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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발효시킨 오리알 '피단'
20-06-24 10:17


오리 요리하면 중국이 자랑하는 ‘북경 오리’를 세계 최고의 진미로 친다. 몇 천 년 전부터 오리고기를 먹어온 중국인들은 오리알을 먹는 방법도 독특하게 개발했으니 그게 바로 피단이다.
흔히 중국 음식점에 가서 요리를 먹기 전에 간단하게 전채로 주문하기도 하고, 아니면 오향장육 같은 음식에 곁들여 나오기도 하는, 오리 알을 발효시킨 음식이 피단이다. 중국집 메뉴에 보면 흔히 송화단이라고 적혀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퀴퀴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오리알에 어쩌다 송화라는 예쁜 이름이 붙었을까. 그건 잘 발효시킨 피단의 표면에 마치 소나무 잎 같은, 혹은 눈꽃 같은 무늬가 박혀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새겨 넣은 것도 아닌데 왜 꽃처럼 생긴 무늬가 피단에 찍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양을 보고 송화단이라는 시적인 표현을 썼다고 한다.
피단은 참으로 훌륭한 저장 음식이다. 우리나라의 장이나 장아찌처럼 한 번 발효를 시키고 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고 저장할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피단을 만드는 방법도 장을 담그듯 집집마다 다 고유의 제법이 있다. 좋은 오리알을 골라서 왕겨로 싸기도 하고, 진흙으로 싸기도 한다. 이렇게 잘 싼 오리알을 재 속에 묻어두기도 하고, 심지어는 말 오줌에 담가두는 방법을 썼다고도 한다. 완성이 된 피단은 흰자는 거무튀튀하면서 딴딴하게 변하고, 노른자는 쑥색을 띄면서 젤리처럼 된다.
요즘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피단을 만드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한다.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은 구경조차 힘들고 공장에서 만들어낸 고추장이 밥상에 오르는 거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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