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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복을 불러들이는 고사덕담(告祀德談)
15-09-28 20:17
고사로다 고사로다 고사덕담을 들어보소(중략)
천지간 가져갈 때 하늘 열려 땅 생기니
일월성신 갖추었구나
만물이 생겨나고 모든 생명 피어날 때
하늘에 명을 얻어 우리조상이 생겼구나
(경기민요 예능보유자 김혜란 창)

천지현황 조판 후에 혼돈세계 길탄말가
일대국이 건설되고 건부곤모 가결하니
음과 양의 조화로다. 태양태음이 일월이요
산수조공을 살펴보니 인황씨가 조종이라
학을 눌러 대궐 짓고 대궐 앞에는 육조로다
육조 앞에는 오영문, 오영문 앞에는 삼각산인데
각도 각읍을 마련할 제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은 안산이라
(가장 보편적인 고사덕담의 사설)


‘고사덕담’이 있다. 말 그대로 고사를 드리면서 덕담을 하는 것이다. 고사덕담은 대개 정초에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지신밟기를 할 때, 마을의 풍물패 중에서 소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즐겨 부르고는 한다.

말 그대로 일 년의 평안을 축원하다.

고사덕담을 정월에 하는 이유는, 이렇게 정월에 덕담을 들어야 그 해가 평안하다는 속설 때문이다. 고사덕담을 할 때는 북이 옆에서 장단을 넣어준다. 고사덕담은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처음에는 그 가정이 생긴 내력부터 먼저 시작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자손축원과 액을 막아주는 달거리인 홍수맥이를 한 후, 풍년을 축원하는 농사풀이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고사덕담을 할 때는 집집마다 대청에 고사상을 차린다. 고사상은 소반에 쌀말이나 함지박에 쌀을 가득 담고, 그 위에 촛불을 켠다. 북어를 한 마리 꽂은 후 실타래를 걸쳐놓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루떡을 해 같이 올리기도 한다. 이때 올려지는 쌀은 모두 풍물패들이 가져간다. 주인은 특별히 풍물패를 위하여 음식을 준비해주기도 한다.

쌀을 올려놓는 것은 집안의 풍요와 풍농을 기원하는 것이며, 북어는 만복을 기원한다. 실타래는 자손들이 수명장수 하기를 바라는 것이고, 시루떡은 축귀를 의미한다. 이렇듯 그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풍물패들은 고사덕담을 하면서 그 집안의 평안과 풍농, 그리고 자손창성을 기원한다.

이댁 가중 전에 어린 아기씨
날이면 물이 맑고 밤이 되면 불이 밝아
부귀공명 발원이요. 자손창성 축원이라
부모님께는 효자동이 형제간에는 우애동이
친척 간에는 화목동이 이웃 간에는 귀염둥이


서로에게 나누어 주는 덕담

그렇게 준비를 한 음식과 술은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벌인다. 그리고 쌀과 축원에서 나온 돈은 마을을 위하여 사용을 한다. 고사덕담 안에는 마을 전체가 함께 잘 되기를 바라는 공동체가 있다. 누구나 함께 한다는 공동체 속에, 무엇 하나라도 나눈다는 ‘우리‘가 있는 것이다.

고사덕담은 애가 복을 갖는 것이 아니다. 마을 집집마다 고루 복을 받을 수 있도록 나누어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민족의 심성이다. 이런 우리의 전통적인 정초 문화가 사라진 지금, 우리는 이기주의와 물질숭배주의가 팽배해 있다. 본연의 우리모습을 잃은 것이다. 올 신묘년 한 해 모든 가정에 고사덕담을 축원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본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출처 : http://rja49.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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