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1병이
유산균, 요구르트 100병과 맞먹는다
막걸리는 알코올 든 영양제?
텁텁했던 탁주 아니라 칵테일 등으로 대변신
"건강에도 좋다" 열풍
지난 20일 오후 6시 서울 신촌의 막걸리 전문점 '뚝탁'.
술을 마시기에 좀 이른 시간 같았지만
실내에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연인들과
젊은 여성들로 빈 자리가 별로 없다.
친구와 함께 온 대학원생 성진아(31)씨는
"저녁 식사 때 막걸리를 자주 마신다.
맛이 좋아 술이란 느낌이 별로 없다"고 했다.
성씨는 "얼마 전까지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막걸리가 대세(大勢)"라고 말했다.
막걸리 '열풍'이 드세다.
일본 관광객들이 다이어트에 좋다며 마트 등에서 싹쓸이
쇼핑을 한다는 매스컴의 기사가 보도됐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별 것도 아닌 막걸리가 외국 사람들에게는
신기해보이는 모양"이라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막걸리 열풍은
맥주와 와인을 위협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탁주의 올해 막걸리 판매량이 전년대비 24% 늘었다.
일본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롯데마트 서울역점 막걸리 판매량은
작년보다 50% 증가했다.
서울탁주제조협회 박상태 부장은
"작년말부터 막걸리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는 첫째 '막걸리의 대변신'이 꼽힌다.
요즘 막걸리는 예전의 텁텁했던 그 '탁주(濁酒)'가 아니다.
맛과 향, 숙취 등이 크게 달라졌다.
색깔은 맑은 우윳빛이고, 영양 성분도 보강됐다.
막걸리 칵테일도 수십 종 개발돼 있다.
둘째는 '건강'이다. 알코올 도수가 6~8도 안팎으로
맥주 수준에 불과한데다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또 막걸리는 몸에 유익한 유산균 덩어리다.
실제로 막걸리 전문점 등에서 팔리고 있는 딸기막걸리의 경우
맛과 향, 색깔이 요구르트와 흡사하다.
차이라면 술 맛이 약간 나는 정도.
막걸리도 술의 한 종류임이 분명한데,
과연 건강에 유익할까?
전문가들은 "과하지 않게만 마신다면
어떤 술보다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막걸리를 마시는 것은 알코올 성분만 제외하면
영양제를 먹는 것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막걸리의 성분을 보면 물이 80%이다.
20% 중에서 알코올 6~7%,
단백질 2%,
탄수화물 0.8%,
지방 0.1% 등이다.
나머지 10%는 식이섬유, 비타민B,C와 유산균,
효모 등이 혼합된 물질인데
바로 이것이 영양의 보고(寶庫)"라고 말했다.
와인이 알코올·물(95~99%)을 제외하면
약 1~5%만이 몸에 좋은 무기질인 것에 비해
막걸리의 영양이 양적으로도 훨씬 우위이다.
◆유산균 덩어리 막걸리
막걸리 1mL에 든 유산균은 106~108개.
일반 막걸리 페트병이 700~800mL인 것을 고려하면
막걸리 한 병에는 700억~800억 개의 유산균이 들어 있다.
일반 요구르트 65mL(1mL당 약 107마리 유산균 함유)짜리
100~120병 정도와 맞먹는다.
유산균이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키는
유해 세균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잘알려져 있다.
◆남성에게 좋은 비타민 B 풍부
막걸리는 비타민 B가 풍부하다.
고려대 부설 한국영양문제연구소
주진순 박사(전 고려대 의과대 교수)의 논문
'막걸리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자료에 따르면
막걸리 200mL(4분의3 사발)에는
비타민 B2(리보플라빈)이 약 68㎍,
콜린(비타민 B군 복합체)이 약 44㎍,
나이아신(비타민 B3)이 50㎍ 들어 있다.
비타민 B군은 특히 중년 남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피로완화와 피부재생, 시력 증진 효과를 낸다.
◆다이어트 효과 정말 있다
막걸리는 식이섬유 덩어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막걸리 성분 중에서 물(80%) 다음으로
많은 것이 식이섬유(10% 안팎)다.
