 
막걸리 색의 차이는 발효를 위해 넣는 누룩의 차이로 발생한다. 일본식 누룩인 고지(쌀누룩)를 사용하면 흰색이 나오고, 우리나라 전통 누룩인 밀누룩을 사용하면 누런색이 나온다. 쌀누룩은 깔끔하고 단순한 맛이 특징이고, 밀누룩은 깊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또한 원료에 사용되는 부재료에 따라서도 독특한 색상을 띠게 된다. 복분자 막걸리는 분홍빛을 나타내고 흰쌀 대신 흑미를 사용한 막걸리도 고운 분홍색을 띤다.

하루 만에 정복하는 막걸리 빚기 
막걸리학교·국순당 우리술아름터 등 교육기관들 ◎ '막걸리학교' 는 전통주 전문가인 허시명씨가 교장으로 운영하는 학교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5기 강의를 진행했으며 200여명의 동문이 배출됐다. 총 10번의 강좌로 이뤄지는 막걸리학교는 막걸리에 대한 인문학적 강의부터 실제로 막걸리 빚어보기, 양조장 현장 답사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강의마다 다양한 막걸리를 시음하는 시간도 갖는다. 자세한 내용은 www.huschool.com 문의 (050)5609-5609. 
◎ 국순당 은 주류업계 최초로 오는 9월부터 '우리술아름터' 라는 교육기관을 열고 '우리술 강좌'를 운영한다. 2년간 국순당 사내와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해온 막걸리, 약주, 과실주, 소주 등 다양한 우리 술에 대한 강의를 외부로 확대한 것이다. 1일 과정인 '우리술 첫걸음 과정'은 4시간에 걸쳐 우리 술의 문화 및 분류·특징 등에 대해 공부한 뒤 막걸리를 직접 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국순당 부설 연구소 신우창 부소장 등 연구원들이 강좌를 맡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설명뿐 아니라 기술적·화학적 설명이 뛰어나다. 강의료는 2만원인데 만든 막걸리는 집에 가져가고 막걸리뿐 아니라 다양한 우리 술과 안주를 시음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짜'에 가깝다. 8주 과정인 '우리술 벗되기' 과정은 발효 이론을 배우면서 막걸리부터 약주·과실주·소주까지 모두 만들어본다. 8주 과정은 30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www.woorisooledu.co.kr 문의 (02)513-8562. 
◎ 막걸리학교와 국순당 강좌가 '알고 마시자, 즐기며 마시자'는 데 초점을 둔다면, 한국전통주연구소 과정 은 '전통주를 제대로 만들고 복원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강좌인 박록담 소장의 '전통 가양주반'은 분기별로 12회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이론부터 실습까지 두루 섭렵하는 과정이다. 술 종류별로 누룩 빚는 법부터 배우며 막걸리, 소주까지 다양한 가양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1회당 강의시간은 3시간이며, 재료비 포함 수강료는 50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www.ktwine.or.kr 문의 (02)389-8611~2. 
◎ 9월1일부터 시작되는 경기대학교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 공동설립한 '수수보리 아카데미' 는 우리 술 전문가 양성과정이다. 와인 전문가에게 '소믈리에'라는 명칭을 붙여주듯이, 우리 술 전문가를 위해 '수수보리'(술 거르는 이)라는 명칭을 만들었다. 초급자를 위한 2개월짜리 코스부터 최고전문가 과정인 1년짜리 과정까지 다양하게 개설돼 있으며 국내 주류업계 전문가들이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외국인을 위한 4회짜리 강좌도 마련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susubori.ac.kr 문의 (02)364-2400. 
◎ 장시간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백화점 문화센터 문을 두드리면 된다. 롯데백화점은 지점에 따라 1회짜리 막걸리 빚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점에 따라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보는 강의부터 막걸리 안주 강의, 막걸리 비누 만들기 강의까지 1회부터 4회짜리 강의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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