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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후 식후경이야 이런 '우렁신랑'이 있는데도 그냥 놓아 둔다고?
15-09-25 11:34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옛 어르신들 말씀이 정말 맞는다는 생각이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씀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불변의 진리라고 말이다. 그런 말씀을 잘 따라서 인지는 몰라도 아직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는 편이다. ‘밥은 역시 보약이라는 내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만 같다.
 
사실 먹을 것을 탐하거나 하는 성미도 아니다. 또 음식을 많이 먹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음식에 대한 탭은 절대 하지 않는 편이다. 소식위주로 밥을 먹는 나로서는 그저 먹는 것만으로도 늘 고맙게 생각하는 편이다. 사람이 굶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평범한 것은 나도 싫다.
 
사람들은 가족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여자들도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귀찮다는 것이다. 그래도 차려주어야 할 사람이 있으면 차려먹겠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참으로 공을 들이지 않는다. 그저 반찬 한 가지 꺼내놓고 먹기가 일쑤라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괜히 짜증이 난다. 어떻게 저렇게 먹을 것을 갖고 저렇게 성실하지 못할까 해서이다.
 
먹는다는 것은 곧 삶이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무엇인가를 먹어야 한다면 가급적이면 잘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왕 차리는 것이라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기분 좋은 밥상을 받을 수가 있다. 물론 누가 차려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차려야 하는 밥상이다 보면 조금 귀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먹을 것이 아니던가? 자신이 먹을 것을 그렇게 함부로 차려먹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먹을 것을 갖고 평범한 것은 싫다고 이야기를 한다. 무엇인가 색다른 것을 먹고 싶다는 나만의 욕심이다.
 
묵나물로 차린 밥상, 평범하지 않아
 
묵나물이라고 부르는 나물은 묵은 나물이라는 것이다. 즉 봄부터 들에 아는 나물을 채취해 잘 간수를 해 말려놓으면 오래도록 먹을 수가 있다. 평소 나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렇게 주변에서 채취한 나물을 보내주는 것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그 나물 한 가닥이라도 함부로 내보내지 않는다.
 
그냥 맨 밥을 먹는다는 것도 가끔은 질릴 수가 있다. 그럴 때 묵은 나물을 이용해 밥을 하면 전말 평범하지 않은 색다른 밥을 맛볼 수기 있다. 묵나물을 한 나절 물에 담갔다가 잘 씻어서 꼭 짜 놓는다. 쌀에다가 랜틸콩 한 주먹을 넣어 함께 물에 불려놓는다. 그리고 그곳에 꼭 짠 묵나물을 한 편에 넣어준다.
 
 
시간이 지나 밥솥을 열면 묵나물의 향이 은은하게 입맛을 돋는다. 집안에 있는 밑반찬을 그릇에 담아내고, 양념장을 만든다. 앙념장은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간장과 참기름만 사용하는 편이다. 그리고 고등어 한 토막 정도는 늘 먹는 것이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게 구워낸다.
 
우렁신랑’이 있는데 좋아둔다고? 
 
상을 차려놓고 보니 일잔 식당에서 차려 낸 식단보다 훨씬 영양가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묵나물 안에는 쇠비름, 다래순과 참 취나물 등이다. 쇠비름은 흔히 오행초라고 부른다. 닷서 가지의 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쇠비름은 장명채라고 하여서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눈이 맑아진다고 하였다. 대장암의 예방에도 뛰어난 성질을 갖고 있다는 쇠비름은 즐겨먹는 나물이다.
 
다래에는 비타민과 유기산, 당분, 단백질, ,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칼슘, 철분, 카로틴 등이 풍부하고, 비타민 C가 풍부하여 항암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봄에 다래순을 채취해 잘 말린 후에 나물로 먹으면 위암을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좋다고 한다.
 
 
참취는 예전부터 100여 종의 취나물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고 하여 참취라고 부른다고 했다. 참취는 복을 부르는 나물이라 하여 정월 대보름에 꼭 먹는 나물이기도 하다. 참취는 발암물질 억제작용이나 소염작용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이뇨, 방광염, 현기증, 두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나물을 이용하여 밥을 짓고, 한 상 잘 차려먹을 수 있다는 것. 결국 이런 상을 차린 나 스스로가 우렁각시였다. 세상 누구라도 이런 상을 차려준다면 반갑지 않을 것인가? 평범한 것이 싫은 사람은 이렇게 상을 차린다고 하면, 누군가 침께나 튀기면서 열을 올리기도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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