배상면주가연구소 정창민 박사는
"막걸리 한 사발에는 이른바 식이음료 같은 양과 비교해
100~1000배 이상 많은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식이섬유는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있다.
막걸리 다이어트로 3개월만에 체중을
105㎏에서 75㎏으로 줄인 남준(35)씨는
"아침, 저녁에 밥 대신 막걸리 두 사발씩을 마셨는데
포만감이 드는 반면 칼로리는 높지 않아
다이어트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막걸리, 건강하게 마시는 법
막걸리가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막걸리 속 비타민 B군이 피로회복과 피부재생,
시력증진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과일 막걸리에서부터 막걸리 셔벗, 막걸리 칵테일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막걸리도 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건강에 좋은 막걸리를 맛있고 건강하게 마시는 법을 소개한다.
첫째, 막걸리는 종이컵 3잔정도가 가장 적절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주나 맥주의 경우
남성은 하루에 2잔, 여성은 하루에 1잔 이하로 마실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소주나 맥주와 달리 막걸리는 통일된 잔이 없어 과음하기 쉽다.
막걸리를 마실 때에는 종이컵 3잔 정도인
남성은 360ml, 여성은 180ml이하로 마시는 것이 좋다.
둘째, 안주는 콩류가 좋다.
술을 마실 때 좋은 안주를 통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면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막걸리와 궁합이 좋은 안주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이다.
콩, 두부, 해산물, 채소, 과일 등을 재료로 한 음식이 좋다.
셋째, 막걸리로 과음한 다음 날에는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는다.
과음한 다음날 술 깨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콩나물국, 조갯국, 북어국 등 맑은 국이 좋지만
귤, 오이와 같은 수분이 많은 과일이나 채소도 숙취에 도움이 된다.
과음 다음날 사우나에 가거나 커피, 탄산음료 등을 마시면
탈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푹 자면서 쉬는 것이 숙취해소에 가장 좋다.
도움말:
권길영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방병호 을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막걸리 마시면 살이 '술술' 빠진다고?
요즘 인기라는 ‘막걸리 다이어트’에 관한 3가지 의문점
막걸리 속 트립토판과 메티오닌이라는 필수 아미노산 성분이
지방이 저장되는 것을 막는다고 알려지면서
막걸리가 이어트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막걸리도 술이다.
정말 막걸리를 마시면 살이 ‘술술’ 빠질까?
Q1. 밥 대신 막걸리만 마시면 배고프지 않을까?
막걸리는 주원료가 쌀, 밀이기 때문에
다른 술과 비교해 포만감이 많다.
순간적인 배고픔은 막걸리 한 사발로 견딜 수 있다.
문제는 막걸리를 마시고 난 다음날이다.
술을 마시면 우리 몸은 지방 대신 알코올을 연소시키지만
탄수화물은 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사용된다.
때문에 우리 몸은 부족한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해
급히 음식을 찾게 된다.
평상시에 밥을 굶어도 이런 욕구는 잘 일어나지 않건만
왜 하필 술 마신 다음날에 심해지는 걸까?
이유는 바로 알코올의 대사 과정에 있다.
평상시 간은 저장된 탄수화물이 떨어지면
지방이나 단백질을 이용해 포도당을 만들고
탄수화물처럼 사용한다.
그런데 알코올이 들어가면 간이 포도당을 합성 하지 못해
유독 단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는 것이다.
결국 살을 빼기 위해 막걸리를 밥 대신 마실 경우
배고픔은 참을 수 있겠지만 다음날 몸이
그만큼의 음식을 원하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Q2. 막걸리를 밥 대신 마시면 건강에 이상은 없을까?
막걸리는 80%가 물이며 나머지 10% 정도는
식이섬유, 비타민B, 그리고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각각 2%, 0.8%로
한 끼를 대신하기에는 부족한 양이다.
만약 다른 음식 없이 막걸리로만 한 끼를 때운다면
영향학적으로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하지만 영양보다 더 걱정되는 건 중독성이다.
막걸리의 도수는 6~8°로 다른 술에 비해 순하지만
같은 양을 매일 마실 경우 중독 가능성에 노출된다.
