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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술자리, 난 이렇게 ‘속풀이’ 한다.
15-09-25 11:29
 
연말이 되면서 거의 날마다 술자리에 앉게 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5일 경부터 이어진 술자리가 날이면 날마다 술을 마시게 된다. 물론 수원에 올라와 3년 동안 많은 곳을 찾아다니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그만큼 행동반경이 넓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이은 술자리는 아무래도 무리가 간다.
 
술을 마시고(대개 과음이지만) 아직까지는 속이 쓰리다거나 골이 아프다거나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숙취가 오래갈 뿐이다. 연이은 술자리에 앉다가보니 술이 깨는 속도도 차츰 느려지는 듯하다. 이럴 때 사람들은 흔히 해장국을 즐겨 먹고는 한다. 속을 풀어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집에서 직접 조리한 갈비탕으로 속 풀어
 
집안에 누가 속을 풀 수 있는 음식을 해줄 사람이 함께하지 않는 나로서는, 과음을 한 다음날은 솔직히 무엇을 먹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숙취가 가시지 않다보면 직접 무엇을 해먹는다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고 얼굴이 벌겋게 되어서 밖으로 선뜻 나선다는 것도 괜히 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더욱 음식점에서 무엇을 먹는 것을 별로 내켜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저 집안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속풀이 음식을 조리하는 수밖에 없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이 황태국이나 된장버섯찌개 등이다. 하지만 미쳐 재료를 구하지 못할 때는 있는 것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음식만 먹으면 속이 풀리는 것이 있다. 어느 날 재료를 뒤지다가 끓여먹은 갈비탕이다.
 
 
 
처음에 갈비탕을 끓인 것은 조금 심심했다. 짠 음식을 삼가고 있는 나로서는 물을 더 부은 것이 맛을 가시게 한 듯하다. 몇 번 실수를 한 뒤에 이제는 나름 선수가 되었다. 집에 있는 적당한 재료만 갖고도 속을 풀 수 있는 갈비탕을 끓여낼 수 있으니 말이다. 사람이란 주어진 환경에 그렇게 빠르게 적응을 하는 것을 보면,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는 데는 천부적인 듯하다.
 
내가 끓이는 속풀이 해장국은 갈비탕
 
잘라서 냉동실에 보관중인 한우갈비를 몇 토막 꺼내 찬물에 두어 시간 담가놓는다. 핏물을 빼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을 때는 팔팔 끓여 기름기와 핏기를 제한다음, 찬 물에 20여 분 담가둔다, 그리고 다진 마늘, 대파, 후추, 버섯(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쪽파, 당면, 소금 등을 적당한 비율로 준비를 한다.(대개는 손짐작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이렇게 준비가 된 재료를 집어넣은 후 끓여준다. 팔팔 끓을 때 당면만 집어넣으면 갈비탕이 된다. 30분 정도 센 물에 끓이다가 효소를 몇 방울 넣어준다. 냄새를 없애는 방법이다. 익고 있는 갈비를 꺼내 뼈에 붙은 고기를 잘라준다. 잘 익기도 하거니와 고기가 연해지기 때문이다.
 
약한 불에 좀 더 끓인 후에 상을 차린다. 남자라고 해서 용기 채 반찬을 꺼내놓고 먹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난 밥을 먹을 때만큼은 정식으로 상을 차린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과 아침은 황제처럼 먹으라.’는 말에 늘 공감을 하기 때문이다. 상은 그럴 듯하게 차려놓는다. 그래야 내가 숙취를 풀기 위해 상을 차렸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2014년 술자리가 몇 번 더 남았다. 201511일이 되면 올해는 술 좀 덜 먹어야지라는 마음에 약속을 할 것이다. 매년 되풀이하는 약속이지만, 연말이 되면 만사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술자리에 앉아 있는 나를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잦은 술자리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속풀이 음식인 갈비탕한 그릇. 그 음식이 있어 나를 버티게 해주고 있다.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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