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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재배에 모든 걸 걸었다 - 무주천마사업단 조규식 대표 -
15-08-14 15:54

생긴 것은 고구마와 비슷한데 그 향이 독특한 임산물이 있어요. 바로 천마인데요, 천마는 원래 참나무의 양분을 받아 자라나는 난초과 식물이에요. 뿌리가 없고 마디가 있는 것이 특징이죠. ^^

심장과 뇌혈관계 질환 예방에 우수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 천마가 무주의 대표적인 임산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한 임업인의 남다른 땀과 노력이 서려있죠. 남다른 열정의 소유자 무주천마사업단의 조규식 대표를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릴게요! 
 
“무주는 강원도 보다 더 오지예요. 그래서 물도 맑고 공기도 깨끗하죠. 천마는 마사토 토양에 그늘이 있는 서늘한 곳에서 자라는데, 무주가 바로 천마 재배의 최적지입니다”



무주천마사업단의 조규식 대표는 요즘 눈코 뜰새없이 바쁩니다. 인터뷰 며칠 전에 천마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고, 천마체험관 ‘천마랜드’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체구에 순박한 미소가 눈에 띄는 조 대표가 이뤄낸 ‘무주의 기적’은 20여 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했던 그는 1988년 병환 중인 부모를 부양하고자 다시 고향인 무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올림픽의 열기가 한창이었던 도시와 달리, 당시 우리나라 농촌은 척박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향에서 새로운 뜻을 펼쳐 보리라 마음먹은 그는 재배하기 적합한 고소득 작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뭘 해야 할지 궁리를 하던 차에 농협에서 마련한 선진지 견학을 통해 천마를 알게 됐어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천마를 산에서 채취하기만 했죠. 그때 기준으로 200평만 천마 재배에 성공해도 벤츠 자동차를 몰 수 있다는 말에 혹해 부푼 꿈을 안고 재배를 시작했어요.”

무주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천마 채취가 활발했어요. 어린 시절 산 속에서 땅을 파면 나오던 천마이니 당시 그로서는 ‘이보다 더 만만한 작물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설익은 밥을 먹으면 탈이 나게 마련이듯, 그와 함께 첫 재배를 시도한 농가들은 어느 정도 수확에 성공했지만 유독 그만은 단 하나의 천마도 손에 쥘 수 없었습니다. 


“당시 천마 재배 성공률은 25% 정도 밖에 안됐어요. 천마에 대한 사전 지식을 충분히 갖추지 않고 섣불리 달려든 것이 화근이었죠. 그저 땅 속에 심어만 두면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관리도 소홀했고요. 첫 실패를 겪고 나서 ‘이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고 절실히 깨달았어요.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그때부터 여기에 내 모든 것을 쏟아 붓기로 결심했죠.”

그는 뜻이 맞는 사람 30여명을 모아 천마작목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천마의 기초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연구하고 재배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했죠. 그렇게 천마의 수확량이 조금씩 늘어나던 즈음, 그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는데요, 바로 생산한 천마의 판로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판로를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당시 천마는 약재로 분류되어 일반 소비자가 손쉽게 구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우선 시급한 것은 천마의 용도를 약재에서 식품으로 전환해 판로를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를 비롯한 유관 단체들을 발이 닳도록 찾아다니며 진정서를 내고, 급기야는 서울로 상경해 시위까지 감행했죠. 


그런 그의 노력이 닿았는지, 무주 천마는 지난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친환경 웰빙식품’ 부문 전문 브랜드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천마의 부흥기가 열린 셈이죠. 천마가 식품으로 인정된 뒤 조규식 대표가 공을 들인 것은 천마 가공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천마진액과 환, 분말, 천마라면까지 천마로 만들지 못하는 가공식품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합니다. ^^


각 농가에 표준화된 천마 재배법을 전수하는 것도 큰 숙제였는데요, 그는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이해 못하는 농가는 설득하고, 지원 받을 수 있는 기관이라면 어려운 서류 작성도 마다하지 않았죠.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한다’는 진심 하나로 이어간 노력들이었고, 그러는 사이 처음 30여명으로 시작했던 작목반은 규모를 더해 360여 농가가 참여하는 ‘무주천마사업단’으로 바뀌었습니다. 
 
“무주 지역에 들어선 천마가공업체만 6곳입니다. 처음 향토사업 3년에 올해 마지막으로 끝나는 5년 기간 동안 천마클러스터 사업의 영향으로 무주가 참 많이 변했어요. 무주천마사업단은 향후 무주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업비 45억원을 추가로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죠.”

현재 무주 지역은 전국 천마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어요. 한해 약 750여 톤의 천마가 쏟아져 나오죠. 하지만 그것으로는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인데요, 그래서 그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습니다. 무주천마사업단의 역량을 키워 천마를 무주, 나아가 대한민국의 대표 임산물로 키우고 무주천마를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 


“최근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마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어요. 천마는 땅에서는 수분만 공급받고 영양분은 함께 묻은 참나무를 통해 흡수하기 때문에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살포하면 그 즉시 죽어버립니다. 친환경 인증이 필요 없는 순수한 임산물인 거죠. 그간 천마 재배 성공률을 60%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재배법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해야하는 분야에요. 성공률을 높인 비결이요(웃음)? 기존에는 같은 종의 천마 종마를 관행적으로 15~20년 사용하다보니 퇴화가 됐어요. 그래서 씨앗에서 발아시켜 만든 개량종으로 교체를 했더니 생산량이 월등히 높아지더군요.”
  
처음 지역민들에게 기술을 이전하고 참나무와 종균, 종마를 지원하며 저변확대를 위해 애쓰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조 대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 233번지 일원에 건립되고 있는 ‘천마랜드’는 무주 천마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거점이 될 예정이에요. ^^

 
“생산량을 늘리고 가공시스템을 확립한 그 다음은 홍보가 문제였어요. 지역 문화 활성화와 함께 소득창출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8년 전 ‘천마축제’를 처음 시작했는데, 홍보가 안 돼 사라질 뻔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모르면 배우고, 여기저기 묻고 알리면서 홍보에 공을 들였어요. 올해 천마축제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면 단위 축제가 군 단위 축제를 능가하는 성공을 거둔 거죠. 그런 과정을 지켜보며 다음은 ‘관광 산업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초에 완공될 천마랜드는 천마를 주제로 차별화된 테마체험 공간을 조성하고 홍보를 겸하는 무주천마의 근거지가 될 거예요. 또 체험관 한쪽에는 천마 재배법과 가공법을 연구하는 연구실까지 만들 예정이고요.”

오랜 세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주를 천마의 고장으로 만든 그는 한국임업진흥원에도 뼈있는 말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아직 연구 여지가 많은 천마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높여달라는 요구였습니다. ^^ 


“천마는 버섯처럼 종균을 이용해 재배하는 난초과 식물이잖아요. 그렇다면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임산물 아닌가요? 전 기관에서 반드시 연구해야 할 과제가 천마라고 생각해요. 최근 지리적표시제가 시행되고 난뒤 한국임업진흥원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됐습니다. 기대가 되는 한편으로 진척이 더디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속도를 내어 임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임업인들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임산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년 전 천마는 제게도 생소한 것이었거든요. 우리나라에는 개발 여지가 무궁무진한 임산물이 아직 많이 있어요.”      출처: 한국임업진흥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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