막걸리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되도록 짧은 기간 안에,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등
다른 영양소를 조금씩 섭취하면서 실시해야 한다.
Q3. 막걸리로 살을 뺀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 것일까?
대부분 술을 마시면 체중이 증가한다고 한다.
알코올의 열량은 7kcal.
이는 탄수화물 4kcal, 단백질4kcal에 비해서도 높다.
그러나 알코올은 다른 영양소보다 먼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므로
살찔 염려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밖에도 막걸리에는 아미노산과 식이섬유가 많아
몸 속 노폐물의 체외 배출을 돕고
지방이 축척 되는 것을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음주와 체중과의 연관성에는 다양한 이견이 있다.
실제 알코올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 유전인자, 체지방량, 음주량, 횟수, 음주 방법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안주 없이 과음을 하면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발열 반응이 증가해 체중이 줄어든다.
알코올 중독자들 중 뚱뚱한 사람이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술을 많이 마시면 간이 나빠지고
중독에 빠질 수 있으므로
막걸리 다이어트, 절제할 자신이 없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적당히 효과 하루 1~2잔 정도가
적당 콜레스마시면 '藥', 과하게 마시면 '毒'
막걸리의 건강 테롤 수치 낮아져
당뇨약 복용 중 마시면 저혈당 초래… 반주 금물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8도로 맥주와 비슷하다.
막걸리도 너무 많이 마시면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적당하게만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루 1~2잔의 술은 특히 혈관에 '보약'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더욱이 막걸리는 발효식품으로
효모, 단백질, 당질, 비타민B2, 콜린 등
기능성 성분들까지 풍부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막걸리도 분명히 술이기 때문에
과음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 중독 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다만 막걸리를 한 두잔 정도 마신다면
효모와 비타민 등이 풍부하므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막걸리의 건강 효과에 대한 연구는
와인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실험결과가 있을 뿐이다.
▲ 여러 종류의 막걸리 칵테일
(막걸리에 복분자·키위·딸기 등 생과일즙을 섞은 것)들
◆ 당뇨병 있는 사람이 마셔도 되나
술은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알코올이 식후 인슐린 분비를 활성화할 뿐 아니라
간에 저장된 포도당이 혈액 속으로
방출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효과는
와인이 가장 크고, 양주, 맥주 순이다.
막걸리도 맥주와 비슷한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막걸리는 맥주보다 단백질 등의 함량이 높아
혈당 상승억제 효과가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반주가 금물이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당뇨병 약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데 알코올까지 더해지면
저혈당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공복 시 막걸리를 포함해
술을 절대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하루 1~2잔 정도의 술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돼 있다.
이런 효과는 와인뿐 아니라
막걸리에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신라대 식품영양학과 배송자 교수팀이
실험 쥐 42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하고,
다른 쪽은 같은 양의 생리 식염수를 투여했다.
시간대별로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사한 결과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한 그룹에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다.
배 교수는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동맥경화증, 고혈압 등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막걸리는 정반대로 나왔다"며
"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아졌는지는
더 연구해봐야 하겠지만
막걸리 발효 성분들이 알코올의 작용을 억제하고
약리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교수팀의 다른 연구에 따르면
막걸리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지게미)에는
고혈압 치료제와 비슷한 정도로 혈압을 낮추는 물질인
펩타이드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치료제의 혈압 강하 효과를 90으로 할 때
막걸리 지게미의 효과는 80쯤 된다는 것.
고혈압 예방효과를 얻으려면
막걸리를 잘 흔들어서 마셔야 한다.
◆ 항암, 면역력 증강 효과
막걸리의 식이섬유와 단백질 성분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2008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이 농축시킨 막걸리를
유방암, 간암, 대장암, 피부암 세포에 주입한 결과
암 세포 성장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한경대 생명공학부 이학교 교수는
"막걸리는 효모 등이 장 속에서 발효돼
유해 세균을 억제하고 유익한 세균을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막걸리는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손발이 찬 소음인에게 좋은 술"이라며
"한 잔(200~250cc)정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