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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백도라지를 아시나요?"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
15-08-14 15:56
제주의 자연환경은 세계적으로도 맑고 깨끗하기로 유명합니다. 게다가 제주는 오랜 옛날 화산 분출로 인해 식물이 생장하기에 좋은 화산토로 이뤄져 있죠. 그런 제주에서 수십 년 동안 오로지 백도라지 연구와 재배에 힘쓴 이들이 있어 숲드림이 찾아가 보았습니다.  ^^

바로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의 이기승·임정애 대표입니다. ^^



Q. '백도라지'는 무엇인가요?  
백도라지는 예로부터 한반도에 자생하는 도라지의 하나로 약초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도라지는 크게 보라색 꽃이 피는 청도라지와 흰 꽃이 피는 백도라지로 나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고서와 구전을 통해 등장하는 도라지는 모두 백도라지입니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로 시작하는 ‘도라지 타령’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라산으로 향하는 해발 350m 고지대에 위치한 제주 조천읍. 이 지역은 그 옛날 거문 오름에서 터진 용암이 곧바로 바다로 향하여 만들어진 지형으로 질 좋은 화산토가 풍부하기로 유명합니다. 


이기승·임정애 부부는 이곳에서 1985년부터 도라지를 대량으로 재배하는 걸 시도했는데요, 당시로서는 매우 드문 일이었어요. 다행히도 2년간의 시범실증재배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타 지역에 비해 월등한 약성을 가진 도라지를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의 도전은 일반 도라지에 머무르지 않고 백도라지 재배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주변에서는 굳이 백도라지를 상품화 할 필요가 무엇이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지만, 부부는 백도라지의 월등한 성분과 특성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기에 백도라지 연구와 재배를 계속해 나갑니다. 


“1989년부터 백도라지를 시험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80년대 말이 되니 부족한 국내 도라지 수요를 보충하기 위해 중국산 수입 도라지가 들어오기 시작하며 차별화가 필요했거든요. 제주의 화산토에서 재배되는 백도라지는 아린 맛이 없이 순해 바로 먹어도 될 정도였죠. 하지만 청도라지에 비해 생장속도가 더디고 교잡도 안 된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하지만 단일 종자에 까다로운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 확신을 갖게 됐죠.”


농장의 이름에 ‘연구소’를 붙인 것은 말 그대로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쌓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는 2,310㎡(약 700평)부지에 산채류가공사업장을 두고 도라지 분말 가공식품도 생산하고 있죠. 총 99,000㎡(약 3만평)의 밭에 1년생, 2년생, 3년생 백도라지를 나눠 재배하고, 3년이 넘은 백도라지는 상품으로 만들어 유통하고 있습니다. ^^ 

“하나의 백도라지 종자로 같은 땅에서 재배를 이어왔습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자연재배방식으로 재배하며, 다량으로 수확하는 것 보다는 제주 토종 백도라지의 특성을 강화하는데 힘썼어요. 물론 연작을 하다 보니 수확량은 떨어졌지만, 발효한 퇴비를 통해 지력을 돋우는 방식을 도입하며 재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7월경 백도라지가 재배되는 모습] (사진 제공 :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
 
현재 이곳에서 재배되는 백도라지는 대부분 건조와 분쇄 과정을 거쳐 분말 형태의 가공품으로 만들어져 대형 백화점 등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으로 해외 수출도 이뤄졌지만, 지금은 과학적으로 효능을 검증받고 장기적인 수출·유통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잠시 보류하고 있는 중입니다. 미국 SCI(Science Citation Index·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에 관련 논문이 등록됐고, 국내 임상실험도 진행 중이죠. ^^

이렇듯 단순히 생산을 뛰어넘어 백도라지 가공제품 중심으로 공식적인 인증과 유통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것은 소비자를 위해 건강한 임산물을 생산하겠다는 부부의 원칙 때문인데요, 물론 이런 원칙을 만들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게 겪었습니다.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백도라지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많이 들어왔어요. 즙이나 환 등 여러 가지 방향으로 여론조사를 한 끝에 순수한 백도라지로 분말을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죠. 그래서 가공 시설을 준비하고 분말 제품을 출시하려고 준비했는데, 그때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제품 출시 3일 전에 그만 제 한쪽 손이 분쇄기에 말려들어가는 사고가 생겼죠. 그래서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많은 우여곡절을 이겨 낸 이기승 대표가 백도라지를 만나기까지 그 과정도 길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정착한 제주도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생업에 뛰어들어 막일을 하기도 했고, 축사 경영과 양봉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매번 결과는 좋지 않았죠.  

물론 그 와중에 깨달음도 있었는데요, 바로 뭘 하든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이 대표는 재배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며 작물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그렇게 공부하고 알아가던 차에 눈에 들어 온 것이 바로 도라지였고, 지금의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가 만들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1970년대에 아버님께서 산 속 도라지 씨를 받아 심은 적이 있었어요. 또 제주도는 토질이 좋아 다른 지역에 비해 작물의 성분이나 질이 월등하다는 자신감도 있었죠.”

뒤늦게 배운 공부를 바탕으로 도라지 재배를 시작한 그는 작목반을 조성해 부산과 광주 등 전국에 판로를 뚫었고, 지금은 일반화된 ‘소포장’ 방식을 1990년대에 처음 시도하는 등 많은 노력과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눈앞의 이익 보다는 아이디어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 이기승·임정애 대표는 더 주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도라지를 재배하는 분들과 함께 도라지 재배법을 공유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백도라지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출처: 한국임업진흥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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